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 우리 부모님 시골집에
개가 한마리 들어왔는데요
암놈으로요
아버지는 개를 별로 안좋아하고
엄마는 좋아는 해도 손가는게 구찮고 정들까봐
꺼려했는데
(참고로 시골에는 개가 흔해도 너무 흔해요 - 교배안해도 떠돌이 개랑 막 붙기도 하고)
그집 할아버지가 그냥 좀 키우다가 보신탕에 넘기라고 ㅡㅡ;;
그리곤 던져놓곤 갔어요
엄마가 담배값은 주고요
그냥 키우기로 했는데
전 처음에 너무 반대했죠 (시골환경 아시면 이해하실듯)
근데 이 은실이가 키워보니 보면 볼수록
너무너무 영특한 거예요 (웃음이나요 ㅋ)
사례)1
부모님 나들이 가시고
혼자 집보고 있는데
갑자기 막 깽깽거리는 거예요
나는 가끔보는 사람이라 나랑 놀아달라고 저러나? 그럴리가 (저한테는 약간 쿨해요 은실이가 ...)
짖지마 그랬더니
막 끙끙거리고 난리부르스
뭐라해야겠다 싶어서 나가는데
음~~ 아니 어느집 국자에 달고나를 녹이나
설탕 달콤한 향기가...... 헉!!!
세상에 울엄마가 밤을 아주 약한불에 3시간을 올려놓고 그냥 외출한거예요 (불날뻔 했음)
그래서 후닥끄고는
은실이 때려주러 가야지 했는데
더이상 끙끙안대는 거예요 너 왜나왔니? 이런 표정으로 지 기와집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 그럼 불난다고 알려준거?
사례)2
우리개가 오지랖이 넓어서 맞은편 이웃집도 좀 봐줘요
그집 사람들오면 막 꼬리치고 저한테 보다 더 잘해요 (아마 그집이 잔밥을 주는듯 ㅋ)
근데 오후에 그집 산타페가 들어온거예요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는데
아니 개가 막 그 차를 보고 짖는거예요
새삼스럽게 왜이래
근데 너무 짖어 다시 나와서 너 맞을래? 그랬는데
아니 그 산타페에서 (진짜 선팅부터 색깔까지 똑같은데도)
다른사람이 내리더니 여기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어떻게 나가냐고 가르쳐달라는 거예여
헉!!
사례)3
요새는 가끔 나랑도 놀아주긴 하는데 (얼마전까진 개한테 뺨도 맞았어요 고의는 아니겠지만 좀 그랬어요)
갑자기 슬로우폭스 트롯트를 (말이 앞발을 쿵작쿵작 하는거 있잖아요)
추는거예요
나랑 노는게 그리좋아? 하고 좋아했더니
1분30초 후에 저희 부모님 차가 들어오드라고요 ㅡㅡ;; 좋다가 말았어요
근데 그걸 어떻게 말이 1분이지 차소리가 다 바퀴소리인데
그걸 그멀리서 어떻게 알고 어떻게 차색깔을 다 구분할까요?
세상을 1년도 안 살아본 개가 ??
너무 흔한 재주인데 저만 새삼스리 감격한건가요? ㅋㅋ
근데 이렇게 영리한 개를 어떻게 몇년 키웠다고 팔까요
너무 정들까봐 걱정이예요
안팔아도 되겠지만 보통 시골개들의 수순이 그래요
엄마가 겨울에 밥주고 똥치우기 힘들다 싶음 아버지가 어찌나 냉큼 잘 파는지
왜냐면 개가 너무 동네에 흔하고 우리동네는 99% 전부다 하얀색 개들이라
특색도 없구 보통 동네가 그렇게 개를 자주 바꾸는 형국
저도 정말 오랜만에 개가 영리하다는 걸 알고 감탄하는데
벌써 은실이한테 정이 들었어요
또보고 싶어
근데 나한테는 그저 대면대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