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얼굴에 없던 점이 생겼다
아직 희끄무레하지만 거울을 보노라면 그것만 보인다
아주 거슬리고 컨디션이라도 안 좋은 날은 신경이 곤두선다
가족이나 주변인들은 티도 나지 않는다고
내가 얘길 하지 않았으면 있는 줄도 몰랐다고 신경 쓰지 말라 한다
어디 그렇게 쉽게 마음이 물러가나...
꽂히는 순간 제거 대상 일 순위다
사실 디밀고 봐야 찾아진다
정말 내가 없애고 싶은 게 이 점인지 아님 다른 어떤 불만이 그것을 핑계로 하는 건 아닌지 헷갈린다
내성적인 성격은 안으로 디립다 들고 파 후비는 경향이 있다
분출해야 할 스트레스를 소심한 자학으로 떼우는 식이다
과도하게 먹거나...먹지 않거나...
어쩜 거울을 볼 때마다 난 그 점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어이 병원에 가 한방 쐈다
의사는 가소롭다는 표정이다...
하긴 치료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자 대부분이 심각한 피부질환을 앓고 있었다
요즘은 성인 여드름이 느는 추세란다
고작 개미가 지나간 흔적이 꽈리로 보였던 이유는 뭘까...
오히려 치료 자국이 더 짙고 선명하다
요상한 마음은 평안해지니 참 알다가도 모를 소갈머리다
거울을 본다
정말 "내가"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동공 속에 나도 모르는 수많은 렌즈가 있다
예전 생각나는 문구 하나
건물 안에 있던 사람이 저 아래 광장을 보고 있다
광장에 있던 사람은 저 멀리 건물을 보고 있다
질문을 했다
누가 누구를 보고 있는 것 같냐고...
답은 저마다였지만 대부분 건물에서, 광장에서 서로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없었다
타인을 통해서도 오로지 자신만을 본다
시간이 지나니 좀 쓰라리다
괜한 짓을 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