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자이 오사무

갱스브르 조회수 : 857
작성일 : 2014-10-02 12:40:18

작가군 중엔 유독 자살이 많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것 또한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몰인정하긴 하지만...

뇌리에 남는 자살한 작가는 둘이다

다자이 오사무...그리고

실비아 플라스...

두 사람의 작가적 소명은 죽음이었다

느닷없이 새벽 집을 나서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그 침울한 표지 얼굴이 생각났다

바람이 참 요상하게 분다 했다

어느 추리 소설의 기이한 날씨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무튼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마에 내 천자를 그어가며 힘들게 넘고 넘었다

차라리 누군가 죽여주는 것이 그에겐 구원이겠다 싶을 만큼

글의 묘사는 근원적인 고통에 너무 다가서 끔찍했다

퀭한 눈에 두드러진 골체미

스스로를 잔인하게 해부하다 해체돼 버린 사람...

기어이 가긴 갔다

사실 자살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있어선 안 될 일로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자의든 타의든...마지막 결정은 스스로의 몫이다

그 결과를 두고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충격과 상처를 운운하며 망자를 두 번 죽이고 싶진 않다

죽은 사람 앞에서까지 산 자의 가치를 논하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오죽하면..이라는 이해도 모두 다 살아있는 사람의 자기 해석이다

죽음은 후기를 남길 수 없다

가끔 궁금한 한 가지는 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한 죽음의 찰나 ... 행복했을까

늙으면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사셨던 외할머니가 마지막에 고생을 좀 하셨다

의식이 떨어지기 직전 삼촌하테 하신 말씀이 이랬다

"나 좀 빨리 가게 해줘..."

그렇게 이틀을 앓다가 가셨다

인간실격을 끝으로 그 작가의 책은 다신 안 본다

너무 사실적이라 불쾌한 이유도 있고 불필요한 감정이입으로 산 채로 죽음을 경험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 이생에서 겪고 가야 할 할당된 몸부림을 지나

그곳으로 갈 테니까...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
    '14.10.2 1:22 PM (175.116.xxx.251)

    죽음이 작가적 소명이었다기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소명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그 사실이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 2. 인간실격만큼
    '14.10.2 1:34 PM (1.250.xxx.121) - 삭제된댓글

    공감하며 본 책도 없는 것 같아요.
    원글님 박성철의 '무조건' 들어보세요. 신나요.
    인생 별 거 없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것.
    하루하루 그냥 웃으며 삽시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복잡하게 생각해봤자
    생각에 지치고 우울할 뿐.
    결론나는 것도 없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0555 저녁에 펀치 빌릴 데 있을까요? 5 펀치 2014/12/30 592
450554 이번주말 시어머니 생신...겨울메뉴좀 추천해주세요.제발요~~ 8 며느리 2014/12/30 1,302
450553 분당선라인에서 죽전으로 출퇴근 전세아파트요 전세 2014/12/30 530
450552 얼릉 갔으면... 갱스브르 2014/12/30 597
450551 요즘 유행하는 펑퍼짐한 코트있잖아요. 10 코트 2014/12/30 4,257
450550 맛 없는 명란젓 어쩌죠? 4 ㅠㅠ 2014/12/30 1,572
450549 [부탁드립니다]의료사고 입증 제도 개선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3 힘을내 2014/12/30 383
450548 12월31일에 해돋이보러가도 막힐까요??ㅠ 5 터닝포인트 2014/12/30 899
450547 보험 해지해야할지 고민입니다 3 보험해지 2014/12/30 1,188
450546 요즘 여자들 참 문제 많군요 시집살이? 28 dd 2014/12/30 4,483
450545 잔잔한 피아노연주곡 들을 수 있는 사이트나 어플좀 알려주세요~ 6 바쁘자 2014/12/30 841
450544 미국 코스트코 입장이요. 8 가능할까요 2014/12/30 1,881
450543 대형견은 입양처 찾기가 너무 어렵네요. 7 지연 2014/12/30 1,426
450542 노처녀예요. 정신 언제쯤 차릴까요. 25 .... 2014/12/30 6,229
450541 선을 봤는데...대머리인 남자분이었어요 17 ,,, 2014/12/30 6,003
450540 김태희작가? 9 무도빠 2014/12/30 2,812
450539 시장가서 살찌는것만 뚱순이 2014/12/30 697
450538 흰가구에 얼룩진거 뺄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2 ㅠㅠ 2014/12/30 1,808
450537 인생 고슴도치같이 살지 말라던 부남 고슴 2014/12/30 732
450536 고민정 아나운서는 인상이 ..참 .. 10 조니 2014/12/30 5,560
450535 난 왜 맞춤법 틀린거만 보면 막 막 지적하고 싶어지고 그럴까요?.. 23 오타 2014/12/30 1,183
450534 예쁜후배만 챙기고 이뻐해요ㅜㅜ 13 이런느낌시러.. 2014/12/30 2,950
450533 빨래비누로 머리감고 식초로 행궈요... 7 빨래비누로 .. 2014/12/30 4,802
450532 성인이면 디자이후텐만구 볼거 없을까요? 8 쿠슈자유여행.. 2014/12/30 1,076
450531 뭐가 가스를 차게한걸까요? 8 ㄱㄴㄷ 2014/12/30 1,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