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교 시골로 집을 사서 이사했어요.
논,밭 가운데 옹기종기 스무가구 정도 사는 곳.
텃세가 있었어요.
유독, 모여서 나를 이간질하고, 생트집 잡아 신경쓰이게하는 사람이 세명.
가만히 있으면 생긴모습을 들먹거리고 걸음 거리까지
흉을 보더군요. 마음이 약한 나는 너무 불안하고 불편했죠.
내가 믿는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제발 저사람들 이동네에서 떠나가게 해달라고.
그렇지만 터줏대감처럼 몇십년을 살았는데 떠나기를 바란다는 것은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느 날
그나마 나를 편안하게 대해주는 옆집 할머니의 말.
셋중 한명이 이혼해서 아이 하나인 남자와 살았었는데 바람이 나서
어젯밤에 도망을 갔다고.
얼마 후 또 한사람은 아이 학군 때문에 이사를 갔고, 또 한사람은 주택 팔고 아파트로 갔습니다.
하루는 옆집 할머니가 담도 없는 우리 집 바로 옆에
닭을 열마리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에는 창문을 열지 못할만큼 냄새가 심했습니다.
속으로 염원하며 기도했습니다. 속히 닭을 팔아 치우기를...
어느날 밤 족제비가 한마리를 물어 뜯어 죽이자 할머니는 닭을 없앴습니다.
심지어 사회 생활 가운데 나를 억울하게 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내가 응징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엄청난 손해와 고통을 경험하더군요. 하지만 생각만으도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는
희열도 있지만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너그럽고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면서 나는 기도하던 대상인 '신'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유를 이 지면에 다 쓸 수 없어 못하지만 인생의 근원적인 깊이, 넓이, 실체를
깨닫는 경험하면서이지요.
지금은 내가 아무리 원해도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름이 돋는 것은
예전에 무엇인가 내게 작용을 한 것 같아서 입니다. 그렇다해도
보이지 않는 '신'과 선명한 실제 위에 정립되어 있는 현재 더 이상 비실체에
의미를 못느끼네요. 머리와 가슴이 진심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으니 행동으로 나아갈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