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노래가 있는데,
남녀사이엔 사귀다 헤어지면 끝이어서 계속 오래 보고 싶어 친구로 남는다.. 라는 말도 있고.
그런데 친구야말로 등돌리면 끝이네요.
어제 오늘까지 인생의 동반자인듯..
최고의 친구, 친자매 이상의 관계라 부르짓던 사이인데.
서먹서먹.. 등돌린 사이가 되어서.
게다가 싸우지도 않은 상태라 더 허무함에 잠못이루다 이제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차분히 글올리고.
저도 제 생활에 충실해야겠습니다.
제 친구들은 다 고등학교 동창들이에요.
그중에 한 친구와 정말 너무 친했는데,
우리 아이가 한살이 더 많고, 둘다 아들이어서.
2~3살때부터 아이들 데리고 여기저기 많이 놀러도다니고.
서로 집을 오가면서 지내기도 했는데,
정말 죽이 잘맞는다 싶었던 친구인데..
갈수록 나랑 많이 다르구나 싶더라구요. 새삼스럽게..
친구도 저에게 참 잘해주었고,
생활이 훨씬 더 나은 친구였기에 만나면 밥도 제가 한번사면 친구가 세번사고..
그치만 저는 친구 장사하느라 밥을 제대로 못먹는다고하니.
저희집에서 두시간 거리를 일주일에 한번꼴로 도시락싸다주고,
겨울에 장사 바쁠때, 집에가서 애기봐주고, 청소해주고
저희 아이 읽던 전집들.. 옷.. 신발.. 다 물려주고
제가 쓰려고 구입한 아이 로션, 연고, 샴푸, 비누 다 나눠주고,
최근에 친구가 둘째아이를 낳았는데,
친구가 임신하고나서는 힘들까봐. 제가 무조건 친구동네에가서 만나고 돌아왔구요.
산후조리원에 가 있는 동안 친구 아이까지 2주동안 봐주었어요.
그런데 둘째낳고 친구랑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기 키우느라 힘드니까 그렇겠거니. 그래서
저도 되도록 전화 안하고. 전화했는데 안받고 나중에라도 연락이 없어도 그러려니 했어요.
저는 상고나와서 취직했고,
친구는 전문대를 다녀서 대학때 친구들도 많아요. 남편도 대학때 만나서.
주로 대학때 친구들과 많이 노는 편이에요.
다른 친구가 만나자고하면 (친구에게 자가용이 있어요) 차타고 멀리까지 잘만 가면서.
저를 만날때면 기름값이 아깝다며 어딜 못가겠다고 하네요.
저희집에도 한번 오면 친구가 힘들어해서 오라고도 못하고.
장사준비에 뭐에 바쁠테니.. 하면서 그냥 제가 버스타고 버스 갈아타고 친구네로 다닌겁니다.
저번주에 제 생일이 있었을때,
제가 너무나 맘상하는 일이 있어서 기분이 별로여서.
친구가 생일인데 와야지? 이러는데.. 그냥 혼자 있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전화가와서 내가 가려고했는데, 다른 친구네는 잘만 다니면서 너네집만 못간다고 섭섭해할까봐.
그런데 도저히 못가겠다. 나 그냥 집에 있을께. 니가 와라. 정말 안올꺼야? 라고해서.
생일 축하해주려고 부르는건데.. 하며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친구가 미역국도 끓여줘서 맛있게 먹고 왔어요.
그런데 이번주에는 친구 아들이 생일이라.
항상 같이 축하했던터라.. 친구 아들이 내 생일은요? 라고 하길래
다음주에 이모가 올테니까 맛있는거 사줄께.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친구도 그래 와~ 목요일은 수업이니까 수요일에와. 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집에와서 제가 월요일쯤에 통화하다 물어봤어요.
너 힘들면 나 안가겠다. 00이 생일이니까 치킨이라도 사주려고 가려는거지.
너 애보기도 힘든데. 저번주에 미역국까지 차려줬는데 또 부담스럽게 하고 싶지 않다.
청소도 신경쓰이고 그러면.. 그랬더니.
아냐~ 와. 청소는 너 올때 그런거 신경안써. 괜찮아.
라고 해서 어제 아이랑 학습지랑 방학숙제를. 이모네집에 가야하니 조금 더 해놓자 하면서
오늘 친구집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밤에 10시쯤 전화하니 친구가 전화를 받아서.
어~ 나 내일 여행가. 친정식구들이랑. 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하는데. 정말 기분나쁘더군요.
약속을 잊은건지.. 아니면 워낙 자주보는.. 자주 드나드는 친구이니 약속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던건지..
물론 내색하지는 않고 그러냐고. 잘다녀오라고 얼른 애들 재우라고 그러고 끊었는데.
저는 잠이 안오는 겁니다.
너 내가 내일 가기로 했던건 까먹은거지? 괜찮아. 잘 다녀와. 라고 문자를 보낼까 하다가.
이미 제 감정이 격해져서 그냥 잠이 들었습니다.
장사끝내고 새벽에 들어오는 신랑때문에라도 새벽에 잠안자는 친구가.
너 오기로 했었지! 미안~ 갑자기 엄마가 가자고해서. 라고 문자만 보냈어도 100번 이해하고 넘어갈텐데..
아무연락 없었네요.
딱히 서로 싸운것도 아니고..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아니고 인정하고 덮어야겠지요.
이제는 저도 친구니까 무조건 왕복 네시간 거리를 아이 손잡고 버스타고 만나러 다닐게아니라.
서로 멀어서 못보겠구나~ 언제 한번 보자~ 라고 중간에서 만나서 밥한끼 먹고 헤어지는 사이 정도로 유지해야겠어요.
제가.. 부모,형제,남편.. 뭐 하나 제대로 된게 없어서 정에 약해요.
그래서 한 친구랑 친해지면 정말 너무너무 잘해주는편인데,
그러다 항상 이런 기분이드네요.
제가 먼저 고쳐야겠어요.
이제 좀.. 인생에서 저 혼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겠어요.
한때는.. 나 이 세상에 미련없는데. 우리 아들, 그다음으로 너땜에 내가 살아야겠다. 할 정도였는데..
제가 아이 데리고 간다는게 귀찮았던건지.
나름 가게되면 친구 팔아플까봐 아기도 항상 제가 안아주고 배려해준다고 생각했는데.
힘들다해서 오늘 친구집에 아이 손잡고 다녀왔는데,
다음날은 다른친구집에 아이들데리고 차끌고 가서 놀고있는친구.
난 자주 만나고, 다른 친구는 자주 안만나니까. 그렇겠지.
친구입으로도.. 우리집으로 온다고 하는데, 너 말고는 도저히 지저분한 집에 들이질 못하겠어서.
내가 힘들어도 나가는게 낫겠다. 싶어 밖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친구 집으로 가기로 했다.
라고 하는데.. 그 말 그대로 이해했었는데.
이제는 저도 지저분한 집을 보여주기 좀 그런.. 친구가 되어야겠습니다.
아무리 언니, 동생없고 친정엄마가 남보다 못한 저이지만..
친구집은 그보다 더 못하다 생각하고 자주 가지도.. 또 자고 오지도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