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바자회하는날.
자봉들은 7시30분까지 집결이라, 새벽같이 일어나 꽃단장을 하고 집이 경기도인 관계로 새벽 6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자이글을 들고~ 룰루랄라~~
첨 가보는 조계사! 역시 서울은 과거와 현재가 함께 존재하는 도시여! 서울 한복판에 이리 아름다운 절이 있다니!!(그러나 난 기독교인~)
감탄도 잠시.
이미 도착하신 분들과 매대를 펴며, 바자회 준비를 합니다.
속속 집결하는 인원들도 함께 준비를.
매대가 완성되어 갈 즈음.. 파란 용달차 등장.
82여러분들이 기증해주신 물건들을 분류하며 ‘저건 내가 사야되는뎅 쩝.’ 자봉은 구입이 안되자나요 흑.ㅠ ㅠ (그래서 전 아바타를 등장시킵니다. )
82기증 물품들은 물품 담당하시는 분들이 정리하시고, 전 꼬치어묵담당이라 제자리로 이동합니다.
자이글로 꼬치어묵을 데우기만 하면 되는건 줄 알고 오전 완판시키고 나는 쇼핑을 하리라~~
부푼 꿈을 꾸면 바자회날을 기다린 나.
꼬치어묵은 안팔리고, 옆자리 물품매대엔 백만순이님이 기증하신 키친크로스 등장.
유지니맘님이 오후에도 판매해야하니 나눠서 판매하라고 분부를 내리셔서, 물품판매하시는분이 반은 상자에 집어넣으시는 것까지 보고, 다시 꼬치어묵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82님들이 몰려오셔서, 이거이거 백만순이님이 만드신거네 막 사시고, 여드름 물비누를 찾으시고... 옆에 있는 나도 정신이 없어.물품판매하시는분은 진짜 정신 없으셨을 듯.
꼬치어묵도 하나둘씩 팔려나가는데, 갑자기 참하신분 저기요, 떡이 안익었어요.
헉 난 꼬치어묵이라 어묵만 있는건줄 알고 데우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중간에 떡이 뙁!
그후로 저는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한손에는 젓가락 한손에는 이쑤시개를 들고 자이글 밑으로 손을 넣어 ㅠㅠ 떡이 익었나 안익었나 찔러보면서 꼬치어묵을 완판시켰다는 슬픈얘기가...
정말 이글이 용두사미가 된 이유가 처음에는 제가 너무 신났었는데, 하다보니깐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멍 때리고 있는 절 보신분들도 많으실꺼예요. 저 원래 상냥한 여자!
그리고 오후 2시경쯤 저의 아바타들이 등장합니다.
핸드메이드만 무조건 사라!고 명령을 내렸으나 아바타들은 오작동을 하며 먹거리에 돈을 엄청 쓰고, 저한테 와서 아바타들이 꼬치어묵만 5개 사먹었어요. 흐엉...
어른남자 아바타는 매운어묵도 엄청 사드시고, 커피카에서 커피 두잔 사마시고, 꼬맹이 아바타들은 츄러스랑 김밥이랑 핫도그랑 커피카에서 무슨 쥬스도 사먹었답니다. 그런것도 팔았어요??
또또... 수제쿠키도 사서 슈퍼과자처럼 그냥 까먹었데요.
내가 우아하게 블랙커피랑 먹을라고 그랬는데...
그 와중에 아바타들이 제대로 작동한건 수제물비누를 하나 건졌더라구요.
오전에 82분들이 많이 찾으셨던 여드름 물비누인가봐요? 맞죠??
먹거리들은 조금 일찍 판매종료되었고, 물품도 많은 분들이 사가셔서, 바자회후 정리할때보니 옷만 몇박스 남은거 보고 먼저 왔습니다.
남자어른 아바타가 차도 안가져왔으면서 아이들 옷을 두봉지나 사서 저 정말 울고싶었어요.
지하철에서 너무 힘들어서 노약자석에 앉아 왔습니다.
집에와서 씻고 보니 양손에 데인상처가 흑...
그래도 많은 분들이 떡이 딱딱한 꼬치어묵을 드셨을꺼 같은데, 죄송합니다.
조계사라 불사용이 안되어 전기제품만으로 하다보니 한계가 있었네용.
어제 말로만 들고, 보지도 못했던 생강차, 레몬차?, 쿠키, 떡, 백만순이님 키친크로스, 밀랍초등등 진짜 좋은물건들 너무너무 많았어요^^
다음에 바자회하면 핸드메이드 기증하셨던 분들 꼭 또 기증해주세요^^
전 하루종일 있으면서 물건 풀릴때마다 기다렸다가 다 살꺼예요~~ 진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