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목에 꽃이 피면...?

갱스브르 조회수 : 647
작성일 : 2014-09-29 14:29:57

자글자글한 주름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허나... 나이의 흔적은 굳고 끈질기며 강하다

한번 길을 내면 끝장을 보게 마련이다

그게 시간의 힘이고 순리다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조용히 훑고 지나간다

나이 들어 심상이 드러나다 보니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하고

살아온 궤적의 발자국이 무슨 인증처럼 달라붙는다

억지 웃음과 호의가 그런대로 포장이 되던 때가 있다

젊은 탄력에 덧칠된 화장으로 질투도 시기도 심술보도 유치함도

잘 훈련된 표정관리 모드에서는 가능한 그때가 있었다

나이들수록 피부가 얇아진다

시술이나 성형의 맹점은 내가 젊지 않다는  공개적 확신인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사라진 주름 대신 어느 시간에도 속하지 못하는 어색한 피부가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시간의 엄격함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긴 해도 결코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젊어 보인다라는 말은 젊지 않다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좌절된 마음은 자신도 인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사막에 쌓이는 모래 한 알은 잘 눈치채지 못한다

조물주는 그 모래 한 알의 흐름으로 주름을 주셨다

서서히라는 말이 얼마나 거대한 힘을 갖고있는지 새삼 느낀다

2~3년 전부터 웃으면 옅으막한 길이 얼굴 곳곳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몰래 화장실 가 입을 좌우, 위아래로 펌프질 하듯 요동을 했다

그럼 지도 놀란듯 자취를 감추곤 했는데

어느 날 이젠 완전히 자리를 깔았다

이상하지만 차라리 지금이 더 편하다

인간의 힘으론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보니 풍랑에 몸을 두고 안정적으로 부유하는 기분이다

어쨌든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 하는 몸이다

거울 보며 한탄하고 떨구고 해봤자 소용 없음이다

그나마...이리 비 내리고 촉촉하니 적당한 습기가 든 날은

얼굴도 윤기지고 붓기도 쏙 빠진다

고목에 꽃이 핀다면 몇몇은 환호하겠지만

나는 좀...기괴하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2303 수시면접에서 엉뚱한질문을 받았다면....불합격일까요 합격일까요 12 수시면접 2014/09/30 3,162
    422302 현미밥이 오래한 밥처럼 냄새나요 6 2014/09/30 2,264
    422301 조용한데 할말 다하는 사람 좀 그런가요? 6 2014/09/30 4,401
    422300 화장품 전성분좀 봐주세요. 피부에 안좋은 성분은 전혀 없는건가요.. 8 궁금이 2014/09/30 1,177
    422299 배달 가능? 3 봉골레 2014/09/30 861
    422298 김종국 한남자가 드라마 OST였나요? 7 .. 2014/09/30 1,255
    422297 시모님 산소 갈때 준비할게 뭐가 있을까요? 8 초보새댁 2014/09/30 6,847
    422296 꿈이 좀 이상해서 찜찜해요,,,,,, 2 유부 2014/09/30 996
    422295 외신, 朴 세월호 진상규명 외면, 북한 인권 거론 어불성설 light7.. 2014/09/30 809
    422294 떡갈비와 함박스테이크 조리법의 차이가 뭔가요? 2 조리법 2014/09/30 4,648
    422293 일러스트.포토샵.인디자인 CS6 좀 싸게 살 수 있나요 2 .. 2014/09/30 1,328
    422292 [세월호진상규명] 오늘자 신문으로 알게된 상식 그리고...(펌글.. 청명하늘 2014/09/30 676
    422291 멸치볶음에 물엿넣고 안딱딱하게 하려면? 6 /// 2014/09/30 4,328
    422290 김밥 세 줄째 먹는중.. 15 hhh 2014/09/30 4,045
    422289 염정아도 얼굴이 바뀐듯 15 지방이식 2014/09/30 6,965
    422288 소심소심한 고민좀 도와주세요ㅋㅋㅠ 2 근심쟁이 2014/09/30 808
    422287 공인중개사 괜찮을까요.. 4 ... 2014/09/30 1,883
    422286 직장 내 성희롱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3 ... 2014/09/30 1,418
    422285 "길냥이를 부탁해" 3 loving.. 2014/09/30 918
    422284 솔직함을 무기로 불편하게 하는 그 엄마. 어떡해야 될까요 11 ... 2014/09/30 3,255
    422283 블로그 보고 와 했네요 37 2014/09/30 81,005
    422282 아이셋 모두 전교 1등하는 올케 교육법... 143 도치맘 2014/09/30 35,965
    422281 미드 굿와이프 좋아하시는 분 계세요?? 10 혹시 2014/09/30 2,634
    422280 일반인 유가족 대변인 고소하기로... 17 ... 2014/09/30 2,403
    422279 자동차환경개선부담금 내셨어요? 세금 2014/09/30 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