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래살기 싫다던 한 아주머니 말

.. 조회수 : 3,787
작성일 : 2014-09-14 23:34:55
전날 먹은게 체해서
오늘 두끼를 모두 죽으로 먹었어요
근처 죽집가서 아점은 게살죽
저녁은 호박죽을 먹고있는데
옆에 한 중년 남,여 가 단팥죽을 먹고 있더라구요
분위기나 대화내용상 부부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불건전한 관계도 아닌것 같았구요
듣지 않으려 했는데 다소 협소한 공간에 저와 그 분들밖에 손님이 없었던지라
그냥 자연스레 듣게 되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백화점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시는것 같았어요
오늘 지하주차장 기둥을 다 닦았는데 너무 힘들더라..뭐 이런
고달픈 인상 얘기들..
또 어디어디가 아픈데 어느 병원이 잘 보더라, 어느 병원 의사가 좋다더라,
와 같은 전형적인
노인을 바라보는 나이인 분들이 하는 얘기였는데..
죽을 다 드시고 이윽고 헤어질 분위기가 되자

" 나는 여기서 OO번 버스 타고 가는데 넌?"

- "나는 그냥 걸어서 가"

"여기서 집까질 걸어간다고?"

- "그냥 운동삼아서지 뭐 "

"길거린 공기도 안좋은데 걸어다니면 몸만 나빠져"

- "오래살고 싶지 않아. 사는게 지쳐 이젠. "

".... 그럼 나 먼저 간다. 천천히 더 먹고 와. 돈은 내가 계산할께 "

하면서 불쑥 만원짜리 두장을 꺼내는 아저씨.

그렇게 그 둘의 대화는 끝났건만
그 아주머니의 한 마디 말이 계속해서 비수에 꽂히든 듯 힘드네요.
이제 사는게 지친다는 그 한마디..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가보지 직접 내려가보지
않고서는 떠올리기 힘든 문장일꺼라 생각이 들어요.

오래살기 싫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까지
거스르게 만드는 우리사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잔인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IP : 218.152.xxx.16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14 11:43 PM (115.41.xxx.107)

    흠...우리네....????

  • 2. ....
    '14.9.14 11:46 PM (14.53.xxx.207)

    흠...우리네....???? 2222
    아님 죄송..

  • 3. ..
    '14.9.14 11:46 PM (115.140.xxx.74)

    저도 우리네.. 가 떠올라서..
    저번엔 할머니 전단지 돌리는 글 도 생각나고..

  • 4. 나이 사십이면
    '14.9.14 11:47 PM (58.143.xxx.178)

    이미 먹고싶고 보고싶고 입고싶은거 다 해 볼만큼
    다 해볼 세월인거고 살다가 바닥으로 떨어짐 굳이
    버티며 현상유지 기약없이 진행해가고 싶다는 생각
    없어질 수 있죠. 건강까지 나쁘다면 더욱 더요
    고만고만하게 살아도 어느 누구에게든 희망이란게
    보여줘야하는데 점점 현재 미래의 사회조차 불투명하니
    숨이 막히는거 아닐까요?

  • 5. 울컥하고
    '14.9.14 11:47 PM (115.140.xxx.74)

    씁쓸하네요

  • 6. 11
    '14.9.15 5:01 AM (61.82.xxx.63)

    벗어날기약이라도있다면모르겠으나가망없는삶계속이어봤자기득권들의불쏘시게밖에더되겠습니까.
    목숨걸고일해서받은푼돈으로기득권들물건실컷팔아주고이제쓸모없으니사회로부터버려진삶은선거개판으로치른우리모두의몫입니다.
    그리고우리다음세대도똑같이살다가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572 경기도 9시 등교 전혀 좋지 않아요 43 중고딩맘 2014/09/15 4,940
416571 엄마가 해외여행을 가 보고 싶다는데... 조언 구해요,, 28 고마운 엄마.. 2014/09/15 2,521
416570 애엄마아빠가 진상이 많은게 아니라 원래 그런인간이 애를 낳은것 .. 3 진상 2014/09/15 1,017
416569 비랑 김태희랑 잘 어울리지 않나요?? 23 비 세례 2014/09/15 4,030
416568 나혼자산다 이태곤편 9 2014/09/15 4,350
416567 박근혜 유엔 방문, 미주 동포 시위 봇물처럼 터져 어쩌나 2014/09/15 699
416566 솜털 제거 1 솜털 제거 2014/09/15 729
416565 하이패스 카드가 안찍혔는데요~ 2 궁금 2014/09/15 888
416564 공공장소에서 자기애를 돌보는게 배려일까요? 6 코로 2014/09/15 1,116
416563 6세 아이.. 피아노 학원vs 개인교습.. 어떤게 나을까요? 5 피아노 2014/09/15 1,467
416562 마요네즈 두 통 반 유통기한 임박!!! 가장 빨리 소진할 수 있.. 10 .... 2014/09/15 2,037
416561 부천 중상동 미용실 추천해주세요 2 부천주민 2014/09/15 1,233
416560 지역주택조합원이 다른 아파트청약 당첨되면?? 청약 2014/09/15 2,613
416559 나이트에서 만나서 잘되는 케이스..? 5 ABCDEF.. 2014/09/15 2,771
416558 청담동스캔들 보시는 분 6 ㅇㅇ 2014/09/15 1,852
416557 제가 화낼 상황 맞죠? 4 .... 2014/09/15 1,282
416556 강동구 강일동 강일고는 내신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요? 2 고등 2014/09/15 1,339
416555 '슈퍼맨', 자제최고시청률…日 전체 예능 1위 '기염' 7 dd 2014/09/15 3,132
416554 초2가 읽으면 좋은 책 추천 부탁드려요 2 전집으로 2014/09/15 692
416553 수도권 남부 이사갈 동네 추천 부탁드려요. 5 각설탕 2014/09/15 1,174
416552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9/15am] 새정치연합 막전막후 lowsim.. 2014/09/15 496
416551 많이사랑하지 않는데 결혼을하면......? 11 결혼 2014/09/15 3,456
416550 도배는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2 전세집 2014/09/15 804
416549 요즘 모기 너무 독하네요. 5 아퍼 2014/09/15 1,119
416548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이*헌처럼 ㄱㄱ 2014/09/15 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