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거리가 있어야 관계가 유지되는 이...

갱스브르 조회수 : 757
작성일 : 2014-10-19 13:29:32

우리의 관계 중간에는 항상 공적인 "일"이 단단한 기둥 구실을 했다

그 인연이 십 수 년이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취향도 나누는 그 중심엔

일이라는 매개가 있었다

만약 커피라는 주제를 놓고 담론을 끄집어내는 회의를 할 때

밀착된 대화로 자연스레 넘어가는 그 과정을 순수한 우정이나 친교로 둔갑시킨다

그래서 음식의 선택만으로도 그날의 심정을 헤아리는 맘을

고맙고 따뜻하다 여기는 오해와 착각

"나는 너를 알아..."라는 철석같은 믿음과 확신

사회에서 만난 이해관계가 논리를 넘어 인간적 품으로 넘어가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암초를 만난다

이성의 사랑이 초기를 지나 본색의 문턱에서 좌절하듯이...

맘의 가시를 뽑고 안으려하면 떠날 줄을 모른다

기대고 의지하고 바라고 하는 것들이 귀찮아진다

그동안 쌓은 신뢰와 사회적인 득실이 현실에 버티고 있으니

딱 잘라 "여기까지"! 라고 단호해지기도 어렵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함께여야 한다

그렇게 함께 한 프로젝트가 끝났다

그쪽이나 이쪽이나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와 싸웠다는 걸 잘 안다

살아 보면 그것이 옳지 않음에도 무게 추가 기운 방향으로 끝까지 딸려가는 상황이 있다

아닌 걸 알면서도 브레이크를 밟지 못 하는 상태...

그쯤되면 제동의 힘은 당사자들이 아니라 시간과 인연의 불가항력이다

어쨌든 지나간다...

그러고 나서 일 년쯤 지난 지금

많게는 한 달에 두어 번

길게는 일 년에 한 번 볼까말까 한 사이가 됐다

한데 그 누구보다 비밀스럽고 소중한 인연으로 모양을 바꿨다

둘 다 간사하고 성질 드럽다고 깎아내려도 호탕하게 웃음이 난다

다시는 일로 만나지 말자고 저주?의 말을 퍼부어도 웃는다

뒤끝이 개운하다

한 편엔 내 생일 챙겨주고 꼬박꼬박 안부 전하는 이도 있다

밀착된 친절이 불편한 건 슬픈 일일까...

양떼를 불러들이는 호루라기가 있어 양은 자유롭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2514 치핵일까요?봐주세요ㅜ 2 대설주의보 2014/12/06 1,876
    442513 아들 군대 땜에 마음이 힘드네요.. 18 2014/12/06 5,368
    442512 Papais33 해경에 대한 생존학생 증언 무섭네요 1 ㄷㄷㄷ 2014/12/06 1,560
    442511 학교선택 도와주세요. 5 mirabe.. 2014/12/06 1,351
    442510 박원순 시장.. 15 djn 2014/12/06 2,430
    442509 브라질리언 왁싱이랑 레이저 다 해봤는데 궁금한분 없을까요? ^^.. 23 그냥 2014/12/06 17,553
    442508 근무보고서 쓸 때 계약직 정규직... 4 어찌 2014/12/06 835
    442507 무한도전 해외판 극한알바 19 ㅇㅇ 2014/12/06 4,835
    442506 가방색상 좀 골라주세요 9 결정장애 2014/12/06 1,059
    442505 빚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 이해가 가요 7 .. 2014/12/06 7,466
    442504 커피점의 탁자가 왜그리 작은가 했더니.. 15 ... 2014/12/06 15,057
    442503 파파이스 33회 잘 봤어요 7 잊지않을께 2014/12/06 1,265
    442502 우리동네 문방구 아저씨 낭만적이지 않나요? 4 .. 2014/12/06 1,617
    442501 재업-퇴직금이요? 제발 답글좀.. 2014/12/06 416
    442500 미생))스포 있음 ...미생 장그래 정직원 전환은 당연히 불가.. 1 그거참 2014/12/06 4,945
    442499 오드리 헵번 전시회 갔다왔어요 1 티파니 2014/12/06 1,060
    442498 일드 N을 위하여 소설 읽으신분 안계실까요 4 ,, 2014/12/06 1,827
    442497 캐시미어 코트를 샀는데 친구들이 자꾸 뭐라고 하네요 39 ..ㅜ 2014/12/06 20,498
    442496 성대 논술 예비는 언제나나요? 1 논술 2014/12/06 1,250
    442495 영어 현재진행형 4 gajum 2014/12/06 826
    442494 귤때문에 3 ㅁㅁ 2014/12/06 841
    442493 자랑글)돼지갈비찌개와 맛있는 저녁식사 한시간도 안되서 뚝딱 5 집밥이최고 2014/12/06 1,719
    442492 사무실 화장실에 난방이 안되서 추워요.전기코드가 없는데 방법이 .. 2 추워서 2014/12/06 1,004
    442491 한석률씨.. 1 오~~!! 2014/12/06 1,644
    442490 한샘씽크대 유로6000과 7000설치하신분계신가요 3 은설 2014/12/06 7,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