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로움은 가장 따뜻한 순간에 온다...

갱스브르 조회수 : 1,990
작성일 : 2014-09-27 16:36:56

20대 때의 외로움은 옆구리가 시려 그렇다고 생각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주아주 어릴 적...

그러니까 끊긴 필름처럼 그 시절의 모습이 사진처럼 남아있는 시기를 지나

완전한 영상으로 재생 가능한 5~6 살 무렵의 나도 외로웠더랬다

미처 기억할 수 없는 태생 초기의 블랙박스는 살아봐야 드러난다

어른들은 혼자 잘 노는 아이를 칭찬하지만

지금은 안다 , 그것이 얼마나 애쓰고 난 뒤의 포기인지를...

본래 사람은 빛을 따르고 온기를 좋아한다

내성적이고 말 잘 듣는 아이가 손가락을 꼬물락거릴 때 안쓰러운 느낌이 든다

우리 부모 모두는 사랑으로 키운다지만 결과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랑이 넘치는 건 모자란 것과 같은 결과를 준다

이상하게도 온 가족의 사랑이 빵빵한 풍성처럼 둥둥거릴 때 베란다에 혼자 서있는 느낌을 받았다

살면서 드러나는 의문은 불친절하고 당황스럽게 온다

전혀 앞뒤 연관성 없는 무작위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족한 데이트를 하고 오는 길도 그랬다

친구와 온 마음으로 우정을 나누고 난 뒤에도 동굴의 찬바람이 불었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꿈을 이루고 난 뒤의 외로움이었다

오매불망...몇 년을 기다리고 치이고 다시 오르고

너덜너덜해지기 일보직전 환희의 찬가를 불렀지만 심한 울증이 찾아와 나를 또 놀래켰다

가장 행복하게 느끼고 즐겨도 모자랄 시간을 잠이 다 가져갔다

내가 모르는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든다

아마 평생을 그 허함을 메우려 사는 것 같다

공부가 일이 사람이 정신적 유희가 가끔 그 역할을 했지만

어느 한폭  공간은 줄지 않음을 확인시켜주고 간다

아무리 좋은 가을 볕이라 해도 집에서는 빛을 들이지 않는다

블라인드를 내려 자연 채광을 막았다

그런데 그 구석탱이 좁은 틈으로 실오라기 같은 조명이 든다

풀어야 할 삶의 그림자는 기다린다

빛이 들어야 자신을 증명해 보일 수 있으니까...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IP : 115.161.xxx.20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9.27 6:16 PM (110.14.xxx.185)

    사랑이 넘치는 건 모자란 것과 같은 결과를 준다
    내가 모르는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든다아마 평생을 그 허함을 메우려 사는 것 같다



    꼭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쓴 글 같네요

  • 2. ㅠㅠ
    '14.9.27 10:50 PM (203.226.xxx.28)

    외로움은 가장 따뜻한 순간에 온다...
    가슴을 두드리는 글 잘 봤어요ㅠㅠ

  • 3. 멋진글
    '14.9.27 10:58 PM (183.100.xxx.107)

    고마워요..
    전부 동감하긴 어려웠지만요..
    외로움..

  • 4. 글을
    '15.12.1 8:15 PM (117.111.xxx.32) - 삭제된댓글

    참 잘 쓰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9652 한샘 붙박이장 도어 악취 a/s 지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7 tototo.. 2014/10/24 3,748
429651 이삿짐 센터 인부들 일당이 얼마죠? 2 궁금 2014/10/24 9,570
429650 소소한 저의 다이어트 & DIY 운동 3 흘러가는 시.. 2014/10/24 1,928
429649 초4 여자아이 아디다스도 모르고 3 엄마 2014/10/24 1,204
429648 이퀄타임스, 파업권, 인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 light7.. 2014/10/24 543
429647 태국에서 송금올게있는데요? 3 로즈맘 2014/10/24 672
429646 강아지가 장판을 물어 뜯었는데.. 13 애셋엄마 2014/10/24 6,217
429645 노래 제목 좀.... 3 부탁 2014/10/24 753
429644 울 소재 옷감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ㅇㅇㅇㅇ 2014/10/24 503
429643 병원감기약 꼭 삼일이상 먹어야 나을까요?? 3 질문요 2014/10/24 1,248
429642 금융기관 취업시 필요한 자격증 겨울이네 2014/10/24 840
429641 사회성 좋은 성격, 인간적인 매력, 끌어당기는 매력 친화력 어떻.. 7 사회성 2014/10/24 6,630
429640 스카이병원, "신해철 의료사고 없었다. 강력 대처할 것.. 18 얄리 2014/10/24 12,722
429639 '다이빙벨' 개봉..."한국 대통령이 봐야 한다&quo.. 1 샬랄라 2014/10/24 635
429638 거실용 온수매트 꼭 좀 추천해주세요 24시간째 .. 2014/10/24 1,037
429637 턱밑뾰루지. 16 ㅜㅜ 2014/10/24 3,571
429636 정부, 대북삐라 살포한 탈북자단체에 2억원 지원~ 6 배후 2014/10/24 744
429635 케이크가 떡이 되었어요. 어쩔까요. 3 아까바우쩌요.. 2014/10/24 1,032
429634 일 쉰지 며칠 됐는데, 나가봐야하는데, 왜이리 귀찮을까요? 1 귀찮아요 2014/10/24 600
429633 남 지적은 잘하면서 내 지적은 못 받아들이는 사람. 3 허 참 2014/10/24 1,376
429632 다른남편들은 어떤가요? 2 궁금 2014/10/24 989
429631 요요올까봐 저녁안먹은지 몇년됐는데 10 ... 2014/10/24 5,482
429630 다이빙 벨, 꼭 봐주세요... 3 ... 2014/10/24 855
429629 며칠째 여친과 첫경험글 이젠 무시합시다. 5 ... 2014/10/24 2,529
429628 백범 김구, 막 두들겨 패도 되는 존재인가 샬랄라 2014/10/24 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