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 얘기입니다.
기혼자의 경우 복 중에 가장 큰 복은 배우자복인 것 같아요.
서울 사는데요 나이가 이제 좀 있다 보니 주변에 결혼 생활이 20년 다 되거나
20년 넘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예요. 그러다보니 애들도 같은 서울이라도 학교하고 집하고 멀어서
나가 살거나 아니면 고등학생이라도 기숙사가고 이러면서 부부 둘이 사는 경우가 많은데
경제적인 살림은 다 일단 내 집있고 직장 있고 벌이도 나쁘지 않거든요.
그런데 한 커플을 보면 그 나이에도 부인이 남편을 무척 좋아하고 우리랑 부인이 늦게 있으면
남편이 부인 신경 쓰는게 전화를 통해서도 느껴질 때가 있어요. 말하자면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뭐 그럴 필요도 없지만 정말 서로 잘 지내는 것 같고 남편이 교수지만 자기 분야쪽 외에는 부인이
보자는 거 보고 먹자는 거 먹고 살림은 부인이 영 재미도 없어하고 못하는데도 보통 여자가 하는거라
생각하는 집안 일 하나는 그 집은 아예 남편이 자기가 더 잘한다고 그냥 남편이 자기꺼까지 해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사람이 여유가 있고 우리도 그 사람이랑 같이 있으면 즐겁거든요. 다른 사람도 그렇고
남편과 잘 지내니까 일단 살람들이 예쁘고 안 예쁘고를 떠나서 얼굴에 그늘이 없고 별로 꼬인 데가 없다고
느껴져요. 사랑은 인간의 본능인데 일단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니
다른 한 사람도 너무 일이 바쁘지만 남편이랑 사이가 아주 좋고 그래서 그런가 기본적으로
일은 바빠고 일에 치여 있어도 즐거워 보여요.
자식은 복불복이라 그런데 보니 다들 애들도 영재학교 가고 성적도 좋기는 하네요.
다들 부모가 부자여서 많이 물려 받은게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공통점은 서로 좋아해서
우선적으로 사람을 먼저 보고 결혼했고 살면서 서로 성실하게 살아온 게 있네요.
그런데 이제 애들이 커서 집을 나가고 나니 부부 둘만 남았는데 서로 사이가 좋은 부부들은
애들한테 목매지도 않고 둘이서 여전히 잘 지내네요.
보통 애들이 공부 잘하면 부자인 친구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더 목에 힘이 들어 간다는데
제가 보기엔 그것도 잠깐이지 내 인생 아니고 더 중요한 건 결국 서로 잘 이해해주고
잘 지낼 수 있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최고로 복받은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애들이 내 인생 살아줄 것도 아니고 공부 잘하면야 좋지만 그 애들하고 내가 죽을 때까지
사는 거 아니고 돈도 돈 많이 벌어다 주는 배우자 있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돈도 내가 행복하게 살자고 있는거지 돈은 많이 벌어도 나하고 소통도 안되고 밖에서 엄한 짓해서
속썩이고 내 믿음이 안 가는 사람하고 살면서 돈만 많다고 그게 마음까지 다 해결해 주는 것 같지는 않고
돈이 많아서 좋다면 나중에 애들이나 애들 배우자가 좋겠죠, 그러니까 결국은 나도 벌 수 있으면 좋고
아니라도 돈은 먹고 살 정도만 되면 배우자 복이 최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주변에 배우자랑 나이들어서도 계속 사이 좋은 사람보고 니가 복이 제일 많다 그럽니다.
앞으로 결혼할 젊은 사람들도 돈돈 거리면서 돈에 영혼팔고 결혼하지 말고 아주 어려울 거 아니면
내가 사랑하고 나도 사랑받을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사람을 먼저 보고 선택해서 사는 게
또 재혼을 해서라도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게 늙어 죽을 때까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인 것 같아요. 인간은 죽을 때까지 사랑이 필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