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자이 오사무

갱스브르 조회수 : 909
작성일 : 2014-10-02 12:40:18

작가군 중엔 유독 자살이 많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것 또한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몰인정하긴 하지만...

뇌리에 남는 자살한 작가는 둘이다

다자이 오사무...그리고

실비아 플라스...

두 사람의 작가적 소명은 죽음이었다

느닷없이 새벽 집을 나서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그 침울한 표지 얼굴이 생각났다

바람이 참 요상하게 분다 했다

어느 추리 소설의 기이한 날씨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무튼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마에 내 천자를 그어가며 힘들게 넘고 넘었다

차라리 누군가 죽여주는 것이 그에겐 구원이겠다 싶을 만큼

글의 묘사는 근원적인 고통에 너무 다가서 끔찍했다

퀭한 눈에 두드러진 골체미

스스로를 잔인하게 해부하다 해체돼 버린 사람...

기어이 가긴 갔다

사실 자살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있어선 안 될 일로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자의든 타의든...마지막 결정은 스스로의 몫이다

그 결과를 두고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충격과 상처를 운운하며 망자를 두 번 죽이고 싶진 않다

죽은 사람 앞에서까지 산 자의 가치를 논하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오죽하면..이라는 이해도 모두 다 살아있는 사람의 자기 해석이다

죽음은 후기를 남길 수 없다

가끔 궁금한 한 가지는 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한 죽음의 찰나 ... 행복했을까

늙으면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사셨던 외할머니가 마지막에 고생을 좀 하셨다

의식이 떨어지기 직전 삼촌하테 하신 말씀이 이랬다

"나 좀 빨리 가게 해줘..."

그렇게 이틀을 앓다가 가셨다

인간실격을 끝으로 그 작가의 책은 다신 안 본다

너무 사실적이라 불쾌한 이유도 있고 불필요한 감정이입으로 산 채로 죽음을 경험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 이생에서 겪고 가야 할 할당된 몸부림을 지나

그곳으로 갈 테니까...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
    '14.10.2 1:22 PM (175.116.xxx.251)

    죽음이 작가적 소명이었다기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소명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그 사실이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 2. 인간실격만큼
    '14.10.2 1:34 PM (1.250.xxx.121) - 삭제된댓글

    공감하며 본 책도 없는 것 같아요.
    원글님 박성철의 '무조건' 들어보세요. 신나요.
    인생 별 거 없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것.
    하루하루 그냥 웃으며 삽시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복잡하게 생각해봤자
    생각에 지치고 우울할 뿐.
    결론나는 것도 없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4665 겨자잎이 많은대요. 2 숙이 2014/10/08 1,034
424664 초등학교 1학년, 한글 안배운다? 4 정말? 2014/10/08 1,361
424663 차승원애기이제그만 5 구려 2014/10/08 1,167
424662 여기는 남자들 여자가방 들어주는거 욕하잖아요 ㅎㅎ 18 스마일 2014/10/08 4,004
424661 엄마의 힘이 "이럴때 느껴지네요" 닥시러 2014/10/08 900
424660 자식키우는게 너무나 힘이 들고 버거워요 18 괴로워요 2014/10/08 6,833
424659 파파이스에 나오시는 감독님 4 조마조마 2014/10/08 812
424658 구두 굽이 유난히 직각으로 달린 것? 3 구두굽 2014/10/08 709
424657 40평대 리모델링 공사 비용이 최소 8천 이라는데.. 38 집수리 2014/10/08 46,201
424656 정말로 사후세계가 있고 영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12 나무 2014/10/08 3,296
424655 더욱더 기승부리는 세월호 악성 루머와글 "신고하기&qu.. 1 닥시러 2014/10/08 553
424654 텔레그램 8 2014/10/08 3,611
424653 직장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4 2014/10/08 1,859
424652 칠흑 같은 밤 스윗길 2014/10/08 465
424651 덕수궁 한눈에 볼수있는곳 9 Hhh 2014/10/08 1,238
424650 아이가 사흘동안이나 배가 아프다는데 병원 가야 하죠? 10 ㅇㅇ 2014/10/08 2,408
424649 이틀전 산 아이팟 나노 3 ㅠㅠ 2014/10/08 930
424648 82 웹사이트가 활기를 많이 잃은듯해요 6 변화 2014/10/08 1,032
424647 김어준 파파이스 #24 유민아빠와 사찰 링크 2014/10/08 703
424646 사주팔자 1 그래요 2014/10/08 1,209
424645 광주 사주잘보는 철학관 아시나요?? 3 .. 2014/10/08 5,433
424644 인간관계에 대한 어떤 깨달음 31 2014/10/08 17,601
424643 대출관련 저도 한번.. 7 저도 2014/10/08 1,407
424642 서울에 이런 조건의 동네 혹시 있을까요? 11 괴로운 저좀.. 2014/10/08 4,376
424641 강아지 방귀... 3년만에 처음 봤어요^^ 15 ,, 2014/10/07 3,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