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견인주의자의 편지

Deepforest 조회수 : 698
작성일 : 2014-09-16 15:29:10
집 근처에 바다가 바라보이는 작은 숲이 있습니다.
작은 신도시를 둘러싼 방풍림. 처음부터 산책코스로 시민들과 함께 조성한 일종의 마을숲이예요.
어젯밤 남편과 산책하다 발견한 동물 한가족.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가끔 그렇게 오소리 가족이나 고라니 새끼들을 마주칩니다.

다채로운 가을숲이 미처 시작되기 전인데, 올해는 무척 가물어서인지
조기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봄에는 한참이나 늦게 벚꽃이 만발하더니 금새 져버렸습니다.
산책하다 바라보는 황홀한 일몰을 올해는 그리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바다를 보러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뭐랄까요, 쇠락의 느낌. 그것도 어쩌면 즐길만한 아까운 시간의 모습이겠지요.

브람스가 좋아지면 나이가 든 것이라던 이가 있었어요.
웬지 뻔한것 같아서 별로 감흥이 없던 브람스를 듣기 시작한걸 보면 맞는 말 같군요.
정윤수씨 표현처럼, 한 시대를 살아낸 견인주의자의 회포를 귀담아 들어주듯
그렇게 그의 클라리넷 협주곡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들기도 하구요.

장 지오노의 폴란드의 풍차를 읽고 있습니다.
조금은 쇠락한 느낌의 안쓰러운 사랑이야기.
그냥 가을이라 아주 오랜만에 씁니다.

너무 많은 아름다운 아이들을 잃은 슬픔이
모든 계절을 빛바래게 합니다. 그렇게 벌을 받듯 힘겹게
이 한 해를 지내야 할 듯 합니다.
그래도 부디 모두 무사하세요.....

IP : 124.49.xxx.13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7404 허리 아프신분들 많으신데요...허리 건강법 11 디스크예방법.. 2014/09/17 3,184
    417403 마트 갈때마다 정말 안타까워요 82 .... 2014/09/17 23,364
    417402 치명적 매력이란게 2 cl 2014/09/17 2,405
    417401 싱크홀 부르는 노후 상수도관교체 예산 전면 삭감 .... 2014/09/17 703
    417400 항생제가 여드름에도 효과가 있나요? 8 ... 2014/09/17 19,845
    417399 내가 궁핍한 이유? 1 닥시러 2014/09/17 1,284
    417398 송일국 김정난 나왔던 인생화보란 드라마 너무 재밌었던 기억나요... 2 .. 2014/09/17 6,250
    417397 짜짱라면은...... 8 짜장라면 2014/09/17 1,138
    417396 30대중반 여성의류 브랜드 추천좀 해주세요.. 5 여성의류 2014/09/17 12,904
    417395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 37 문득생각나서.. 2014/09/17 25,123
    417394 자궁안의 혹이 커졌다 작아졌다 할 수도 있나요? 3 2014/09/17 1,716
    417393 애기 미아방지 팔찌하려는데요~ 이름(최철홍)말고 전화번호만 적으.. 5 홍이맘 2014/09/17 1,306
    417392 한전 등 공기업vs 7급공무원 .. 8 아아 2014/09/17 12,525
    417391 싱크대 교체후 후드에서 음식냄새가 나요. elli 2014/09/17 1,073
    417390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9.17] - 박근혜의 9.16 망언, 조.. lowsim.. 2014/09/17 752
    417389 꾸준함은 어떻해야 생길까요? 8 아들만셋 2014/09/17 1,346
    417388 대학교 시간강사 연봉 7천만원이 가능한가요? 14 ㅇㅇ 2014/09/17 12,202
    417387 무겁고 힘든건 저와 언니 시키는 형부 16 보이네 2014/09/17 3,783
    417386 회사 다른 부서 차장 빙부상 3만원 5만원 어떤게 적당한가요? 2 .. 2014/09/17 1,505
    417385 혹시 이게 뭔지 아시는 분이 계실까요? 4 무엇에쓰는물.. 2014/09/17 1,389
    417384 매일 야근하는 남편 회사 간식 뭐가 좋을까요? 2 푸른 2014/09/17 8,538
    417383 교육부 “학교에서 ‘노란 리본’ 달지 말라” 지시 7 샬랄라 2014/09/17 800
    417382 이번엔 ㅋㅋ 베이커리 이름좀 지어주세요. 31 번뜩이는 2014/09/17 7,379
    417381 박근혜 "일 안하는 국회의원, 월급 반납해라".. 26 흠.... 2014/09/17 2,670
    417380 20개월 아기와 여행가려고 합니다. 6 여행 2014/09/17 1,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