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자이 오사무

갱스브르 조회수 : 856
작성일 : 2014-10-02 12:40:18

작가군 중엔 유독 자살이 많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것 또한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몰인정하긴 하지만...

뇌리에 남는 자살한 작가는 둘이다

다자이 오사무...그리고

실비아 플라스...

두 사람의 작가적 소명은 죽음이었다

느닷없이 새벽 집을 나서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그 침울한 표지 얼굴이 생각났다

바람이 참 요상하게 분다 했다

어느 추리 소설의 기이한 날씨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무튼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마에 내 천자를 그어가며 힘들게 넘고 넘었다

차라리 누군가 죽여주는 것이 그에겐 구원이겠다 싶을 만큼

글의 묘사는 근원적인 고통에 너무 다가서 끔찍했다

퀭한 눈에 두드러진 골체미

스스로를 잔인하게 해부하다 해체돼 버린 사람...

기어이 가긴 갔다

사실 자살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있어선 안 될 일로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자의든 타의든...마지막 결정은 스스로의 몫이다

그 결과를 두고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충격과 상처를 운운하며 망자를 두 번 죽이고 싶진 않다

죽은 사람 앞에서까지 산 자의 가치를 논하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오죽하면..이라는 이해도 모두 다 살아있는 사람의 자기 해석이다

죽음은 후기를 남길 수 없다

가끔 궁금한 한 가지는 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한 죽음의 찰나 ... 행복했을까

늙으면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사셨던 외할머니가 마지막에 고생을 좀 하셨다

의식이 떨어지기 직전 삼촌하테 하신 말씀이 이랬다

"나 좀 빨리 가게 해줘..."

그렇게 이틀을 앓다가 가셨다

인간실격을 끝으로 그 작가의 책은 다신 안 본다

너무 사실적이라 불쾌한 이유도 있고 불필요한 감정이입으로 산 채로 죽음을 경험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 이생에서 겪고 가야 할 할당된 몸부림을 지나

그곳으로 갈 테니까...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
    '14.10.2 1:22 PM (175.116.xxx.251)

    죽음이 작가적 소명이었다기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소명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그 사실이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 2. 인간실격만큼
    '14.10.2 1:34 PM (1.250.xxx.121) - 삭제된댓글

    공감하며 본 책도 없는 것 같아요.
    원글님 박성철의 '무조건' 들어보세요. 신나요.
    인생 별 거 없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것.
    하루하루 그냥 웃으며 삽시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복잡하게 생각해봤자
    생각에 지치고 우울할 뿐.
    결론나는 것도 없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0873 최민수에게 박수를 23 ㅇㅇ 2014/12/31 2,892
450872 “물수건을 성기 모양으로 접어”…안성시장 ‘성희롱’ 논란 7 .. 2014/12/31 3,952
450871 영재교육원..(ka*e나 김연*소) 같은곳.. 3 캐시미르 2014/12/31 1,138
450870 일상적으로 바닥에서 쓰는 방석 어떻게 보관할까요? 정리 2014/12/31 344
450869 오래된 아이패드 다운그레이드시킬수 있나요 3 두부 2014/12/31 1,809
450868 어제 베스트 뇌검사 댓글 엄마마음님 9 급해요 2014/12/31 1,298
450867 윤선생하려는데 2 초딩 2014/12/31 967
450866 전세에서 월세로 계약이 바뀌는데 주소이전을 몇일 해달라네요. 7 부동산 2014/12/31 1,491
450865 가사없는 좋은음악CD 소개해주세요. 12 경기도민 2014/12/31 588
450864 오늘 떡만두국 준비 하시나요? 4 만둣국 2014/12/31 1,533
450863 어이쿠~ 의협. 그럼 그렇지. 의료과실 아니라네요? 3 신해철사건 2014/12/31 677
450862 박지원, 안희정 향해 “충청도 큰 별 보러 왔다” 2 차기큰별 2014/12/31 1,105
450861 유통기한 비타민 2014/12/31 303
450860 서울 도심 싱크홀 41개,종로 3가에서만 18개 3 .... 2014/12/31 933
450859 필리핀 입국시 환전 많이 해가면 조심해야 할거 있나요? 4 ahah 2014/12/31 1,025
450858 결혼상대자로서 가장 중요한거 한가지만 꼽는다면? 28 행복 2014/12/31 4,524
450857 남의 글에 맞춤법 욕해놨는데 지가 틀린 거면? 13 2014/12/31 823
450856 39살.. 염색 할까말까 고민중이에요(어깨길이 셋팅펌 스타일) 5 .. 2014/12/31 1,949
450855 12월 31일(수) 류효상의 신문을 통해 알게된 이야기들 2 세우실 2014/12/31 406
450854 강원도 여행은 어디를 꼭 가보면 좋을지.. 11 지방맘 2014/12/31 2,797
450853 시상식 수상소감 끝까지 못보겠어요. 5 ㅇㅇ 2014/12/31 1,862
450852 받을 돈이 있어 차용증을 받으려고 하는데 연대보증인 세워달라고 .. 2 받을돈 2014/12/31 1,331
450851 5천만이 용서해도 나는 문재인을 용서할 수 없다. 꺾은붓 2014/12/31 1,250
450850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비록 잊고 싶은 잊지말아야 할 일들이 너무.. 올한해 2014/12/31 266
450849 머리 파마하고 나서 바로 염색 4 쳐발쳐발 2014/12/31 1,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