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게시판글을 읽다... 시댁에 잘하려고 했었던 제 예쁜 마음이 아까워요

조회수 : 1,993
작성일 : 2014-09-28 22:41:10
처음에 결혼해서 넘 놀랐었죠.
아니 이집은 왤케 맨날 사소한거 갖고 심하게 싸우나.
왜 남편과 시어머니는 둘다 분노조절이 안되는거 같나.
안되겠다 내가 사랑으로 이들을 좋은 가정으로 인도해야겠다...

남편은 원래 엄마랑 사이가 안좋았대고 뭘해도 저런다고
시어머니는 쟤가 저러니 네가 잘해야 된다고 여자가 중요하다고.

아... 그래 난 할수 있어.
그게 얼마나 어이없는 생각이었는지 몇개월 지나 또렷히 알았어요.
저는 심리상담가가 아니니까요.
더불어, 제 존재 자체가 이들 가족에게 새로운 싸움의 토픽이라는걸 알고 기함...

걔는 왜 아프다고 전화를 안하냐
걔는 왜 용돈을 이거밖에 안냈냐
집안 살림이 제대로 되는거냐
토요일은 가족의날이라고 했지? 니네끼리 모하냐 부모는 내팽겨치고
이래서 여자가 잘 들어와야 된다
처가는 멀수록 좋단다
어이고 지 마누라만 편드는 꼴 봐라 호로새끼

저도 친정부모가 아들빼앗긴 노인 심정 이해해주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어요.
웃고, 초대하고, 오해라고 빌고...
근데 그러면 안됐던거 같아요.

요새도 그때 생각하면 화가 나서 밤에 잠이 안오니까요.
아예 남편이랑 저랑 둘이 신혼이라 즐겁고 좋은거 자체가 못마땅해했고
제가 직장에서 인정받는거, 친정이 잘나가는거, 남편이랑 잘지내고 재밌게 사는거, 육아도우미 쓰고 남편이 육아가사 분담 잘해주는거, 이 모든걸 맘에 안 들어했어요.
처음엔, 그래 자격지심이니까 더욱 겸손해지자 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막말하고 악하게 대하더라고요.
저는 행복할수록 감춰야 했고요.
남편도 여행가는거, 물건 산거, 친구들 만난거, 친정에서 선물받은거, 외식 한거, 모든걸 감추라고 했어요.
원래 그렇게 살아왔다고... 하더라고요.

아들며느리가 흡족할때는 오직 선물이랑 돈가지고 와서 주말 내내 모시고 다니고 둘이는 데면데면한데 주중에 회사 끝나면 전화하고 같이 욕해주고 걱정하고 키워주셔서 무한감사하다고 하고... 해야만 흡족하고
조금이라도 둘이 사랑하는거 같거나 시댁이 아닌 다른데 관심을 갖거나 충분히 굽신대지 않고 형식적으로 전화하는거 같으면 살기싫다 아프다 부모는 귀찮겠지 불효자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조바심내고 신경쓰고 우울해했던 제 마음이 참 바보같아요;;
IP : 115.136.xxx.17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혈압..
    '14.9.28 10:47 PM (211.207.xxx.203)

    조금이라도 둘이 사랑하는거 같거나 시댁이 아닌 다른데 관심을 갖거나
    충분히 굽신대지 않고 형식적으로 전화하는거 같으면 살기싫다 아프다 부모는 귀찮겠지 불효자들 --->
    부모가 아니라 드럽게 까다로운 이웃집 유치원생같네요.

  • 2. 소름
    '14.9.28 10:50 PM (125.180.xxx.210)

    징글징글하네요. 정말 저런 부모가 있군요.
    그래서 요즘엔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아, 제발 시댁과 거리 두고 남편과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고 혀주세요.
    아이고 혈압이야...

  • 3. 어쩌다
    '14.9.28 10:52 PM (219.250.xxx.52)

    한국의 부모 자식 관계는
    이토록 병든 경우가 많은가
    집단 정신병

  • 4. 음...
    '14.9.28 10:56 PM (223.62.xxx.134)

    시댁은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결국 멀어지더군요
    신혼땐 뭘모르고 마냥 잘해야하는건줄 알죠
    더 살아보세요..
    그나마 애들이 있어서 살고 경제력있으니 정말 이혼안하고 애들 온전한 가정 만들어주자고 죽자고 유지하게 되네요
    시집 식구들은 이제 솔직히 가족은 아닌거 같아요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훗~

  • 5. ..
    '14.9.28 10:56 PM (118.221.xxx.62)

    자식도 안되는걸 남인 며느리가 어찌 고쳐요.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고부갈등 원인은 며느리는 남이란걸 인정 못하는게 젤 문제죠 ...남이다 생각하면 그리 함부로 하지도, 많이 바라지도 않아요

  • 6. 음.
    '14.9.28 11:02 PM (121.55.xxx.163)

    내식구다 하면서 내식구보다 못대해주는게 며느리죠. 내아들은 최고지만 며느리는 보잘것없는 하찮은존재
    언제부터인가 시댁에다녀오면 말못해서 쌓인 응어리만 커져가고 소화도 잘안되고
    지금은 나쁜며느리 자처하고 있어요.. 처음에 조금 불편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네요.

  • 7. 이게 다
    '14.9.28 11:11 PM (211.207.xxx.203)

    일일 드라마 때문이예요,
    분량 늘리려다 보니 3대가 모여 지지고 볶고 살고.
    돈없으니 밖에 나가서 뭔가를 시도하기보다 주구장창 티브이만 보고
    친구도 적은 분들은, 시야가 좁아져서 며느리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에...
    주위에 보면 잘 사는 분들일수록 주위에서 보고 듣는게 많아서 생각이 세련되고 오히려 기대치가 현실적이더라고요.

  • 8. 맞아요
    '14.9.28 11:49 PM (65.95.xxx.245)

    집에 전업주부하고 친구들 없는 시댁이 더 장난이니다군요. 어디서 들은건 많아서 원하는건 많은데 돌아오는건 혹된 시집살이뿐...
    결혼은 부부가 중심이지 시부모 또 친정부모가 너무 개입되고 그걸로 배우자가 스트레스받는다면 그건 아니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164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9/29am] 그 입 다물라? lowsim.. 2014/09/29 505
421163 까칠한 성격의 자식 대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39 성격 2014/09/29 13,793
421162 반지 꿈 해석좀 부탁드릴께요(지식인에도 없어서) 6 흠냐ᆢ 2014/09/29 1,029
421161 서북청년단에 의해 살해된 아기들의 무덤 ( 사진 ) 13 닥시러 2014/09/29 3,919
421160 2014년 9월 29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2 세우실 2014/09/29 616
421159 운전면허 주행시험 너무 어려워요 1 .. 2014/09/29 1,644
421158 (도서) 세월호의 진실-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였나,곽동기 박사 3 ... 2014/09/29 747
421157 모기향 좀 추천해주세요 모기땜에 돌아버릴 지경 2 baraem.. 2014/09/29 1,384
421156 혹시 청약예금 통장으로 1 .. 2014/09/29 1,501
421155 82님들~ 노래 한곡 들으세요~ 7080 2014/09/29 564
421154 여자외모란게 참신기해요 5 뿌우뿌우 2014/09/29 6,266
421153 헉! 2014년에 백색테러 단체가? 7 닥시러 2014/09/29 1,524
421152 만리장성 여행은 언제가 최적일까요? 6 이제다시 2014/09/29 2,074
421151 명품가방에 대한 남편과의 대화 39 그냥... 2014/09/29 14,807
421150 내가 본 연예인들과 일반인들의 차이점. 6 Money 2014/09/29 7,323
421149 꿈해몽.. 시아버님이 칼 끝을 부러뜨렸어요. ㅠㅠ 부탁드려요 2014/09/29 830
421148 손주들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재룡 많이 부르나요..?? 2 .. 2014/09/29 807
421147 선볼 사람과 나이차이가요............ 13 자유게시판 2014/09/29 4,997
421146 외신, 세월호 시뮬레이션 결과, 모두 살 수 있었다! 11 light7.. 2014/09/29 1,902
421145 우리 윗층의 공통점 3 도 닦는 사.. 2014/09/29 1,392
421144 46세인데요.. 컴퓨터나 핸폰 활용, 잘하는 방법은 뭘까요 7 잠못드는밤 2014/09/29 2,264
421143 여드름때문에 고민이시라면.. 4 소풍 2014/09/29 3,110
421142 충격> 일베를 이용하여 백색테러 조장하는 조작정권!.. 4 닥시러 2014/09/29 1,105
421141 이번 라오스의 세 청년들... 바로는 참 이쁘더군요. 7 꽃청춘 2014/09/29 3,433
421140 꼭 라떼말고도 맛있는 커피나 음료 추천해주세요 1 MilkyB.. 2014/09/29 1,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