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보에게

최대한 아름답게 조회수 : 899
작성일 : 2014-10-06 10:13:46

여보에게,

이제 자기도 편하게 살아.

얼굴만 봐도 진저리가 날 정도로 애증이 넘치게 되었지만

애시당초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빨리 헤어졌더라면 어땠을까 싶어.

 

만난지 얼마 안되서 어디가서 잠시 인사만하고 온다며

주차장 차 안에 나를 놔두고 한시간반이 넘도록 전화한통도 없이

그냥 방치했던 당신.

그 때  알았어야 했어. 그 때 자리를 박차고 당신과의 관계를 끊었어야 했어.

온 세상의 중심이 자기이고 서로가 살면서 따뜻한 배려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유전자 자체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당신이 당신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둬야 했어.

 

소리를 지르고 싸우고 울고 투닥투닥도 결국 그렇게라도 하면 알아줄까 라는 기대가 있을 때 하는 게 아닐까?

당신은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보다 정말 별로인 사람이구나라는 느끼게 해줘.

 

그렇지만 내가 모자라서 당신이 날 그렇게 대했다고는 생각 안할거야.

당신은 누굴 만나서 살아도 그렇게 할 사람이었다고 생각할거야.

 

이해하고 싶었고 이해받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던 시간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기만 했네.

세월이 지나면 함께 웃었던 일도 생각이 나긴 하겠지.

 

레고도 버전이 있는데 우린 같은 레고라는 사실만으로 버전도 안맞는데 맞추어 보려고 삽질만 한 것 같아.

이제 공동양육자로서 아이에 대해 집중하자.

아이의 충격, 상처 이런 거에 집중하자.

어차피 서로는 안되는 거 아니깐 지금와서 니나 어쨌고 내가 어쨌고 그런 말 무슨 소용이 있겠어.

 

당신도 당신입장에선 할만큼 한 거고 나도 내 입장에서 할 만큼 한 거 아닐까.

서로에 대한 증오심이 있겠지만 그거 꺼내서 나누지 말자.

더 행복해지는 거에 집중하자.

나도 아이의 아빠가 행복한 사람이길 원해.

최대한 아름답게 헤어지자.

 

 

-------------------------------------------------------------------------------------------------

 

이렇게 편질 써서 보내려고 하는데요. 잡는 걸로 오해할까봐 망설여지네요. 저는 정말 이제는 끝을 맞이하려고 하거든요.

IP : 112.152.xxx.1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6 10:44 AM (112.167.xxx.247)

    저랑 비슷하신거 같은데...
    이제와 저런게 무슨 소용일까요.
    저는 정말 감정이고 뭐고 없어요.
    애아빠의 행복..이런것도 제겐 사치.
    그냥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나..이런게 고민이죠.

    저라면
    그냥 원하는 것만 깔끔하게 쓸거같아요.
    애한테 잘하기 위해 어떤식으로 생활할지..구체적으로.(예를 들어..월1회, 주1회..이렇게)

    그래도 그댁 남편이 애한테는 잘하려고 하나봅니다.
    경제적인문제도 별로 없고..

  • 2. 원글
    '14.10.6 10:49 AM (112.152.xxx.18)

    경제적인 문제 많구요. 아이에게는 잘해요. 객관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닌데 저랑 너무 안맞죠.

  • 3. 원글
    '14.10.6 10:57 AM (112.152.xxx.18)

    잘 헤어지는 거에 집중하기로 합의는 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4252 이제 남편을 버려야겠어요 75 20년차 2014/10/08 19,348
424251 허접한 예언하나 할께요. 7 예언 2014/10/08 3,569
424250 국감 야당의원 발언시 여당의원들이 1 니네가그렇지.. 2014/10/08 373
424249 김치 담으려는데 스텐다라이 어느정도 싸이즈 사야할까요 3 초보 2014/10/08 1,331
424248 [OBS] 다큐스페셜에서 사례자를 모십니다^^(사례비 有) 7 ciemil.. 2014/10/08 1,085
424247 강화마루 알콜로 닦아도 되나요? 포로리2 2014/10/08 1,507
424246 요즘 데코타일 어떤가요? 3 문의 2014/10/08 1,702
424245 82장터 없어지니까 어딜가야할지 7 ㅠㅠ 2014/10/08 1,526
424244 엡손 무한잉크복합기 쓰고 계신분 있으신가요? 3 무한잉크 2014/10/08 3,552
424243 올리브영 화장품이요.. 너무 어렵네요 도와주세요 3 .. 2014/10/08 3,053
424242 요즘 영어공부 중인데요 ... 2014/10/08 495
424241 감사합니다 26 언니마음 2014/10/08 4,629
424240 카톡 급했네요 6 ㅋㅋㅋ 2014/10/08 2,469
424239 중2공부법 부탁드립니다. 열공 2014/10/08 871
424238 소개팅후 친구로지낼수있을까요??? 5 으앙으엥으엉.. 2014/10/08 4,555
424237 텔레그램 탈퇴했습니다.. 7 2014/10/08 10,354
424236 들기름 음식에 넣어 맛있게 먹는 법 알려주세요~ 12 들기름 2014/10/08 4,042
424235 향수 뿌리다보면 익숙해 지나요? 7 지끈지끈 2014/10/08 2,549
424234 맞는 신발이 없어서 힘들어요 ㅜㅜ 7 대발이 2014/10/08 1,398
424233 가벼운 화장 클렌징제품이요 6 사과향기 2014/10/08 1,511
424232 동생이 한달에 이십여만원 들어가는 보험을 들었다네요 7 동생의 보험.. 2014/10/08 1,438
424231 강남역 근처에 친구랑 생일기념 맛있는거 먹을만한곳 추천좀 해주세.. 4 강남역 2014/10/08 1,110
424230 11월에 제주도 가려는데 이런 곳 있을까요? 25 미도리 2014/10/08 3,052
424229 프랑스 여행 팁, 유럽여행 해외여행 2 이용수수료 2014/10/08 1,813
424228 갤럭시 전화번호 갤초보 2014/10/08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