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죽을만큼 힘들었을 때 힘을 준 음악

나도 조회수 : 2,283
작성일 : 2014-10-12 00:22:50

아래 글에 여러 곡들이 올라오네요. 다 좋은 곡들이죠..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거기에 댓글로 올리기엔 좀 어색해서 따로 회상해봅니다.

 

20년을 함께한 사람이 갑자기 남이 되겠다고 했더랬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는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라... 그 사람이 없으면 세상도 없어지는 거였어요.

붙잡고 매달렸지만

실은 알고 있었어요. 이미 끝났다는 걸.

저는 그 사람에게가 아니라 이별 이후의 발가벗겨진 채 세상에 나가야 할 내 자신이 두려웠던 거에요.

 

자살 시도도 하고

폐인처럼 정말 폐인이 되어 지낸 반년? 일년? 잘 기억도 안 나네요.

어느 새벽 라디오에서 리스트의 전주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아, 눈물이 흘러내리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온몸이 떨려왔어요.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 지난 다음이던가...

산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었는데. 단풍이 고왔던 기억이 나네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중 ' 황제';' 2악장...

눈물 대신, 아, 이제 이렇게 혼자 살아야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저는 원래 클래식을 듣던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어느날 우연히

내가 삶의 밑바닥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손 내밀 수 없을 때 나한테 온 게 그 두곡이었고

 

지금은 그냥 저냥 삽니다. 그냥 남들처럼 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십년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들어온 클래식이 이제 카페에서 나오는 곡 정도는 맞추게 됐네요. ㅎ 주변 사람들은 제가 아주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사람인 줄 압니다. (대부분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요 ㅎ)

 

클래식 듣는 분들은 클래식 정말 사랑하시죠.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 아름다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집착과 불안이 있던 자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꼭 클래식이 아니더라도-모든 음악은 다 아름다우니까요)

자리를 바꿔 들어와있습니다.

그런 게 음악의 힘이 아닌가, 인생의 중반이 훌쩍 넘은 요즘 새삼 깨달은 아름다움입니다.

 

*밤이라 좀 감상적이 됐네요. ㅎ(부끄러워지면 자삭할 거예요)

IP : 218.156.xxx.21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이
    '14.10.12 12:31 AM (118.42.xxx.87)

    전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그리고 베르디 레퀴엠 진노의 날
    최근엔 박효신의 야생화요.

  • 2. ...
    '14.10.12 12:47 AM (123.111.xxx.160)

    저도 클래식 음악을 무지 좋아해요. 특히 좋아하는 것은, 말러의 심포니 5번 하구, 님이 쓰신 베토벤의 엠퍼러요. 바하도 참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근데 클래식은 전반적으로 참 좋아요..하루종일 듣고 있음 행복해요. ^^

  • 3. ...
    '14.10.12 1:28 AM (124.153.xxx.253)

    삭제하지마세요..저장하고 듣고싶어요!

  • 4. 감동과
    '14.10.12 4:58 AM (173.172.xxx.134)

    치유의 효과가 있는 클래식이네요~

  • 5. 글 읽으며
    '14.10.12 9:20 AM (118.44.xxx.4)

    눈시울이 시큰해지네요.
    어려운 시절 잘 견뎌오셨어요.

  • 6. ㅇㅇ
    '14.10.12 3:06 PM (59.5.xxx.40)

    치유음악 저장합니다

  • 7. 묵언수행
    '14.10.12 5:07 PM (58.224.xxx.245)

    치유하고 싶어 저장합니다

  • 8. ...
    '14.10.12 7:28 PM (124.50.xxx.180)

    클래식 음악 저장합니다.

  • 9. 답답한속뻥
    '14.12.10 4:44 PM (182.222.xxx.87)

    저도 저장해요 감사해요 저도 요즘 많이 힘든데 좋은글 주셔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7092 유치뺄때 무조건 x-ray찍어야되나요? 5 블루ㅣ 2014/10/13 1,481
427091 무파라벤 & 무트리클로산 치약 찾았습니다. 3 univer.. 2014/10/13 4,092
427090 서초 푸르지오 써밋..예비당첨이 됐는데요..-.- 5 zzz 2014/10/13 4,457
427089 노량진 시장에..국내산 쭈꾸미 있을까요? 쭈꾸미 2014/10/13 836
427088 "5층서 음식 던지고, 술취해 방망이질…경비원의 눈물" 15 .. 2014/10/13 2,658
427087 아기 두돌부터 일하기와 세돌부터 일하기.. 7 아기 2014/10/13 1,471
427086 운동하니 행복해지네용. 풍요로운 마음이 생겨요. 8 .... 2014/10/13 2,547
427085 빈혈이라 산부인과 갔는데 8 .. 2014/10/13 3,513
427084 (급질) 4살 여아 시터비용 문의드려요 5 급해요 2014/10/13 1,171
427083 부익부 빈익빈...집값 관련 5 새옹 2014/10/13 2,515
427082 직수형정수기가 안 좋은가요? 5 정수기 2014/10/13 2,015
427081 실수령액 300이면 저축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5 ㅡㅡ 2014/10/13 3,703
427080 초등6 아들 야동 보려면 성인인증 받아야해서 못본다는데 정말인가.. 5 믿어도 되나.. 2014/10/13 1,679
427079 쥐포무침.. 구워서 무치면 되나요? 2 반찬 2014/10/13 959
427078 청약저축 세금우대한도가 꽉 차서 더 입금이 안 되는데 어찌해야 .. 6 ... 2014/10/13 3,047
427077 그자는 올해도 제 생일을 기억못했어요. 16 그자 2014/10/13 4,023
427076 "박 대통령 외조카 대주주된 후 870억대 정부펀드 운.. 샬랄라 2014/10/13 680
427075 함 받고 나서 신부가 예비 시댁에 감사하다고 전화를 하나요? 4 궁금 2014/10/13 2,008
427074 세월호기억하기)마포 개인현수막 철거예정이라네요. 도와주세요 1 마이쭌 2014/10/13 604
427073 40대 취업준비생 컴퓨터활용 자격증 알려주세요. 1 지금부터 사.. 2014/10/13 1,601
427072 딸인데도 야동을 보네요~~ㅠㅠ 21 pmp야동 2014/10/13 10,151
427071 82쿡은 박근혜는 싫어하면서 부동산 열기에 동참은 잘하는거같아요.. 4 ㅇㅇ 2014/10/13 903
427070 절대 마트 계산대에서 사지 않는 것 37 절대로 2014/10/13 17,014
427069 동탄 2신도시 반도유보라 4.0 1 궁금 2014/10/13 2,767
427068 구스이불 질문드려요.(제발 봐주세요) 3 구스이불 2014/10/13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