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연애의발견'보고 남녀관계에 대한 제 태도를 돌아봤어요.

작성일 : 2014-09-25 00:28:26

드라마대사들이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네요.

프로포즈를 앞두고 안아림이라는 예상치못한 복병에 한여름(여주)과 남하진(남주)이 싸우는 장면..

남하진이 이야기하죠.

-왜 너는 되고 나는 안되냐고, 나는 강태하(에릭)랑 니 사이가 하나도 이해 안되는데,

그래도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아무리 이해안돼도 어떻게든 니말 믿고 아무렇지 않은척하는데,

너는 나한테 왜이러냐고...-

저도

극중 여배우 처럼, 남편한테 굉장히 파르르하는 면도 있고, 기분나쁘면 홱 돌아서는 부분도 있고 그래요.

제 실수나 투정에 대해서는 상대가 관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상대의 작은 실수나, 의도치 않은 실수에 대해서 크게 받아들이고, 왜곡하고, 확대해석하며 화내고,...

근데 극중 남주 남하진의 태도를 보니까,

행여나 상대가 나를 못믿게 하더라도,

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고 , 스스로에 대한, 상대에 대한 믿음이 확고 하면
애인이 다른사람에게 흔들릴까말까하는 주변상황에도 불구하고 

불안해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생활이든 애인사이이든 다소 집착적이고 통제권을 가지고자 하는 제 내면의 욕구가 굉장히 강했다는걸,

드라마 속 한여름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게 되었달까요..

연애와 결혼 도합 14년차..

성실하고 책임감강하고 가정적인 .. 괜찮은 남편인데도,

남편이 한번씩 퇴근후 친한 직원들과 어울려 치맥을 하거나,

진로상담을 위해 같은 팀 여직원과 커피를 마시거나

번번히 싫은티를 내고 짜증을 냈었어요. 자주도 아닌데도요.

그게 나와 남편사이에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관계를 건강하게 가꿔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어린 자식들 키우는데 담보잡힌 내 인생에 대한 보상심리도 작동했었던것같고,

어쨌든지 제 말과 행동이 모두 상대를 향한 사랑이라 믿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드라마를 찬찬히 보면서 드는생각.. 꼭 사랑이 한가지 방식은 아닐수 있겠다..

상대가 조금 내 마음같지 않더라도,

나를 믿고, 상대를 믿고 조금은 기다려 주는거..

남하진의 대사와 눈물에서 조금 다른 혜안을 얻었어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밤

친구와 술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에

여러가지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
IP : 222.110.xxx.24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청매실
    '14.9.25 12:44 AM (125.128.xxx.7)

    좋은글에 댓글이 없어 저라도.ㅎ 글을 잘 쓰시네요.

  • 2.
    '14.9.25 12:49 AM (222.110.xxx.244)

    너무 부끄러워요. 지울까말까했는데,..
    제목에 < >를 쓰니까 이상하게 블랭크가 되네요.
    그래서 '연애의발견'이라고 드라마 제목 넣고 수정하는 사이에 댓글을 다셨네요. 감사합니다.

  • 3. ..
    '14.9.25 12:59 AM (223.62.xxx.26)

    이런저런생각을많이하게하는드라마죠

  • 4. 저도
    '14.9.25 1:00 AM (183.98.xxx.46)

    원글님과 똑같은 성격..
    드라마 보면서 제 얘기인가 했네요.
    20년을 늘 참아주고 이해해주고 당해주던 남편이
    처음으로 그러더라고요.
    어떻게 당신은 한 번도 잘못한 적이 없고
    늘 나만 잘못하고 사과해야 하냐고..
    뭔가 잘못된 관계라는 생각이 들지 않냐고요.
    천하에 순한 남자가 처음으로 반항하는 걸 보니 처음에는 화가 더 났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남편 말 틀린 거 없더라구요.
    저라고 잘못한 게 왜 없었겠어요.
    다 너그럽게 봐주고 넘어가 주고 기다려 준 남편 덕에 나 잘난 줄 알고 산 거지요.
    지금은 저도 너무 따지지 않고 못 본 척도 해주고
    져주기도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 5. .....
    '14.9.25 1:00 AM (61.84.xxx.189)

    드라마를 재미로도 보지만 저도 그 드라마 보면서 남녀관계, 나아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의 태도를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대체적으로 저도 저에게 너그러운 사람이구나...하는 걸 느껴요.

  • 6. 댓글들^^
    '14.9.25 1:10 AM (222.110.xxx.244)

    댓글이 너무 반갑네요. 저도 잘못한게 많은 아내이고, 여자이고, 그런데요. 이상하게 남편 잘못이 훨씬 커보이는거 있죠. 못본척해주는게 보통 내공이 아니고는 못하는것 같아요.

  • 7. 음..
    '14.9.25 1:10 AM (121.54.xxx.89)

    사랑이 정말 그런 큰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대가 어떤 이해되지 않는 일을 해도 기다려주고 믿어주면
    그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성숙함을 내포하고 있길 말이죠.

    근데 그런 사랑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사람이 불완전한 존재인걸요.
    유혹에 뿌리 깊이 흔들리고 때론 사랑을 속삭였던 입으로 거짓과 기만을 이야기하죠.

    드라마를 현실에 대입해 보는건 좀 무리지만
    두 남자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름이를 보며
    여름이가 태하랑 일하는걸 하진이가 초반에 강력하게 반대했다면 과연 어땠을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결혼 20년차가 지나가니 사랑이란 참 유치하고 가볍고
    기대와 이상은 늘 현실과 괴리가 있구나 싶어요.

  • 8. 아 윗님
    '14.9.25 1:14 AM (222.110.xxx.244)

    멋진 말씀이에요. 진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것같아요.
    인간은 유혹에 흔들리고, 신의를 져버리고.. 때때로 거짓을 말하고.
    요즘 남편이 밖으로 도는 듯한 느낌에 자꾸 제맘이 울렁울렁 거리거든요.
    사회생활하면서 스트레스풀고 기분전환하고 싶은 맘 이해 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불완전한 내 존재에 대해서...
    나는 무엇이 불안한가- 자꾸 되뇌이게 됩니다.

  • 9. 와!
    '14.9.25 7:54 AM (223.62.xxx.42)

    121 54님
    말씀 너무 공감요!

  • 10. 연애
    '14.9.25 12:15 PM (112.154.xxx.178)

    그 드라마에 흠뻑 빠져 10시 되기전부터 대기타는 아줌만데요.
    전 여름이가 너무 부러워요. 다시 태어난다면 여름이 같은 성격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너무나 솔직하고, 좋아하면 좋아한다 말하고,자기가 할수 있는한 최고의 사랑과 노력을 하는것 같아요.
    그때의 난 솔직하지 못했고, 자존심 챙기기에 급급했고, 두려운것도 많았고, 열정적으로 살지 못해서 너무 후회돼요.
    진짜 다시 한번 20대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진정 노력 한번 해 보고 싶어요. ㅠㅠ

  • 11. 좋군요~
    '14.9.25 12:31 PM (211.196.xxx.56)

    좋은 드라마는

    자기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군요

    저도 보면서 윗님 말씀 처럼

    그때의 난 솔직하지 못했고, 자존심 챙기기에 급급했고, 두려운것도 많았고, 열정적으로 살지 못해서 너무 후회돼요.
    진짜 다시 한번 20대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진정 노력 한번 해 보고 싶어요. ㅠㅠ 222222

    똑같아요 ~ 저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797 제육볶음 하려는데 고기는 어느부위로 해야맛있나요? 10 초보요리 2014/09/25 35,770
420796 반찬재활용 5 식당 2014/09/25 1,409
420795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9/25pm]지리통 - 우울한 새만금 lowsim.. 2014/09/25 612
420794 김현의원님 응원합니다 21 21 1 롯데호텔은 .. 2014/09/25 653
420793 20년만에 수영을 시작했다는 사람인데요 8 // 2014/09/25 2,096
420792 아파트관리비에 포함되어있는것? 12 가을하늘 2014/09/25 3,669
420791 변호인 배경..‘부림사건’ 피해자, 33년 만 무죄확정 판결 8 간첩조작질 2014/09/25 975
420790 대리기사와 행인,"김현 의원 처벌도 원한다" 21 ... 2014/09/25 2,555
420789 전교회장 엄마가 활동안하는거 안될인가요? 34 중학교 2014/09/25 9,469
420788 과천 vs 상암동 전세 어디가 좋을까요? 2 부탁드려요 .. 2014/09/25 2,055
420787 영화속 명언..이나 명대사..하나씩 얘기해 볼까요? 24 가을이 오니.. 2014/09/25 3,202
420786 쇼핑몰에서 산 옷에 냄새가 많이 나는데...혹시... 8 쇼핑몰 온 .. 2014/09/25 3,398
420785 어떤 성격으로 살아야할지.. 3 호구 2014/09/25 1,357
420784 라텍스매트리스 추천해 주세요 3 매트리스 2014/09/25 1,555
420783 홍콩에서 택배 보내면 얼마나 걸려서 오나요? 1 왜 안올까 2014/09/25 1,392
420782 교사는 병가를 자유롭게 쓰나요? 5 2014/09/25 5,718
420781 남의 고양이에 왜이렇게 신경쓰이나요...ㅠㅠ 7 불쌍하게.... 2014/09/25 1,877
420780 감기걸린 친구한테 뭘 사다주면 좋아할까요? 3 이소리 2014/09/25 1,649
420779 과외비 계산 좀 해주실래요? 4 과외 2014/09/25 2,081
420778 대구역에서 현대백화점까지~ 3 조영자 2014/09/25 1,395
420777 원금균등상환 대출, 조기상환에 대해서 1 보금자리론 2014/09/25 1,532
420776 초6 영어...고민이네요 5 영어 2014/09/25 2,363
420775 일반인 유가족 "유경근 대변인이 허위사실 유포".. 7 ... 2014/09/25 1,763
420774 로린이 초등학교 교사 어이없네요. 6 일베 교사라.. 2014/09/25 3,134
420773 이민정 이병헌이랑 이혼할 생각은 없나봐요? 24 -- 2014/09/25 29,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