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권태

갱스브르 조회수 : 451
작성일 : 2014-10-12 14:20:22

어린 아이를 보면 먼저 눈을 찾는다

나도 저런 깊고 맑은 빛을 가졌었나..싶어서다

지금 내 눈은 호기심이 없다

너무 안정적이다 못해 잠자는 마른호수다...

얼마 전 지하철 화장실

거울을 보며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데

중년의 아주머니?... 한 분이 급하게 들어오시더니

문도 닫지 않고 볼일을 본다

그 적나라함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기가 차지도 않았다

나도 저 나이가 되면?...

혐오감까진 아니더라도 불쾌한 생각 뒤로 생판 모르는 아주머니의

수줍은 처녀시절이 궁금했다

사실 집에서의 나도 점점 옷이 가볍고 편해지고 있다...

찰싹 달라붙어 암수 한몸으로 엉겨다니는 젊은 연인들을 보면

눈으로 화살을 쏜다

내 어리숙하고 앞뒤 분간 못했던 그 시절이 마치 없었다는 듯이...

모든 것은 무너지고 변한다고 하지만 감정의 기울기도 중력의 힘을 받는 건지

세상의 모든 거울이 나의 현재와 과거를 비추는데도 잘 못 알아 먹는다

다 자신의 감성과 경험엔 합리적인 명분이 들어차 있다

성황당 깃발처럼 나를 쥐고 흔들었던 감동들이 몇 천년은 된 벽화 같다

생각은 새삼스럽고 흥은 좀처럼 발동이 안 걸린다

그래서인가...

심장을 벌렁이게 하는 그것이 혹 나를 괴롭히는 무엇이더라도

그 순간 꽉 잡으려고 하는 안달이 생겼다

평화롭게 하늘을 나는 새들의 유영이

실은 죽기 살기로 바람의 저항을 뚫고 길을 찾아가는 것이란다

그때부터... 니들은 좋겠다, 그렇게 날 수 있어서라고...

부러워하지 않는다

구속되어지는 것이 없으면 오히려 불편해진다

거기엔 자유도 뭐도 없다

허기가 반찬이라고

보이지 않는 제물이 필요하다

운전에 재미가 붙자 고속도로를 피했다

그땐 몰랐지만 왜 본능적으로 국도를 찾아 부러 길을 헤매고 다녔는지 알겠다

적어도 앞만 보고 달리진 않았다

여기저기 낯선 길을 살피느라 지루한 줄을 몰랐다

찾다 찾다 배고파 들어간 낡은 식당의 비빔밥이 아직도 그립다

그 맛집을 다시 찾아갈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포만감은 소중한 추억이 됐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8347 아침에 먹은거 너무 많이먹은거겠죠?ㅠㅠ 5 식욕왕성 2014/11/24 1,044
    438346 아메리카노 즐기시는 분들에겐 어떤 커피선물이 좋을까요? 15 맑은구름 2014/11/24 2,132
    438345 이이제이 신대철 특집에 나온 서태지 표절과 은퇴선언 이야기 5 쇼비지니스 2014/11/24 8,357
    438344 헬스장에서 신을 러닝화 좀... 4 ..... 2014/11/24 1,544
    438343 김장에 청각을 어떻게 넣는게 맛 있나요? 6 김치 갈수록.. 2014/11/24 6,286
    438342 생명과학Ⅱ, 복수정답 인정하면 3000명 등급 하락…'수능 오류.. 세우실 2014/11/24 678
    438341 학원용 세컨드 가방 추천좀 해주세요(배낭 스타일로요) 3 중고생 2014/11/24 639
    438340 아래에 체벌동의서...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10 근데 2014/11/24 2,111
    438339 김장배추 직접 절일까요, 살까요.... 9 고민 2014/11/24 1,904
    438338 가락동 vs 분당, 맘들이라면? 13 고민.. 2014/11/24 3,192
    438337 자식일로 우울합니다... 5 엄마최고 2014/11/24 2,688
    438336 건축설계사 잘못으로 소유자 이름에 올라가지 못했어요 4 도와주세요 2014/11/24 1,022
    438335 누운 어금니 충치치료 어떻게 해야하나요?? .. 2014/11/24 924
    438334 초3들 기본다니는 학원 뭐뭐 보내시나요? 4 초3 2014/11/24 1,311
    438333 손석희와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가수 제이슨므라즈의 공통점은? 2 아이구좋다 2014/11/24 1,025
    438332 잠원한신아파트 가려면 어디역에서내리나요? 3 서울길 몰라.. 2014/11/24 674
    438331 지금 대전 날씨 어떤가요? 1 출장 2014/11/24 547
    438330 급질)남부법원쪽에 중국어 공증도 하나요? 3 중국 2014/11/24 685
    438329 올 겨울엔 퍼 외투를 꼭 사고 싶은데요 5 ^^ 2014/11/24 1,386
    438328 강압적인 부모님 10 아휴 2014/11/24 2,408
    438327 휴대폰 번호이동 후에 전 통신사에서 계속 40원씩 자동이체로 빠.. 3 ... 2014/11/24 750
    438326 학교에서 받아온 체벌동의서에 싸인해보냈어요 28 케세라세라 2014/11/24 7,516
    438325 2014년 11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1/24 474
    438324 ahpeugineun 무슨 뜻? 2 영어단어 2014/11/24 1,228
    438323 눈치없는 부모님때문에 걱정이에요. 4 whffhr.. 2014/11/24 2,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