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걷기 운동 하다가 ...

기억 조회수 : 1,553
작성일 : 2014-09-26 12:41:12

혼자 있을 때,별로 어렵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을 때,

-주로 설거지.걷기.샤워 -중에 잊고 싶었던 일들이 떠올라 괴로운 적이 많았어요.

중요하지도 않은 일.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나 스스로 놀랄만큼

사소하고 자잘한 일들이 ,막 기어나온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별 게 다 생각나서 그때의 감정까지 같이 떠올라 부끄럽고 창피하고 화나고 분하고 그렇더군요.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청소하시면서 혼자 계시면서 구시렁구시렁

누군가 욕을 하기도 하고 저주하기도 하고,그러시는 걸 본 기억이 있어요.

할머니가 되면 저렇게 되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점점 나이들면서 제가 그러고 있고,주위 제 또래 -40대중반- 사람들도

설거지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욕을 하고 있더란 말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게 늙어가는 모습인건가 그러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괴롭더라구요.벗어나고 싶고,이런 기억 이제 안떠올리고 싶은데

왜 혼자 있을때면 불쑥 침범할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결혼해서 시집.남편.아이 순으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갈등을 겪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마음수련을 많이 하다보니

이제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는 편이고,친분관계의 사람과도 무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남을 탓하기보단 그럴수도 있는거지.완벽하길 바라면 나만 힘들지 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아이들은 특히 그냥 한번 더 안아주는 마음으로 갈등을 해소해왔는데요.

 

얼마전 걷기운동을 하다 또 나를 괴롭히는 불편한 기억들로 한바탕 속을 끓이다가

문득,나의 주위사람은 모두 이해해주려고 하고 안아주려고 하면서

왜 내가 했던 과거의 나의 찌질하고 창피하고 바보같았던 모습은 그리 못마땅해하는걸까..

란 의문이 들면서,그 기억들을 향해 괜찮아.어렸으니까 그랬지.라고 한번 중얼거렸어요.

 

신기하게도 기억이 슥 흩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샤워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이제 그 기억은 저를 안찾아오는 것 같아요.

대신 다른 기억들이 계속 계속 떠오릅니다.

어떨 땐 와~내가 이런것까지 기억하고 있구나 하고 놀라요.

30년 전 일도 기억하고,더 어릴때 일도 기억하고,

 

치매환자들이 현재의 일은 기억못하고 과거의 일만 기억한다더니.

사람의 기억이란 건,과거로 향할 수록 더 생생해지는 건가 봐요.

 

제가 얼마나 심했냐면 작년까지만 해도 설거지 하다보면

아이들이 엄마 왜? 누구보고 바보라고 하는거야? 물은 적이 많았는데요.

이젠 그러지 않네요.방금 운동하고 샤워하고 머리말리기까지

떠오르는 기억없이 ,그냥 이제 뭐하고 뭐해야겠다.그렇게 생각하고 일들 마치다가

아,이제 나를 괴롭히는 기억들에서 슬슬 벗어나고 있구나 ,

기쁜 마음에 글 써봅니다.

 

 

 

 

 

 

IP : 1.235.xxx.2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26 1:35 PM (124.51.xxx.92)

    저도 그럴 때가 많아요.
    좋은 일,기쁜 일도 분명 있었는데 왜 안 좋은 기억들만 자꾸 떠오르고 잊지 못하는 걸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577 바자회 댕겨옴 24 건너 마을 .. 2014/09/27 3,366
421576 스마트폰 통신사 LG유플러스 여기 안좋을까요? 2 kkk 2014/09/27 917
421575 바자회 2시 중계.. 25 다크초코쿠키.. 2014/09/27 2,836
421574 잡생각이너무 많고 감정이 풍부한게 예술가심성인가요?? 28 ㅇㅇ 2014/09/27 11,122
421573 산에 토끼가 있는 걸 봤는데,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요. 15 산토끼 2014/09/27 2,711
421572 어른 다섯이면 대하 몇킬로가 적당할까요 3 2014/09/27 1,519
421571 만능양념장 얼려도되나요? 3 궁금 2014/09/27 1,134
421570 바자회사진 두장 3 YJS 2014/09/27 2,531
421569 제일 보기 싫은 드라마는 어떤거에요? 21 드라마 2014/09/27 3,784
421568 매일같이 견과류 폭식, 괜찮을까요 ? 10 ........ 2014/09/27 6,754
421567 여의사들 공부하기 힘들지 않았나요? 12 아노미 2014/09/27 4,563
421566 너무 하수인 보이스피싱 1 웃겨 2014/09/27 799
421565 바자회 봉사해주시는 분들 감사드려요 2 테나르 2014/09/27 786
421564 바자회 사진 기다리시는 회원님들~ 3 느티나무 2014/09/27 1,609
421563 겸손하게 사는 법 7 원만한 인생.. 2014/09/27 2,681
421562 바자회 가시는분들이요!!! 5 놀란토끼 2014/09/27 1,131
421561 세월호를 기억하는 바자회 후기 6 노란우산 2014/09/27 1,563
421560 햇빛에 빨갛게 익은 얼굴 좀 하얗게 만들수 있는방법 없을까요 5 .... 2014/09/27 1,998
421559 29.5평이면 29평이에요,30평이에요? 3 그것이알고싶.. 2014/09/27 1,320
421558 ㅂㅏㅈㅏ호ㅣ .. 2014/09/27 1,121
421557 기분이 좀 묘해요 4 가을오후 2014/09/27 1,169
421556 바자회 후기 6 ㅁㅁ 2014/09/27 2,022
421555 X 묻은 새누리당이 겨묻은 야당탓하는 나라. 9 완구야~ 2014/09/27 675
421554 조언 감사합니다 rnrans.. 2014/09/27 515
421553 퇴근해서 뭐하다보면 11시 12시네요 2 산다는게.... 2014/09/27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