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단체에 봉사활동을 갔었는데 단체에 새로 등록하러 오신 어르신이 있었어요.
겉보기에는 많이 잡아봐야 새치 있는 50대 중반 정도로 밖에 안보여서
6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기에 할머니 치고 너무 젊어 보이셔서 딱 65세 고생 전혀 안한 할머니이신가보다 싶었고
같이 오신 남자분은 새치가 히끗 거리고 보통의 60대 초반 아저씨 같아서 남편인줄 알았어요.
65세 치고도 주름이 없고 얼굴이 팽팽해서 어르신 피부가 어쩜녀 고우세요 연세가 몇 되셨냐고 여쭤보니
86세라고 하시는..... 충격을 받았어요. 그럼 아까 할아버지도 80대 후반이시냐고 했더니 친아들이고 큰아들이래요.
혼자 집에 있는 엄마 무료할까봐 등록해주러 나온거라고.....
액면가는 아드님이 몇 살 더 많아 보였거든요.
주변에 할머니들께도 이 분이 86세시래요 했더니 저보고 거짓말 한다고 난리....
비결을 여쭤봤더니 할머니께서 전쟁 때부터 오랜 시간 도시사무실에서 일을 했었고 집에만 조용히 왔다갔다 하고....
평생 비누칠한 세수를 한 번도 안하고 화장품도 안바르고 사셨다네요.
피부결도 보들보들 50대만 넘어도 자글자글 생기는 눈가주름도 40대 초중반 아주머니 수준으로 아주 흐릿하게만 있고
보통의 할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깊은 주름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본인은 젊어 보인다는 거 듣기도 지긋지긋 하다고 어디 가면 아들이 남편인줄 안다고.
머리는 반이 새치시고 염색도 안했는데 얼굴이 워낙 팽팽하니 워낙 꾸미는 거 관심 없어 염색 안한 중년으로 밖에 안보여
그 단체 나가는 내내 너무너무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을 했네요.
그렇다고 고생도 안하고 사신 것도 아니고 젊었을 때부터 혹독한 시집살이에 딴 살림차린 남편분 때문에
생활비도 직접 벌어야 했고 너무 힘들어 죽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고
아들한테도 문제가 있어 지금도 속을 끓이고 죽고 싶다는 말씀을 저한테 자주 하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피부는 역시 타고나야 하는거구나 싶었어요.
정신적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게 사셨는데도 피부는 엄청 좋으셨으니.....
타고나는 게 90% 나머지 10%는 생활습관.....
생활습관은 보통의 피부 기준으로 유수분 적정관리, 과한 화장품 피하기, 자외선 피하기가 끝......
트러블성 피부는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과한 영양과 세안은 보통의 피부에 오히려 적이라는 게 교훈이더라구요 역시나.
주변에 이렇게 신기하게 나이에 맞지 않은듯 주름 없으신 분 계신가요.
아무튼 저는 생전 처음이라 1년도 지난 일인데 아직도 충격이 가시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