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로움은 가장 따뜻한 순간에 온다...

갱스브르 조회수 : 1,948
작성일 : 2014-09-27 16:36:56

20대 때의 외로움은 옆구리가 시려 그렇다고 생각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주아주 어릴 적...

그러니까 끊긴 필름처럼 그 시절의 모습이 사진처럼 남아있는 시기를 지나

완전한 영상으로 재생 가능한 5~6 살 무렵의 나도 외로웠더랬다

미처 기억할 수 없는 태생 초기의 블랙박스는 살아봐야 드러난다

어른들은 혼자 잘 노는 아이를 칭찬하지만

지금은 안다 , 그것이 얼마나 애쓰고 난 뒤의 포기인지를...

본래 사람은 빛을 따르고 온기를 좋아한다

내성적이고 말 잘 듣는 아이가 손가락을 꼬물락거릴 때 안쓰러운 느낌이 든다

우리 부모 모두는 사랑으로 키운다지만 결과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랑이 넘치는 건 모자란 것과 같은 결과를 준다

이상하게도 온 가족의 사랑이 빵빵한 풍성처럼 둥둥거릴 때 베란다에 혼자 서있는 느낌을 받았다

살면서 드러나는 의문은 불친절하고 당황스럽게 온다

전혀 앞뒤 연관성 없는 무작위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족한 데이트를 하고 오는 길도 그랬다

친구와 온 마음으로 우정을 나누고 난 뒤에도 동굴의 찬바람이 불었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꿈을 이루고 난 뒤의 외로움이었다

오매불망...몇 년을 기다리고 치이고 다시 오르고

너덜너덜해지기 일보직전 환희의 찬가를 불렀지만 심한 울증이 찾아와 나를 또 놀래켰다

가장 행복하게 느끼고 즐겨도 모자랄 시간을 잠이 다 가져갔다

내가 모르는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든다

아마 평생을 그 허함을 메우려 사는 것 같다

공부가 일이 사람이 정신적 유희가 가끔 그 역할을 했지만

어느 한폭  공간은 줄지 않음을 확인시켜주고 간다

아무리 좋은 가을 볕이라 해도 집에서는 빛을 들이지 않는다

블라인드를 내려 자연 채광을 막았다

그런데 그 구석탱이 좁은 틈으로 실오라기 같은 조명이 든다

풀어야 할 삶의 그림자는 기다린다

빛이 들어야 자신을 증명해 보일 수 있으니까...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IP : 115.161.xxx.20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9.27 6:16 PM (110.14.xxx.185)

    사랑이 넘치는 건 모자란 것과 같은 결과를 준다
    내가 모르는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든다아마 평생을 그 허함을 메우려 사는 것 같다



    꼭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쓴 글 같네요

  • 2. ㅠㅠ
    '14.9.27 10:50 PM (203.226.xxx.28)

    외로움은 가장 따뜻한 순간에 온다...
    가슴을 두드리는 글 잘 봤어요ㅠㅠ

  • 3. 멋진글
    '14.9.27 10:58 PM (183.100.xxx.107)

    고마워요..
    전부 동감하긴 어려웠지만요..
    외로움..

  • 4. 글을
    '15.12.1 8:15 PM (117.111.xxx.32) - 삭제된댓글

    참 잘 쓰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564 샤브샤브 마지막에 죽 어떻게 만드세요? 2 2014/09/28 3,969
421563 옛연인과 이별할 때 악수하셨나요? 6 악수 2014/09/28 4,966
421562 돈의 필요 가치는 연령에 따라 다름 20 돈 필요 가.. 2014/09/28 3,701
421561 며칠전 올라온 아이들 어릴때 재밌는말 했던글 찾아주세요~ 4 암유어에너지.. 2014/09/28 1,037
421560 동파육 만들때(한상차림 조리법) 5 문의 2014/09/28 1,171
421559 음부에 물집 같은 게 생겼는데 안없어지네요 6 물집 2014/09/28 6,613
421558 이튼알렌 소파 직구 메리트 있나요? 12 ehdgns.. 2014/09/28 9,676
421557 외국인 초대 음식 조언 부탁드립니다 10 엄마 2014/09/28 2,131
421556 Walts on the wall of city hall(유튜브 .. 2 사라유 2014/09/28 545
421555 설화수나 헤라 샘플 많이 주는 컨설턴트 안계실까요? 3 ^^ 2014/09/28 2,704
421554 급해요 궁금 1 카톡 2014/09/28 563
421553 조지 클루니가 결혼 한답니다. 13 축하 2014/09/28 5,329
421552 결혼할 남자친구가 신뢰를 와장창 깼어요.... 조언좀부탁드려요ㅠ.. 81 온고지신 2014/09/28 51,417
421551 지키고 싶은 우리 가족. 3 2014/09/28 1,362
421550 성격 정신병 이런것도 유전되는 걸까요? 7 ㅠㅠ 2014/09/28 3,101
421549 남편이 평생 매달 300정도 벌어온다면 어떤가요? 30 . 2014/09/28 15,969
421548 긴급> 이런,김종필과 정두언 이사람들 먼저 가겠네요. 2 닥시러 2014/09/28 1,883
421547 한심스럽지만 인골을 수입해 먹는 이유... 그것이 알고.. 2014/09/28 2,237
421546 본의 아니게(?) 바자회 논란의 한 자락이 되버린 책 판매자입니.. 53 호박빵 2014/09/28 10,464
421545 압구정쪽에서 가방 살 만한곳 있을까요? 1 압구정 2014/09/28 752
421544 인상 더러운 모닥불남?과 소개팅했던 처자입니다! 64 인상파 2014/09/28 15,834
421543 필리핀 넘 위험한 나라네요. 13 오싹 2014/09/28 6,452
421542 내게 기쁜날이 올까 싶어요 2 물가는 오르.. 2014/09/28 1,041
421541 눈물> 고 시현양의 음원이 드디어 발매되었네요!!!! 1 닥시러 2014/09/28 550
421540 씽플레이 재밌네요! 괄괄괄괄 2014/09/28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