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고구마 먹는 깡패고양이

..... 조회수 : 1,397
작성일 : 2014-10-05 13:13:15

어제 친구네 밭에 가서 고구마를 캐었어요. 저는 고구마가 수직으로 땅에 박혀 자라는 줄은 몰랐네요. 제 팔뚝만한 놈들이 깊이 박혀 있어서 호미와 삽으로 파냈지요. 친구 부모님이 한 박스씩 싸서 주셨어요. 지금 방바닥에서 잘 말리고 있습니다.

친구는 참 좋은 성격인데 부모님 뵈니 친구가 부모님 닮아 그렇게 여유있고 맘이 넓다는 걸 알았어요. 평소에 남을 잘 챙기는데 부모님이 딱 그러시더군요. 딸 왔다고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두리번거리시고, 딸이 차 댈 자리까지 봐주시네요. 저기 그늘에 차 넣으라고 하시고 본인들 차는 땡볕에 대셨어요. 친구도 응 아빠, 그러고 당연한 듯 차를 대는데 참 보기 좋았어요. 직장에선 서로 긴장하고 배려하려고 하느라 마음이 편치 않은데, 맘 턱 놓고 내키는대로 하는 친구를 보니 저까지 마음이 편해져요^^

부모님은 농작물을 바리바리 싸주시면서 이건 누구 주고, 이건 누구랑 나눠먹고, 시어머님한테 잘하고, 열심히 뭐뭐 하고, 하시면서 끊임없이 챙기시는데 그것도 참 우리 엄마 같고 좋았어요.

그래서 집에 와서 삶은 고구마를 깡패와 나눠먹었지요. 너무너무 잘 먹습니다. 더 내놓으라고 제 손을 휙휙 잡아채고 난리에요. 예전에는 사료 안 먹으면 큰일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고기도 주고 고구마도 주고 그럽니다. 뭐 처방사료에도 염분이 있다는데 고기나 고구마 먹고 탈이 나진 않겠지요. 어쩐지 돼지고기는 별로 안 좋아하고 쇠고기는 날 것도 너무 좋아합니다. 김이나 다시마도 먹는, 식성 좋은 고양이인데. 다시마 봉지는 깊이 감춰놨어요. 너무 짜서.

고구마가 많아서 한참 먹겠어요. 내일 구워서 깡패와 나눠먹고 직장에도 가져가야겠어요. 직장에서 뭔가 대단한 걸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작은 거라도 꾸준히 하려구요. 처음에 왜 이 일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는지 그 동안 좀 잊어버렸었어요.

IP : 222.111.xxx.2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입가에
    '14.10.5 1:53 PM (101.115.xxx.54)

    미소가 지어지는 글입니다
    늘 행복하세요~^^

  • 2. ..
    '14.10.5 2:07 PM (218.209.xxx.105)

    요 맘때 시골가면 참 넉넉해집니다.
    여유로운 햇살도 좋고 이것저것 마음 나누기에도 괜찮죠.
    일주일 전엔 냥이가, 챙겨준다고 하는데도 변비 증상이 있어서 고구마를 일부러 사와서 냥이한테 줬는데 좀 먹더군요.
    병원에서 수의사가 누군 요거트도 줘보고, 고구마도 줘보라고 했다는데 이것저것 챙겨 먹일려니
    귀찮음이 밀려오네요.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2135 대입 찹쌀떡 선물하려고요.... 3 찹쌀떡 2014/10/29 1,522
432134 남자는 여자가 좋으면 여자쪽 수입이 없어도 괜찮은가요? 19 궁금해서 2014/10/29 7,208
432133 초등 방과후 수업 어떤가요? 4 예비초등맘 2014/10/29 1,794
432132 외모로만 봤을 때 초창기 이본 얼굴 어땠어요? 15 ........ 2014/10/29 4,134
432131 다이빙벨 상영시간표 업데이트 4 빛나는 진실.. 2014/10/29 642
432130 보톡스 시간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오겠죠? 9 스노피 2014/10/29 3,262
432129 단감으로 쨈 맛있나요 만들어보신분.. 2014/10/29 671
432128 법원 "물대포로 인한 부상, 국가가 배상하라".. 2 샬랄라 2014/10/29 658
432127 소비자는 호갱 맞나봅니다. 콩이네 2014/10/29 857
432126 88세대에게 출산 결혼은 사치? 4 보건복지부 2014/10/29 1,722
432125 랍스터 맛없다고 하시는 분들~ 요방법 함 해보세요. 11 으쌰쌰 2014/10/29 4,690
432124 지난번도 엄청 웃겻었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겠네요 ㅎ 똥또르 2014/10/29 905
432123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굿바이 얄리.. 2014/10/29 632
432122 도로연수 첫날 팁 좀 주세요 2 야호 2014/10/29 1,408
432121 방송인 박지윤처럼 입꼬리 바로옆에 주름지게 할 수 있을까요? 6 팔자주름펴고.. 2014/10/29 3,444
432120 다음달 도서정가제 시행되면 중고책도 비싸지려나요?? 1 책.. 2014/10/29 2,125
432119 도우미 아주머니 쉬는시간 얼마나 드리나요? 11 워킹맘 2014/10/29 2,682
432118 장아찌 간장 끓여서 다시 장아찌에 써도 되나요? 3 재활용 2014/10/29 1,283
432117 시중간장중 샘표701만 나쁜 뭐가 안들었다고하던데..그게 뭐죠?.. 11 간장 2014/10/29 10,198
432116 방울토마토 한바구니 어찌할까요 3 많아요 2014/10/29 1,180
432115 "신해철 의료사고 가능성" 유시민 발언 (.. 42 예견 2014/10/29 11,576
432114 새우젓담기 1 경이엄마 2014/10/29 1,064
432113 설거지 할때 옷이 젖어서 고민인데 물막이 괜찮나요? 20 물막이 괜찮.. 2014/10/29 4,323
432112 고 신해철님 조문 다녀오신 분 계시나요? 4 .... 2014/10/29 1,608
432111 홈쇼핑에 홍삼파는데 홈쇼핑 2014/10/29 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