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 꽤 오래 살았어요.
16년간 살았으니..
우리 작은 애가 5살 때 쯤 아파트 지상에서 자전거를 혼자 타고 있었어요.
늘상 애들이 그렇게 잘 놀아요.
근데 어느날 오후에 인터폰이 막 울려서 받았더니
새로 이사온 이웃 언니더라구요.
그 언니가 자기가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다 봤는데
차가 우리 애를 살짝 치고는 애 괜찮냐고 한 번 물어 보고는 그냥 갔다네요?
그래서 자기가 너무 기막혀 그 차 번호를 적어 놨다면서 신고하라는 거예요.
우리 애가 자전거 채로 넘어졌다는 겁니다.
너무 놀래서 저는 아이를 데리고 왔고 곧남편에게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남편이 경비실로 가서 차 번호로 호수를 알았고 경비실에서 그 집에 인터폰을 했어요.
그래서 그 집에서 와서 아이를 병원 데려 가자 하고 병원도 가고 사진도 찍고 했죠.
그 집 엄마랑 동행해서 병원 가고 점심 한 번 먹고 그걸로 끝이었고
혼자 아이 데리고 며칠 병원 다니면서 물리 치료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랑 나이 차가 좀 나는 부분데 그 일로 그 집과 좀 알게 됐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됐죠.
그 당시 우리 애를 친 사람은 그 집 미성년 아들로 면허증도 없는 상태로 운전을 하던 중이었는데
그렇게 아파트 내에서 몰다 일을 친 거였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파트에서 한 젊은 남자를 자주 만나는데
여태 살아도 우리 아파트 사람들은 다 친근하고 또 모르는 사람은 그냥 그렇거니 하면서 지나치면 되는데
그 남자랑 우연히 마주치는데 뭔가 얼굴이 굉장히 제게 안 좋은 얼굴을 하는 듯 하는 거예요.
저는 제가 잘 못 봤나 생각했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사람을 너무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볼 때마다 인상을 팍 쓰고 싹 지나쳐 가고..
뭔가 자연스럽지가 않고 절 아는 데 보니 재수없다 이런 느낌이 들게 끔 하는 이상한 제스쳐인거예요.
이상하다? 저는 모르는사람인데 왜 자꾸 이런 기분이 들지 그랬고 그사람만 보면 제가 되려 긴장하고 그랬는데..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예전 그 사고났던 집 아저씨를 만났는데
알고보니 그 남자가 그집 아들 즉 그 때 우리 아들 친 그 사고 당사자였던 거예요.
벌써 결혼을 해서 걸어다니는 아기가 있는 아빠가 되어서 부모는 그 집을 자식에게 주고
이 아들이 그 집에 살고 있었던 거예요.
그걸 알고 아! 이 집 아들이었어요? 하면서 제가 얼마나 놀랐던지..
근데 이후에도 그 남자 저 보면 썩은 얼굴 되는 거 똑같습니다.
아무래도 그 때 그 일로 앙심을 품고 있는 느낌이에요.
내게 친절할 필요도 없지만 뻔히 아는 데 저만 보면 불쾌한 기색 보이는 그 남자 ..
신경 안 쓰려해도 뭐 뀐 놈이 어쩐다더니 싶은 게 불쾌하네요.
안 보고 싶은데 어찌 자주 쫄랑거리며 다니는 지 늘상 마주치네요.썩은 인상으로 차가운 기운으로요.
일은 우리가 당했는데 그 집에선 자기들이 우릴 원망하나 싶은게 요즘 별 생각이 다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