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 중화고등학교 방승호 교장
지금부터 잠깐 우리가 학교 선생님이라고 가정을 해볼까요. 복도를 지나가는데요, 화장실에서 솔솔 담배연기 냄새가 흘러나옵니다. 이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아마 학생들에게 바로 달려가서 꾸중을 하실 테죠. 그런데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담배를 피다 걸린 아이들에게 교장선생님이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서 노래를 불러준답니다.
그냥 불러주는 것도 아니고요. 아예 금연송을 음원으로 내고 뮤직비디오도 찍으셨다고 하는데요. 흡연, 학교폭력 등 학교 현장 여러 문제들을 노래로 풀어내는 교장선생님이 한 분 계셔서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노래하는 선생님, 서울 중화고등학교 방승호 교장선생님 직접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 중화고등학교 방승호 교장
지금부터 잠깐 우리가 학교 선생님이라고 가정을 해볼까요. 복도를 지나가는데요, 화장실에서 솔솔 담배연기 냄새가 흘러나옵니다. 이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아마 학생들에게 바로 달려가서 꾸중을 하실 테죠. 그런데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담배를 피다 걸린 아이들에게 교장선생님이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서 노래를 불러준답니다.
◆ 방승호>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진짜로 교장선생님 맞으신 거죠?
◆ 방승호> 그럼요, 교장입니다(웃음).
◇ 김현정> 교직생활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방승호> 지금 27년, 28년 정도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담배를 피고 있는 학생들 앞에서 노래부터 부르신다고요?
◆ 방승호> 이게 혼내서 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제가 발단이 된 게요. 2학년 여학생 화장실에서 연기가 많이 나면 아이들이 양치질을 못하잖아요. 아이들이 민원성으로 "교장선생님, 냄새"!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뭔가 다른 방법이 있어야 되겠다 싶어서 기타를 들고 2층 여학생 화장실 앞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 김현정> 금연송을?
◆ 방승호> 제가 여러 가지 노래를 불렀는데 그날도 이것저것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아이들 반응이 어떻습니까?
◆ 방승호> 처음에는 낯설어하다 선글라스를 딱 끼는 순간에 금방 같이 어울려요. 음악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아이들의 관점이 바뀌는 것 같아요. 굉장히 부드러워지고요. 점심시간에 보는 애들은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을 때는 100명, 적을 때는 한 50명이 보는데요. 점심에 노래하는 시간이 끝나고 한 5, 6교시가 되면 아이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올려요. 그러면 전교생이 다 알아요. 그러면 애들이 우리 학교 멋있지, 재밌지 이렇게 말하죠.
◇ 김현정> 우리 교장선생님 오늘 선글라스 끼셨다, 이런 소문이 나는 군요. 선생님이 선글라스를 끼셨다고 하면 아이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거군요.
◆ 방승호> 그럼 아이들이 굉장히 호기심을 가지고요. 선글라스는 사실 제가 어색해서 끼는데 아이들은 재밌게 보는 것 같아요.
◆ 방승호> 다른 생활지도는 많이 안정화가 됐거든요. 그런데 담배가 참 힘들어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겁니다.
◇ 김현정> 실제로 흡연률이 낮아지고 있습니까? 이게 수치로 나타납니까?
◆ 방승호> 지금 저희들은 매일 적발되는 담배 개수를 세요. 흩어져 있는 담배를 그날그날 세는데요. 그래야 데이터가 정확하니까요. 지금 많이 줄었어요. 아이들이 학교를 존중하고 우리 학교가 좋다는 느낌이 들면 함부로 못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우리 학교가 이런 학교야, 다른 데도 이렇게 좋은 학교라고 소문이 났어, 그런데 내가 그걸 깨는 거는 좀 그렇지 않을까? 라는 게 은연 중에 있는 거예요. 스스로 조심하게 되고요.
◆ 방승호> 맞아요.
◇ 김현정> 우리가 말로 주고 받을 것 없이 우리 교장선생님의 노래 솜씨. 그 흡연하는 아이들 앞에서 선글라스 끼고 부르시는 그 노래, 맛보기로 잠깐만 부탁을 드릴 수 있을까요?
◆ 방승호> 따뜻한 곡입니다. 아직 음원출시가 안 됐는데, 제가 한 소절만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 김현정> 이거 그 귀하다는 신곡입니까? 미공개 신곡?
◆ 방승호> 아직 미공개죠. 따뜻한 겁니다.
◇ 김현정> 제목은 뭔가요?
◆ 방승호> 노 타바코.
◇ 김현정> 노 타바코. 그러니까 담배 안 돼.
◆ 방승호> 그 의미는 애들 타박하지 말라고. 타박하면 더 담배 피운다고. 어느 날 문뜩 그 생각이 드는 거예요.
◇ 김현정> 그 노래, '노 타바코'. 조금만 들려주시죠.
◆ 방승호> 한번 해 보겠습니다. 다 되는데 담배는 안 되는 것 같다♬ 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꽁초가♬ 이 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이런 식으로 갑니다.
그런데 그 뒤의 가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안쓰러운 마음. 자신도 모르게 담배에 사랑을 갈구하는 것. 아이들 상담을 해 보니까 이런 의미가 다 포함돼 있고요. 두 번째 소절에 가면 도망가는 너희들의 그 뒷모습,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어른들이 해 주지 못한 일, 그건 바로 사랑일 거야.. 이런 흐름으로 가는데요. 제가 아이들 상담하면서 느꼈던 걸 가사로 한번 담아봤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은 아마 비슷한 생각을 다 하셨을 텐데요. 우리 교장 선생님 노래가 솜씨가 그냥 취미 수준은 넘으시는 것 같아요.
◆ 방승호> 세 번째 앨범이기 때문에 잘한다기보다, 반복하다 보니까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앨범을 지금 3장째 내시는 거예요?
◆ 방승호> 세 번째 앨범입니다.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는 뮤직비디오 찍고 쇼케이스도 같이 하셨어요. 실제 가수랑 같이 하셨다고요?
◆ 방승호> 슈퍼스타K에 나왔던 김그림 양하고 우리 학교 축제 때 이 노래를 처음으로 아이들 앞에서 발표했어요.
◇ 김현정> 슈퍼스타K 출신 기타치는 가수 김그림 씨?
◆ 방승호> 네.
◇ 김현정> 아니, 어떻게 노래를 시작하게 되셨어요? 원래 직업은 선생님이셨던 거잖아요?.
◆ 방승호> 제가 좀 재미있는 말로 표현하는데,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하루에 5시간 엎드려 잘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모아놓은 학교에서 교감 생활을 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하루에 5시간을 엎드려 잘 수 있는(웃음).
◆ 방승호> 그런 능력을 가진 아이들만 모아놓은 직업학교에서 제가 몇 년 전에 교감 생활을 했거든요. 그 아이들 상담하면서 매일 물어보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그 아이들이 공부를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고, 마음에 굉장히 큰 상처가 있더라고요. 그 상처를 상담해주고 보듬어주니까 그 자리에 엄청난 꿈이 들어가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비뚤어졌던 그 자리에, 어긋났던 그 자리를 치유하자., 그 자리에 그대로 꿈을 넣어서요.
◆ 방승호> 꿈이 들어서고 나서 네 꿈이 뭐니, 네 꿈이 뭐니 물어보다가 정말 어느 날 문득 '그럼 나는 뭐할 때 가장 행복하고 내 꿈이 뭐지?' 하는 질문이 들어선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어릴 때부터 노래를 굉장히 좋아했더라고요. 그래서 애들한 '선생님이 이 나이에 내가 음반 한번 내보겠다'고 그러고 나서 1년 뒤에 정말 제 손에 음반이 하나 쥐어지더라고요.
◇ 김현정> 아이들한테 꿈을 가지라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한번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구나.
◆ 방승호> 바로 그겁니다. 행동으로 내나선 뒤에 애들도 애들이지만 제가 또 행복하니까 그게 애들하고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좋은 말씀입니다. 참 재미있기도 하고, 의미도 있고 말씀도 더 듣고 싶지만 여기서 좀 줄이고요. 선생님 우리가 아직 출시 안 된 따끈따끈한 음원을 좀 제대로 들어볼 수 있을까요?
◆ 방승호> 한번 들으셔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좋습니다(웃음).
◇ 김현정> 노 타바코. 김그림 씨와 함께 부르신 거죠?
◆ 방승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노래 들으면서 선생님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방승호>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 중화고등학교 방승호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