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보에게

최대한 아름답게 조회수 : 964
작성일 : 2014-10-06 10:13:46

여보에게,

이제 자기도 편하게 살아.

얼굴만 봐도 진저리가 날 정도로 애증이 넘치게 되었지만

애시당초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빨리 헤어졌더라면 어땠을까 싶어.

 

만난지 얼마 안되서 어디가서 잠시 인사만하고 온다며

주차장 차 안에 나를 놔두고 한시간반이 넘도록 전화한통도 없이

그냥 방치했던 당신.

그 때  알았어야 했어. 그 때 자리를 박차고 당신과의 관계를 끊었어야 했어.

온 세상의 중심이 자기이고 서로가 살면서 따뜻한 배려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유전자 자체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당신이 당신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둬야 했어.

 

소리를 지르고 싸우고 울고 투닥투닥도 결국 그렇게라도 하면 알아줄까 라는 기대가 있을 때 하는 게 아닐까?

당신은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보다 정말 별로인 사람이구나라는 느끼게 해줘.

 

그렇지만 내가 모자라서 당신이 날 그렇게 대했다고는 생각 안할거야.

당신은 누굴 만나서 살아도 그렇게 할 사람이었다고 생각할거야.

 

이해하고 싶었고 이해받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던 시간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기만 했네.

세월이 지나면 함께 웃었던 일도 생각이 나긴 하겠지.

 

레고도 버전이 있는데 우린 같은 레고라는 사실만으로 버전도 안맞는데 맞추어 보려고 삽질만 한 것 같아.

이제 공동양육자로서 아이에 대해 집중하자.

아이의 충격, 상처 이런 거에 집중하자.

어차피 서로는 안되는 거 아니깐 지금와서 니나 어쨌고 내가 어쨌고 그런 말 무슨 소용이 있겠어.

 

당신도 당신입장에선 할만큼 한 거고 나도 내 입장에서 할 만큼 한 거 아닐까.

서로에 대한 증오심이 있겠지만 그거 꺼내서 나누지 말자.

더 행복해지는 거에 집중하자.

나도 아이의 아빠가 행복한 사람이길 원해.

최대한 아름답게 헤어지자.

 

 

-------------------------------------------------------------------------------------------------

 

이렇게 편질 써서 보내려고 하는데요. 잡는 걸로 오해할까봐 망설여지네요. 저는 정말 이제는 끝을 맞이하려고 하거든요.

IP : 112.152.xxx.1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6 10:44 AM (112.167.xxx.247)

    저랑 비슷하신거 같은데...
    이제와 저런게 무슨 소용일까요.
    저는 정말 감정이고 뭐고 없어요.
    애아빠의 행복..이런것도 제겐 사치.
    그냥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나..이런게 고민이죠.

    저라면
    그냥 원하는 것만 깔끔하게 쓸거같아요.
    애한테 잘하기 위해 어떤식으로 생활할지..구체적으로.(예를 들어..월1회, 주1회..이렇게)

    그래도 그댁 남편이 애한테는 잘하려고 하나봅니다.
    경제적인문제도 별로 없고..

  • 2. 원글
    '14.10.6 10:49 AM (112.152.xxx.18)

    경제적인 문제 많구요. 아이에게는 잘해요. 객관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닌데 저랑 너무 안맞죠.

  • 3. 원글
    '14.10.6 10:57 AM (112.152.xxx.18)

    잘 헤어지는 거에 집중하기로 합의는 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4212 나도 취업시장 나가서 면접 보면서 안건데.성대공대 대단함(퍼옴).. 57 a맨시티 2014/10/07 22,591
424211 같이 일하는 남자가 드러워서 못살겠네요. 4 어휴 2014/10/07 1,360
424210 아이가 학습 관련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해요 .... 2014/10/07 378
424209 이사가고 싶어요. 된장녀 같나요? 61 aaa 2014/10/07 16,635
424208 중2 학생들 하루에 외우는 단어 양이 얼마나 되나요? 4 단어 2014/10/07 1,167
424207 손석희뉴스>사라진7시간에 대한 청와궁 답변.ㅋㅋㅋ 9 닥시러 2014/10/07 2,574
424206 16년된 아파트 인테리어 1 살 빠져라~.. 2014/10/07 1,615
424205 여러분들이라면 어떤걸 사시겠어요?^^ ... 2014/10/07 522
424204 이것좀 보세요. 애들이 절 울리네요. 7 니들이희망이.. 2014/10/07 1,333
424203 믹스커피 끊으면 살빠지나요? 6 2014/10/07 4,192
424202 다른분들도 그러시나요. 한가지 음식을 몰아먹어요 2 숙주나물 2014/10/07 638
424201 휘발유값의 52%는 세금입니다. 3 세금바가지 2014/10/07 575
424200 암보험 좀 봐주세요 8 dd 2014/10/07 1,175
424199 중딩 아들의 거짓말 5 거짓말 거짓.. 2014/10/07 1,833
424198 위메프 짜증나네요... 헐... 2014/10/07 1,063
424197 삶은계란 상하면 어떻게 알수있나요?? 2 .. 2014/10/07 25,144
424196 재산제가 위암발병율높이나봐요 5 화이트스카이.. 2014/10/07 2,476
424195 전세 살고 있는 집 매입시 3 2014/10/07 1,150
424194 교학사 역사교과서 서울지역 고교서 '퇴짜' 3 세우실 2014/10/07 607
424193 다시끌어올립니다(이이제이 서북청년단) 청취하세요!! 5 꼭 알아야할.. 2014/10/07 545
424192 EBS달라졌어요 어제꺼 폭식증편 3 2014/10/07 6,476
424191 올해는 겨울이 길고 추울 거 같아요. ㅜ.ㅜ 8 춥다 2014/10/07 2,854
424190 흰색옷 희게 삶는방법좀 알려주세요. 2 질문 2014/10/07 1,863
424189 자궁경부암 ascus바이러스 아시는분 2 2014/10/07 4,730
424188 병원약먹고 살빼고 있는 대딩딸 괜찮을까요? 7 다이어트 2014/10/07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