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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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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한국 도자기 컵 세트 기증하신 분!

나루미루 조회수 : 4,589
작성일 : 2014-09-28 00:17:53

컵 한 개가 있었어요.

도자기에 은색 배경 깔고 하얗게 그려진 벚꽃무늬가 마음에 들고

입술에 닿는 감촉도 딱이어서

물이며 커피며 홍차며 녹차며 그 컵을 끼고 살았습니다.

내용물이 새고 긴 금이 간 걸 보았을 때는

10여년이 지나 있었지요.

막연히 똑같은 컵이 또 있겠거니 그릇 가게를 기웃거리면서  

설겆이를 하다 보면 이건 어제 산 컵, 이건 오늘 산 컵.

아쉬움에 투덜거리는 내게

올케가 이사 선물로 원하는 찻잔을 선물하겠다, 백화점까지 돌고서야

아차...

그 컵과 저는 한 쌍의 조가비였단 걸 알았습니다.

예쁜 컵이 그렇게나 많고

사은품처럼 얻은, 비싼 물건도 아니었는데

그 컵을 잃고 2년이 된 어제까지 그 같은 '내 컵'을 다시 찾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 바자회에서 그 컵과 똑같은 컵을, 그것도 셋트로 보기 전까지는요.

 

제가 샀씁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기쁨의 엉덩이 춤을 췄씁니다!

어머니에게 컵을 보이며 자랑했는데 제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시네요. 상관없씁니다!

 

매대가 좁아선지 물건이 팔리면 다음 물건을 올려놓는 방식이어서

그 시간, 그 매대에 있지 않았다면 누가 먼저 사갔을 지 모릅니다.

실제로 옆에 분이 관심을 보이셨고요.

아마 매대에 내려졌을 때 제가 제일 처음 봤을 겁니다.

맞아요. 이 컵은 저에게 올 인연이었습니다.

오래 아낌받으며 사용된 물건에는 혼이 깃든다는 미신을 떠올리면

저는 정령이 깃든 컵과, 앞으로 정령이 깃들 컵까지 갖게 된 거겠죠. 

 

기증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덧붙이자면, 그냥 평범한 컵이랍니다. 셋트였단 것도 모르고 한 개만 달랑달랑 

어머니가 어디선가 얻어 온 한국도자기표 사은품 

IP : 119.69.xxx.18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28 12:20 AM (124.49.xxx.100)

    ㅋㅋ 그 기분 저 먼지 알아요.
    나만 좋아하는 티팟.. 셋트 컵 우연히 이베이에서 찾아 (참으로 드문 브랜드인데..)
    짝맞췄을 때의 기분..

    배송비가 ㅎㄷㄷㄷ이었지만 ㅎㅎ
    원글님은 좋은 일에 좋은 만남을 가졌으니 진짜 기쁘실듯..

  • 2. 우와
    '14.9.28 12:23 AM (110.13.xxx.37)

    왠지 가 행복한 기분이 여기까지더 전해지는것 같아요. 82바자화가 팜 여러모로 좋은일 하는군요

  • 3. ㅋㅋ
    '14.9.28 12:25 AM (112.153.xxx.105)

    하늘이 내린 득템이네요.

  • 4. 카모마일
    '14.9.28 12:32 AM (118.36.xxx.81)

    정말 좋은 "인연"이네요.
    득템 축하 드려요:)

  • 5. 펑키치킨
    '14.9.28 12:44 AM (1.241.xxx.29)

    혹시 2개 들어있던 한국도자기 컵 인가요? 웬지 제가 기증한 컵 같다는~^^

  • 6. 콩콩이큰언니
    '14.9.28 12:56 AM (219.255.xxx.208)

    정말 멋진 인연이네요.
    저도 그 행복감 같이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기증해주신분도 그 컵의 동반자이신 원글님도 고마워요~

  • 7. 나루미루
    '14.9.28 1:11 AM (119.69.xxx.188)

    어머, 맞아요 맞아요! 하얀 꽃무늬, 분홍 꽃무늬! 갖고 있던 컵과 다른 점은 밑바닥에 국XX라고 씌여 있어요!

  • 8. ..
    '14.9.28 1:15 AM (39.7.xxx.230)

    그 느낌 어떤지 잘 알기에
    원글님 엄청 부럽습니다~~

  • 9. 세상에
    '14.9.28 1:39 AM (39.118.xxx.134)

    축하합니다.
    되게 궁금합니다.
    줌인줌아웃에서 구경좀 합시다~

  • 10. 원글님
    '14.9.28 2:39 AM (110.8.xxx.239)

    줌줌아웃에 사진 좀 올려주세요 전체적인 사진들만 많고 물건들 사신 것 좀 보구싶어요

  • 11. 파랑
    '14.9.28 5:46 AM (211.36.xxx.98)

    대단하네요
    물건도 인연이 있군요

  • 12. 불면증
    '14.9.28 7:09 AM (122.34.xxx.34)

    앗 님이시군요.
    너무 좋아하시면서 사가셔서 기억해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컵이 있는데, 이가나가도 그걸 못 버리거든요.
    예쁘게 잘 쓰세요

  • 13.
    '14.9.28 8:04 AM (39.7.xxx.39)

    글도 참 잘 쓰시네요.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

  • 14. 은짱호짱
    '14.9.28 10:09 AM (1.254.xxx.66)

    지역카페 드림방 공지에 나에겐 쓸모없지만 남에겐 보물이 될수도 있다는 말이 생각나요
    축하드립니다~~~컵이랑 뽀뽀 많이 하세용~~~

  • 15.
    '14.9.28 10:11 AM (123.214.xxx.67)

    원글이 기뻐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컵.. 구경시켜주세요..그 기쁨 같이 누리고 싶네요

  • 16. ..
    '14.9.28 10:54 AM (59.15.xxx.181)

    오..이런게 정말 바자회의 참묘미!!


    저도 같이 엉덩이춤 추어드립니다~!!

  • 17. phua
    '14.9.28 12:10 PM (1.241.xxx.41)

    줌인에 올리시오~~~~~~

  • 18. 하트무지개
    '14.9.28 1:32 PM (114.206.xxx.60)

    바자회 후기는 아무리 읽어도 재밌어요.
    원글님 행복감이 느껴져서 저도 웃음지어져요.

    컵이랑 뽀뽀 많이 하세용~~222

  • 19. nana
    '14.9.28 9:42 PM (61.72.xxx.77)

    제가 샀씁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기쁨의 엉덩이 춤을 췄씁니다!

    어머니에게 컵을 보이며 자랑했는데 제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시네요. 상관없씁니다!

    ----------------------------------------

    신나는 마음이 막 전해지고
    읽는 저도 컴퓨터 앞에서 엉덩이춤이 절로 나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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