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네 회사는 이따금 월급을 밀려요.
이번에도 월급이 늦어져서 카드값이 부족할 텐데 생각하던 중인데
미안하지만 50만원만 넣어달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남편 통장 관리는 어차피 제가 하는 터라 돈 남으면 남는 만큼
빼올 테니 기왕이면 기분 좋게 해주고 싶어서 100만원을 이체했어요.
돈 있다고 딴 짓하는 사람도 아니고, 돈 없다고 다른 재주 발휘할 사람도 아니니까요.
보낸 사람에 '예쁜 색시'라고 쓰고서 '^^' 넣으려고 하니 특수 문자는 넣을 수 없다고
엄숙하게 메시지가 뜨네요. 금융권은 낭만을 모르네요... 쯧쯧... 돈만 알지 낭만을 몰라.
남편이 불쌍해 보인다는 글 자게에서 읽었어요.
불쌍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네가 더 불쌍하다는 댓글도.
저는 남편이 불쌍해 보여서 결혼한 더욱 불쌍한 여자라지요.
그래도 남 보기엔 모자라 보일 망정 애틋한 마음으로 꼭 잡고 살아온 세월
앞으로도 서로 아끼고 보듬으며 살아보자고 오늘 이 마음 변할까봐 자게에 털어놓고 갑니다.
차가워진 날씨에 더 많이 사랑하며 살기로 해요.^^
사랑은 돈 드는 게 아니잖아요.^^
낭만을 아는 82의 언니 동생들을 위해 눈웃음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