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자이 오사무

갱스브르 조회수 : 835
작성일 : 2014-10-02 12:40:18

작가군 중엔 유독 자살이 많다

독자의 입장에선 그것 또한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몰인정하긴 하지만...

뇌리에 남는 자살한 작가는 둘이다

다자이 오사무...그리고

실비아 플라스...

두 사람의 작가적 소명은 죽음이었다

느닷없이 새벽 집을 나서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그 침울한 표지 얼굴이 생각났다

바람이 참 요상하게 분다 했다

어느 추리 소설의 기이한 날씨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무튼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마에 내 천자를 그어가며 힘들게 넘고 넘었다

차라리 누군가 죽여주는 것이 그에겐 구원이겠다 싶을 만큼

글의 묘사는 근원적인 고통에 너무 다가서 끔찍했다

퀭한 눈에 두드러진 골체미

스스로를 잔인하게 해부하다 해체돼 버린 사람...

기어이 가긴 갔다

사실 자살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있어선 안 될 일로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자의든 타의든...마지막 결정은 스스로의 몫이다

그 결과를 두고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충격과 상처를 운운하며 망자를 두 번 죽이고 싶진 않다

죽은 사람 앞에서까지 산 자의 가치를 논하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오죽하면..이라는 이해도 모두 다 살아있는 사람의 자기 해석이다

죽음은 후기를 남길 수 없다

가끔 궁금한 한 가지는 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한 죽음의 찰나 ... 행복했을까

늙으면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사셨던 외할머니가 마지막에 고생을 좀 하셨다

의식이 떨어지기 직전 삼촌하테 하신 말씀이 이랬다

"나 좀 빨리 가게 해줘..."

그렇게 이틀을 앓다가 가셨다

인간실격을 끝으로 그 작가의 책은 다신 안 본다

너무 사실적이라 불쾌한 이유도 있고 불필요한 감정이입으로 산 채로 죽음을 경험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 이생에서 겪고 가야 할 할당된 몸부림을 지나

그곳으로 갈 테니까...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
    '14.10.2 1:22 PM (175.116.xxx.251)

    죽음이 작가적 소명이었다기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소명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그 사실이 작품의 심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 2. 인간실격만큼
    '14.10.2 1:34 PM (1.250.xxx.121) - 삭제된댓글

    공감하며 본 책도 없는 것 같아요.
    원글님 박성철의 '무조건' 들어보세요. 신나요.
    인생 별 거 없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것.
    하루하루 그냥 웃으며 삽시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복잡하게 생각해봤자
    생각에 지치고 우울할 뿐.
    결론나는 것도 없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3751 "김현을 범죄자 취급한 표창원, 옳지 않다" 10 샬랄라 2014/10/07 1,068
423750 방문 뒤에 거는 행거 중 문에 손상안가는 것도 있나요? ... 2014/10/07 429
423749 지금 핸드폰 바꾸면 많이 손해일까요? 1 yolo 2014/10/07 1,315
423748 초록수세미로 유리창을 문질러서 아주 넓은 면적으로 기스가 났어요.. 16 금둥이 2014/10/07 6,162
423747 술만 끊어도 살빠지나요? 5 2014/10/07 2,959
423746 82쿡 운영자들 로그인 못잡는거 보니... 12 무능력한듯 2014/10/07 1,134
423745 신입사원 아들이 회식서 너무많이마셔서 정신을잃었는데ᆢ 37 다다미 2014/10/07 15,139
423744 2014년 10월 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0/07 595
423743 날씨 추워지는데 올해는 무슨 겨울옷이 유행할까요? 1 궁금 2014/10/07 1,835
423742 요미우리, 韓 인권과 언론자유 규제 우려 홍길순네 2014/10/07 300
423741 인터넷 사진 저작권 잘 아시는 분.. 2 저작권 2014/10/07 1,059
423740 한세영양 생존 사일간.. 33 디옴. 2014/10/07 12,020
423739 정보기관을 잘 하려면 홈랜드 2014/10/07 278
423738 201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라네요. 17 문배동마미 2014/10/07 3,388
423737 앞동 할머니 오지랖에 영혼까지 털릴뻔... 25 아짜증 2014/10/07 11,450
423736 수원에 청담 고센같은 수원 2014/10/07 812
423735 모던패밀리 시즌6 2화 1 # 2014/10/07 2,504
423734 이제야 자는 중학생... 3 쩝... 2014/10/07 1,439
423733 성남 모란시장 개고기 안보고 이용할수있나요? 3 ... 2014/10/07 1,765
423732 70대 후반 노인네가 국회의장이었어요????????? 6 박희태 영감.. 2014/10/07 1,360
423731 오늘 저녁 출산한 친구 내일 문안가도 될까요? 9 하늘 2014/10/07 1,262
423730 아진짜 지겨워서 6 stop 2014/10/07 2,354
423729 거실에 커텐과 블라인드 동시에 달고 싶어요. 5 ^^ 2014/10/07 6,461
423728 잠안올때 기도문? 3 82쿡스 2014/10/07 1,392
423727 서울대 전과에 관해.. 12 조언 구함 2014/10/06 4,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