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요.
항상 엄마가 차려 주는 밥상을 말 없이 다 드시고
엄마가 주면 주는 대로 드시던 분이셨거든요.
군것질 이런 것도 일체 안 하시고 술도 안 드시고..
노년에 당뇨가 와서 허기지니까
영양탕을 좀 드시더라구요.
영양탕 외에는 생각 나는 게 없네요.
아버지 제사 날 좋아하시던 음식으로 좀 올리고도 싶은데
밥 드시던 생각 밖에 안 나니
우리 때 아버지들이 다 그러셨을까요?
엄마는 좋아하던 게 좀 있어서 기억이 선명한데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요.
항상 엄마가 차려 주는 밥상을 말 없이 다 드시고
엄마가 주면 주는 대로 드시던 분이셨거든요.
군것질 이런 것도 일체 안 하시고 술도 안 드시고..
노년에 당뇨가 와서 허기지니까
영양탕을 좀 드시더라구요.
영양탕 외에는 생각 나는 게 없네요.
아버지 제사 날 좋아하시던 음식으로 좀 올리고도 싶은데
밥 드시던 생각 밖에 안 나니
우리 때 아버지들이 다 그러셨을까요?
엄마는 좋아하던 게 좀 있어서 기억이 선명한데요..
저는 반대로, 아버지와 식성이 완전히 똑같아서 예를 들어 꽃게찜을 해서 막 먹다가 아, 아버지도 이거 참 좋아하셨지 생각하며 울컥해질 때가 있어요. 오빠랑 둘인데 어찌 오빠는 아버지랑 전혀 식성이 다르고 저만 아버지를 쏙 빼닮았는지.. 아버지 제사 때 엄마랑 음식 준비하며 아버지 제사 상이 제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채워지는 거 보면 참 마음이 저려옵니다. ㅠ.ㅠ
저희아버지는 배를 좋아하셨어요.
게는 안 좋은 기억이 있으셔서..
6.25때 미군과 함께 참전하셨는데 서해안에서 발견한 시체에 게가 다닥다닥 붙어 뜯어먹는걸 보고 그때부터 게를 못드시겠다고...
(그런데 제 남편은 자다가도 벌떡 깰만큼 게 킬러라 요새 근 한달 게 반찬을 주로 먹음)
고향이 마산이라 생선은 싱싱한 것만 드셨어요.
자반은 생선으로 안치심.
햄은 스팸을 좋아하셔서 제사상에 스팸도 한접시 올림 ㅎㅎ
러시안 스프 좋아하셨어요.
쓰러지셔서 말년에 자리보전하고 위에 구멍내어 유동식만 드셨는데
"아빠 지금이라도 일어나면 뭐가 제일 드시고 싶어요?" 하면
"미 8군부대에 가서 거기 비프 스테이크 먹고싶어" 하셨어요.
그러고보니 저는 많이 알고 있네요.
육회,홍시감,민물생선매운탕,비빔밥,칼국수.... 기억나는게 많아요....
우리 아빠는 고기 좋아하셨구요, 튀김도 좋아하셨어요. 녹두전도 좋아하셨고...
아빠 좋아하셨던거 보다 아빠가 해주셨던게 더 기억나네요.
엄마가 안계시던 어느날 해 주셨던 김치만두전골(?)이랑 주말이면 자주해주셨던 핫케잌, 도너츠...1986년쯤엔 비록 냉동이긴 했지만 피자라는걸 처음 맛보여주기도 하셨어요.
아빠 보고싶어요.
저희 아빠는 내년이 환갑이신데 얼마전에 랍스터를 처음 드셨대요.
마트에서 파는 랍스터를 쪄서 처음 드셔보고... 그게 그렇게 맛있었나봐요.
진작 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중국에서 태어나시고 일본에서 자라셔서 입맛이 참.......^^;;
가끔 중국대사관 앞에 가서 삭힌 오리알 사다 드리고..
만두 좋아하셨고 녹두전 좋아하셨어요..
생전에 어릴 때 드셨던 구부리 만두 얘기를 참 많이 하셨었어요..
(할아버지가 독립운동 하시다 망명하셔서 텐진에서 자라셨거든요..)
돌아가신 후에 한국에 구부리 만두가 들어왔는데 가서 울면서 먹었네요..
아빠.. 그런데 엄청 맛있진 않더라......
이런글 참 좋네요...
아빠 생각나서 슬퍼지긴하지만 지나간 잔잔한 기억을 더듬고 다른분들 얘기 들으니 어린시절 동화책 읽는 느낌이네오..울아빠는 오로지 된장찌개 사랑이셨네요..
원글님 아버님처럼 반찬투정없이 차려지는 밥상 그대로 밥 한그릇 뚝딱....
식후 믹스커피 한잔 좋아하셔서 제사상에도 커피는 올리네요...아빠랑 같이 밥 먹고싶네요
저희 친정 아빠랑 식성과 입맛이 똑같아서 엄마가 김치 담글 때마다 제가 간보면 아빠가 맛있게 먹는다고 하세요. 저희 아빤, 당신이 별로 안 좋아하는 것, 엄마가 상에 올리면 반찬 타박 엄청 하시고, 티내서(여즉 그러세요.ㅎㅎ)뭘 좋아하시는지 알겠어요.
그런데, 저희 엄만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항상 시어머니, 아빠, 자식들 입맛 맞추려다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조차 잃어버리셔서 그게 마음 아프네요.
원글님과 전혀 반대의 상황인거죠.
예전에 엄마가 입맛이 없다고 하셔서, 엄마 모시고 남편이랑 자주 가던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사드린 적이 있었는데, 정말 맛있게 잘 드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 내가 스테이크 자주 사줄께 그랬더니, 또 고긴 안 좋아하신다고...ㅠㅠ
가끔씩 엄마가 저희 집에 올라오시면, 제가 간단하게 국이며 나물이며 요리해서 드렸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다고 니네 집에서 먹었던 음식들 생각난다고 하셔서 친정에 가도 음식하느라 정신없어요.
요리 경력만 사십년이 넘으신 엄마 입맛에 이제 음식 만든지 9년차인 제가 만든게 뭘 입에 맞으실까 싶다가도, 맛있게 드셔주는 엄마가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죠.
지금부터라도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