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와의 갈등, 조언 부탁드려요.

파란나무 조회수 : 5,176
작성일 : 2014-10-15 15:08:22
안녕하세요

외국인 남편과 외국에서 살고 있는 새댁이에요~ 내용이 좀 길어질지도 모르겠네요^^;

다름이 아니라, 요즘 화두인 장서갈등이 저에게도 닥칠 지는 정말 몰랐네요.
올 초 아기를 낳고 엄마가 조리를 해 주러 오셨는데, 워낙에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남편이 그 두 달을 못 견뎌 했거든요.
쉽진 않겠다 싶었지만 먼 곳에서 아기 낳은 아내를 위해 그것도 못 참나싶어 그 모습에 너무너무 실망했고요.
아기낳으신 분들은 아실거예요, 그 기간이 얼마나 몸도 마음도 쇠약한지를요.

그런데 문제는 엄마마저 아주 감정적으로 대응하시면서, 
대체 이 두 사람이 무엇때문에 지금 함께 있는지를 잊은 것 같았지요. 
저희 엄마는 공부를 많이 못 한 컴플렉스가 있어서, 누가 무시한다고 생각하면 물불 가리시지 않아요. 
평소에는 조용하신 편인데... 남편이 워낙 개인주의적이고 또 강한 성격이고 그러니 사사건건 부딪치고 대립하게 되었어요.

정말, 아기랑 그냥 어디 도망가고 싶었어요 ㅠ ㅠ 지옥같았던 시간들.....
그래도 저는 신생아 놓고 잘 모르기도 하고 엄마 편을 많이 들게 되었는데 남편은 그게 더 속상해서 그러기도 했구요.

사실 저랑 엄마랑 사이가 아주 좋은 모녀는 아니에요. 
사춘기 때는 엄청 싸웠고, 늘 강압적인 엄마가 싫어서 난 절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컸구요. 
그래도 대학 들어가고 나서는 나름 친구처럼 지내기도 했고 또 멀리 시집와서 전에 없던? 애틋한 감정도 갖고 그랬었는데...

여튼 그 때의 원망이 사실 지금의 제 몸과 마음을 잠식했다고나 할까요, 
남편에게도, 친정 엄마에게도 여전히 서운한 감정이 가시지를 않아요.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특히 친정 엄마에게는 같은 여자로서 어쩌면 그러실 수 있을까 라는 원망이 크구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엄마의 친정엄마로서의 역할이 거기까지인가 보다 체념하는 마음도 들지만, 슬프네요.

물론, 저는 어떤 딸이었냐고 물으신다면, 뭐 저도 그닥 할 말은 없어요.
좋은 것만 먹여주시고 입혀주셨고 공부도 물질적으로 뒷바라지 많이 해 주셨는데, 
그에 비하면 성과로? 보여드린 것이 없네요. 거기에는 늘 죄송한 마음이 있긴 한데, 
사실 저희 부모님, 특히 엄마가 해 주시면서 생색을 좀 내시는 분이라 그거에 대한 미안함이 자동 셋팅? 되어있기도 해요..

진짜 고민은 바로 이건데요, 
최근 외국서 일하시는 친정 아버지를 따라 엄마도 그 곳으로 옮겨 가셨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는 않지만 가깝지는 않아요. 
근데 아기를 보고 싶어 하셔서 자꾸만 오라고, 오라고 하십니다. 
사실 못 갈 거는 없어요. 
문제는 제 맘이 그닥, 엄마는 별로 보고싶지 않고요, 오래 못 본 아빠께 손주 보여드리고는 싶네요.
또 거기가 저희가 굳이 여행으로 갈 곳은 아니라서 싸지 않은 비행기 값 들여가며 온 가족이 가고 싶지도 않고요.
제가 부정적이자 처음에는 '오든지 말든지 니네 맘대로 해라' 이렇게 뻣뻣하셨던 엄마가 요즘은 자꾸 
비행기 값도 물어보시고, 아기 보고싶어 죽겠다고 거기서 사는 낙이 없다..이런 말씀을 하세요.
저도 제 감정과 상관없이, 아기에게 할머니 사랑은 맘껏 누리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아기를 이용해서 제 서운한 마음을 좀 풀어보려는 생각이 사실은 더 큽니다.
아기랑 비행하기도 쉽진 않고 경비도 그렇고 가지 않아도, 물론 이해는 하시겠지만 끝까지 서운하시긴 할 거예요.
저희 엄마가 또 워낙 아기를 좋아하셔서요.....카톡으로 보내드린 사진 보시는게 낙이에요.
이렇게 한 번 엄마를 서운하게 해 드린다면, 산후조리 기간의 내 원망이 조금은 풀어질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죄송하게도 너무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그렇지만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제가 너무 못된 딸인가요?? 이 여행, 그래도 해야 할까요?


 


IP : 188.155.xxx.12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기가
    '14.10.15 3:12 PM (180.65.xxx.29)

    몇개월인데 비행기 여행이 가능하나요?

  • 2. 친정엄마
    '14.10.15 3:28 PM (211.177.xxx.93)

    그냥 잘은 모르겠고요.
    이담에 친정엄마 않계시면 지난일들
    후회하지 않으실 만큼만 하세요.
    지나고 보면 그렇게 죽고 살거 아닌일에 감정낭비 할것도 아니더라구요.
    왠만한건 예민하지마시고 흘려버리시기도 하세요.
    역지사지도 있구요.
    경우마다 다 다르겠지만
    친정 엄마가 계시다는건 참 축복이예요.
    우리가 공기의 중요성을 잊고살듯이요.

    예쁜애기 남편 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 3. 유후
    '14.10.15 4:06 PM (183.103.xxx.127)

    산후조리 도우러 먼 길 오신 장모님한테 뭐가 그리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서 부딪친 건지요?두 달이라는 시간이 길긴 하지만 아랫 사람이 굽혀야 되는 거 아닌가요?어머니가 손주 많이 보고 싶어 하시는데 여유 봐서 아기랑 님만 둘이 다녀오세요 어머니가 언제까지 곁에 있으실 수도 없는데 계실 때 잘해드리세요

  • 4. 산후조리
    '14.10.15 6:43 PM (182.250.xxx.5)

    저도 친정과 사이가 별로고 외국에서 외국인 남편과 살고있어요.
    출산 준비하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오셔서 조리해주시기로 했어요.
    친정엄마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부딪힐거 뻔하고 산후에 속상하기 싫어서요.
    어머니께서 오라가라 글쎄요... 아기 보고 싶으면 보러 오시라고 하시면 어떨지요.
    아기에게 할머니 사랑.... 이런거 저도 고민했지만 시댁있으니까 그걸로 됐다 싶어서
    하기 싫은데 무리해서 하지는 않으려 생각하고 있어요.

  • 5. 파란나무
    '14.10.15 6:43 PM (188.155.xxx.125)

    태어나서 한 달 이후부터는 비행이 가능하답니다.

    네, 맞아요.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게 계셔준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되기는 하는데 그 지난 시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그것도 만만찮은 숙제네요. 아기 낳고보니 더더욱 그래요..

    정말 남일같지 않은 얘기네요 ㅠ ㅠ 그 남편분도 우리 남편 못지 않은 한 성격 하시는 타입인가 봐요. 이해는 되면서 그래도 서운한 건 서운해요. 사실 여기 사람들이 뒤끝은 없는 편인데, 그게 더 약오르기도 하구요. 원인 제공자가 누군데 날 속좁이로 만들다니 하면서요 에효.

    이해 안 되시죠? 참고로 말씀드리면, 여기는 아랫사람 윗사람이란 개념이 없어요. 친정엄마나 남편이나 그 세월동안 너무 다르게 살았고, 서로 없는 그런 개념들을 요구하니 부딪쳤던 거죠. 저는 중간에서 그 모든 점들이 다 잘 보이긴 했는데, 저도 능력부족이고 두 분도 절대 만만찮은 분들이라 힘드네요.

  • 6. 산후조리
    '14.10.15 6:48 PM (182.250.xxx.5)

    참, 그리고 아기와 친정엄마 사이에서도 분명히 무슨 문제가 생길꺼라 생각해요. 지금은 아직 아기인가요? 그래서 문제 없게 보일 수 있지만
    부모님 안변하고요.
    저랑 부딪힌다는건 아이와도 부딪힌다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이를 사이에 둬서 서운한 감정 풀고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완전히 마음을 접은 상태라
    화해 쪽과는 정반대의 답글이겠네요.

  • 7.
    '14.10.15 9:15 PM (118.40.xxx.142)

    비행기 여행이 아가들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는 거지 좋은 건 아니랍니다.

  • 8. 파란나무
    '14.10.15 11:02 PM (188.155.xxx.125)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아기처럼 태어나자마자 비행 시기를 가늠하는 아기들도 있답니다. 언제든 한국 갈 일이 있으면 가야 하니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그렇게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 보내셨겠어요. 공감됩니다. 아기를 사이에 두고 어떻게 해본다..옳은 방법이 아니긴 해요. 모쪼록 남편분과 곧 나올 아기와 단란한 가정 이루시길 바랄게요. 조리 잘 하시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9324 한약 다이어트 어떤가요? 13 80키로 2014/10/25 2,693
429323 삼겹살 굽는 거랑 김치찌개 끓이는 거 뭐가 냄새 덜 나나요? 5 급질 2014/10/25 1,256
429322 전작권 환수 또다시 연기..국가의 주권을 포기한 박근혜 17 매국노들 2014/10/25 966
429321 부모님 생사 여부 5 misfh 2014/10/25 1,612
429320 석션마사지기 사용해보신분 계세요? 84 2014/10/25 2,006
429319 쇼핑할때 너무 좋지 않나요? 22 저는 2014/10/25 4,423
429318 길냥이 질문이요 10 야옹 야옹 2014/10/25 917
429317 우울증 만성이신분 계신가요... 10 ... 2014/10/25 6,525
429316 친정어머니 7 슬픈날 2014/10/25 1,314
429315 연락 잘 못하는 사람의 특징이있나요? 7 ,,, 2014/10/25 2,506
429314 도루묵 한팩샀는데... 3 꽁치 2014/10/25 689
429313 남자가 술 안 좋아한다고 싫다고 한 직장동료 5 소개팅 2014/10/25 996
429312 샤넬 비비 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요~~ 6 홍이 2014/10/25 3,903
429311 미국학교는 학생들이 청소안하나요? 8 ... 2014/10/25 3,210
429310 유증에 대하여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3 ..... 2014/10/25 571
429309 무조건 소리부터 지르는 아이ᆢ 1 고민ᆢ 2014/10/25 545
429308 고춧가루 나눔 해주신 최ㅇㅇ님 넘 감사드려요. 3 감사 2014/10/25 1,068
429307 이혼 사실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 못 말하겠어요 17 ㅇㅇ 2014/10/25 4,749
429306 대추생강차..설탕 넣고 만들었는데요 1 궁금 2014/10/25 1,212
429305 블로그와 카페 1 행복 2014/10/25 1,281
429304 학원을 한번씩 바꿔주는 게 좋은가요? 4 중1 2014/10/25 1,203
429303 정장바지에 운동화.. 8 django.. 2014/10/25 2,456
429302 30대에도 좋은남자 만날수잇을까요 6 2014/10/25 2,738
429301 물범탕이란거 드시나요?대체 뭐죠? 8 건강탕 2014/10/25 2,584
429300 평창 알펜시아 왔는데 근처에 맛집 추천 좀 해주세요 9 이번에도내가.. 2014/10/25 3,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