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스윗길 조회수 : 815
작성일 : 2014-09-12 02:13:06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효녀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印塘水). 백령도와 북한 황해도 장산곶 사이의 바다를 인당수로 보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백령도에 효녀 심청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심청각’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령도와 대청도 중간에 있는 연봉바위는 용궁에 내려갔다 온 심청이가 연꽃에 싸여 물 위로 떠올랐던 곳이라고 한다. 소설이든 혹은 오래 전의 실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설화처럼 굳어진 것이든, 심청각에서 바라보는 인당수는 유난히 더 깊고 차가워 보인다.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바친 효녀 심청. 사실 조금만 더 유심히 들여다보면 심청의 이야기는 ‘효’라는 메시지 외에도 어른들의 위선과 욕심, 종교인의 사기행각(스님), 뱃사람들의 인신공희 등 참으로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결국 한 소녀를 죽음으로 내민 슬픈 이야기가 함꼐 서려있다.

 

또한 심청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면,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행위가 단지 아버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청의 희생은 당시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불법을 당연한 듯 행했던 어른들과 그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희생이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인당수인가. 사람의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는 곳이라면 응당 ‘사람 인(人)’자를 떠올리기 쉬운데, 심청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진 곳은 ‘도장 인(印)’을 쓴 인당수(印塘水)다. 이는 초자연적인 무엇 혹은 누군가와의 무언의 약속을 상징한다고 해석 할 수 있다. 공양미 삼백 석에 눈을 뜨게 된다는 스님의 약속은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거짓이었지만, 그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믿음이 결국 아버지의 눈을 뜨게 만든다는 복선은 아니었을까.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9월호

IP : 122.128.xxx.5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목만 봤을 때는
    '14.9.12 8:11 AM (183.102.xxx.20)

    쓸 데 없는 연구를 다하는구나. 의미없다라고 생각했는데
    본문 내용은 참 좋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9666 생애 처음으로 장롱을 사게 되었어요 3 조언한마디씩.. 2014/09/21 1,415
419665 현대차 한전매입 10조 썼다고들 너무 흉보지들 맙시다 6 호박덩쿨 2014/09/21 2,771
419664 강아지가 가끔 쓰러지는 이유가 뭘까요? 11 스니 2014/09/21 7,993
419663 7080 에 다섯손가락 나왔네요 2 와‥ 2014/09/21 926
419662 남아청바지 몇벌이나 필요한가요? 4 ㅇㅇ 2014/09/21 897
419661 덜익은 오미자 어떻게해야나요?? 3 오미자 2014/09/21 1,658
419660 우리들의 죽음 ... 2014/09/21 1,101
419659 감자 구입하실분들께.. 13 Schoko.. 2014/09/21 3,141
419658 스쿼트 하면 등이 아픈데 자세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7 스쿼트 초보.. 2014/09/21 3,161
419657 식품이물질 .. 2014/09/21 557
419656 디지털피아노 건반치는거 밑에집에 울릴까요? 8 살빼자^^ 2014/09/21 7,335
419655 공무원연금 공무원들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19 그래그레 2014/09/21 4,537
419654 명치 밑으로 뭔가 동그란게 만져져요... 1 빰빰빰 2014/09/21 7,037
419653 식당 전골에서 큰못이 나왔어요 5 궁금 2014/09/21 1,730
419652 받기 싫은 전화 안받는 법이 뭘까요? 4 ㅠㅠ 2014/09/21 4,227
419651 저는 혼자있는 시간이 없으면 병이나네요 75 여쭈어봅니다.. 2014/09/21 13,209
419650 비단이는 문실장이 아빠라는 걸 아나요? 4 @@ 2014/09/21 2,506
419649 전세금 만기시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돌려줄때 대처방법? 3 2014/09/21 8,246
419648 내가 아내를 다시 본 계기 87 bradKn.. 2014/09/21 24,944
419647 인연이라는게 또 오나요?....오래사귄 남친과 이별후 많이 힘듭.. 9 슬픔 2014/09/21 6,409
419646 감자전분으로 튀김하는거요 전 너무 어려워요ㅜㅜ 6 collar.. 2014/09/21 10,690
419645 방바닥에 진동이 오는데요.... 6 ㅇㅇㅇ 2014/09/21 4,235
419644 독일사셨던 분들 한번만 더 봐주세요. 23 califo.. 2014/09/21 3,980
419643 도와주세요. 카톡관련 1 급해요 2014/09/21 1,091
419642 외로운사람은 매력이없어서겠죠 6 눈물 2014/09/21 3,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