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0월 6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50
작성일 : 2014-10-06 07:30:29

_:*:_:*:_:*:_:*:_:*:_:*:_:*:_:*:_:*:_:*:_:*:_:*:_:*:_:*:_:*:_:*:_:*:_:*:_:*:_:*:_:*:_:*:_:*:_

두 손이 바들거려요 그렇다고 허공을 잡을 수 없잖아요
누치를 끌어올리는 그물처럼 우리도 서로를 엮어 보아요
뼈가 없는 것들은 무엇이든 잡아야 일어선다는데
사흘 밤낮 찬바람에 찧어낸 풀실로 맨 몸을 친친 감아요
그나마 담벼락이, 그나마 나무가, 그나마 바위가, 그나마 꽃이
그나마 비빌 언덕이니 얼마나 좋아요 당신과 내가 맞잡은 풀실이
나무의 움막을 짜고 벽의 이불을 짜고 꽃의 치마를 짜다
먼저랄 것 없이 바늘 코를 놓을 수도 있겠지요
올실 풀려나간 구멍으로 쫓아 들던 날실이 숯덩이만한 매듭을 짓거나
이리저리 흔들리며 벌레 먹힌 이력을 서로에게 남기거나
바람이 먼지를 엎질러 숭숭 뜯기고 얼룩지기도 하겠지만
그래요, 혼자서는 팽팽할 수 없어 엉켜 사는 거예요
찢긴 구멍으로 달빛이 빠져나가도 우리 신경 쓰지 말아요
반듯하게 깎아놓은 계단도, 숨 고를 의자도 없는
매일 한 타래씩 올을 풀어 벽을 타고 오르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오르다 보면 담벼락 어딘가에
평지 하나 있을지 모르잖아요. 혹여, 허공을 붙잡고 사는
마법이 생길지 누가 알겠어요

따박따박 날갯짓하는 나비 한 마리 등에 앉았네요
자, 손을 잡고 조심조심 올라가요
한참을 휘감다 돌아설 그때도 곁에 있을 당신.


                 - 조원, ≪담쟁이 덩굴≫ -

* 부산일보 2009년 신춘문예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0월 6일 경향그림마당
※ 김용민 화백 해외출장으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4년 10월 6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0월 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58424.html


 


쟤네 원칙은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기가 참 힘들다니까.

 

 


 
―――――――――――――――――――――――――――――――――――――――――――――――――――――――――――――――――――――――――――――――――――――

”정의심이 없는 용기는 나약하기 짝이 없다.”

              - 벤자민 프랭클린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6 8:24 AM (74.101.xxx.118)

    한국의 교육이 비판력과 창의성을 없애는 교육인 건 나라를 떠나서 살아보면 알 게 됩니다.
    대통령을 비판하면 정보부가 움직이는 나라...
    그런데도 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나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8150 신문도 추천해주세요 4 ........ 2014/11/24 654
438149 저 미쳤어요 ㅜㅜ 9 멘붕 2014/11/24 3,317
438148 사람관계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말 ... 54 유통기한 2014/11/24 16,613
438147 히트레시피에 날콩가루가 뭐죠? 2 2014/11/24 1,069
438146 어머니의 성형 부작용.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요? 6 이런일이 2014/11/24 4,486
438145 갑자기 청국장이 너무 너무 먹고 싶어요 2 청국장 2014/11/24 747
438144 12인용 식기세척기, 싱크대 위로 설치해 보신 분 계세요? 6 생각중 2014/11/24 3,315
438143 영어 좀 봐주세요 10 ... 2014/11/23 1,017
438142 싯다르타(헤르만 헷세) 읽는 중이에요 10 책 읽는중 2014/11/23 1,548
438141 애가 감기라 입맛이 없는데 식비가 후덜덜 드네요 17 무슨애가 2014/11/23 3,038
438140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된 줄 10 아직도 2014/11/23 3,073
438139 에어쿠션같은거 추천좀해주세요 5 o 2014/11/23 1,673
438138 아이패드 에어2 4 가능할까요 2014/11/23 914
438137 캐나다産 구스다운? "또 낚이셨군요" 샬랄라 2014/11/23 1,104
438136 크림색 라마 코트 구입... 11 소심녀 2014/11/23 7,855
438135 광주환경공단 다니는 분, 소개가 들어왔는데 궁금해요 2014/11/23 703
438134 욕실난방기 써 보신 분 계신가요? 4 꽃보다생등심.. 2014/11/23 3,592
438133 갑자기 많은 두려움이 듭니다. 4 2014/11/23 1,946
438132 통영 거제도 질문입니다. ... 2014/11/23 598
438131 매일매일 청소하기..너무 힘들어요. 6 2014/11/23 3,692
438130 아주 오래된 드라마 3 드라마 2014/11/23 1,574
438129 수육 맛있게 삶는법 가르쳐주세요 19 모모 2014/11/23 6,873
438128 나이 들면서 생기는 두드러기 6 .... 2014/11/23 3,388
438127 지와 사랑(헤르만 헤세) 혹시 내용 어려운가요? 18 ?? 2014/11/23 1,972
438126 이쁜블로거들이요 3 Angela.. 2014/11/23 3,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