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견인주의자의 편지

Deepforest 조회수 : 822
작성일 : 2014-09-16 15:29:10
집 근처에 바다가 바라보이는 작은 숲이 있습니다.
작은 신도시를 둘러싼 방풍림. 처음부터 산책코스로 시민들과 함께 조성한 일종의 마을숲이예요.
어젯밤 남편과 산책하다 발견한 동물 한가족.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가끔 그렇게 오소리 가족이나 고라니 새끼들을 마주칩니다.

다채로운 가을숲이 미처 시작되기 전인데, 올해는 무척 가물어서인지
조기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봄에는 한참이나 늦게 벚꽃이 만발하더니 금새 져버렸습니다.
산책하다 바라보는 황홀한 일몰을 올해는 그리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바다를 보러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뭐랄까요, 쇠락의 느낌. 그것도 어쩌면 즐길만한 아까운 시간의 모습이겠지요.

브람스가 좋아지면 나이가 든 것이라던 이가 있었어요.
웬지 뻔한것 같아서 별로 감흥이 없던 브람스를 듣기 시작한걸 보면 맞는 말 같군요.
정윤수씨 표현처럼, 한 시대를 살아낸 견인주의자의 회포를 귀담아 들어주듯
그렇게 그의 클라리넷 협주곡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들기도 하구요.

장 지오노의 폴란드의 풍차를 읽고 있습니다.
조금은 쇠락한 느낌의 안쓰러운 사랑이야기.
그냥 가을이라 아주 오랜만에 씁니다.

너무 많은 아름다운 아이들을 잃은 슬픔이
모든 계절을 빛바래게 합니다. 그렇게 벌을 받듯 힘겹게
이 한 해를 지내야 할 듯 합니다.
그래도 부디 모두 무사하세요.....

IP : 124.49.xxx.13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264 나를 찾아줘,, 보신 분 어떤가요? 17 영화 2014/10/30 3,460
    431263 저 이정도면 떡볶이 진짜 좋아하는거죠? 13 .. 2014/10/30 3,472
    431262 둘째임신...힘드네요 1 아정말 2014/10/30 1,140
    431261 나이 한참 많은 노처녀의 만남이야기 17 mabatt.. 2014/10/30 6,584
    431260 영어 잘 하시는 분~~~~ 해석 좀 부탁드려요 1 문자메세지 2014/10/30 1,061
    431259 학교선생님 결혼식 5 학교 2014/10/30 1,304
    431258 배가 아파요...병원가긴 어중간하구요..ㅠㅠ 10 왜일까 2014/10/30 3,048
    431257 가난에서 벗어난다는게 쉽지는 않네요 13 ... 2014/10/30 5,301
    431256 지펠 스파클링 냉꽁이 2014/10/30 522
    431255 82csi 여러분~노래 제목 좀~~ 도와줘요 2014/10/30 622
    431254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나서 18 인사하기 2014/10/30 5,181
    431253 초1~2학년 아이 둔 어머님들 한달 사교육비 얼마정도 나가나요?.. 13 ... 2014/10/30 2,966
    431252 롯데월드몰 작은 금속판 사고가 기사로 났어요 4 어제자게글 2014/10/30 2,078
    431251 젠기모기채 편하네요 ㅎㅎㅎ 2014/10/30 532
    431250 렌즈끼면 얼굴이 더 못 생겨보여요ㅠㅠ 9 .. 2014/10/30 13,970
    431249 택배 보냈는데요...,. 2 ㅡㅡ 2014/10/30 673
    431248 생협쌀 혼합쌀인건가요? 8 zz 2014/10/30 1,573
    431247 천억정도면 미국이나 유럽서도 대단한 갑부 맞는거죠? 5 ㄹㄹ 2014/10/30 2,401
    431246 구워먹다 남은 쇠고기로 미역국 끓여도 될까요 6 미역국 2014/10/30 2,351
    431245 같은여자라도 진짜 다르구나.. 라는거 느껴본적있으신분? 7 꽈배기 2014/10/30 5,615
    431244 미국양적완화종료하면 한국타격 더 심해지겠어요. 3 마음속별 2014/10/30 2,227
    431243 밤새도록 윗집에서 두두두두 나는 소리는 뭘까요? 2 진심궁금 2014/10/30 1,744
    431242 신해철씨 오늘밤이 지남 육신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9 정말마지막 2014/10/30 3,264
    431241 할로윈 파티 참가 비용이 30만원? 41 ... 2014/10/30 4,721
    431240 기뻐요~ 토요일에 비가 안오네요~~^^ (바자회) 6 ... 2014/10/30 2,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