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스윗길 조회수 : 916
작성일 : 2014-09-12 02:13:06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효녀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印塘水). 백령도와 북한 황해도 장산곶 사이의 바다를 인당수로 보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백령도에 효녀 심청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심청각’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령도와 대청도 중간에 있는 연봉바위는 용궁에 내려갔다 온 심청이가 연꽃에 싸여 물 위로 떠올랐던 곳이라고 한다. 소설이든 혹은 오래 전의 실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설화처럼 굳어진 것이든, 심청각에서 바라보는 인당수는 유난히 더 깊고 차가워 보인다.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바친 효녀 심청. 사실 조금만 더 유심히 들여다보면 심청의 이야기는 ‘효’라는 메시지 외에도 어른들의 위선과 욕심, 종교인의 사기행각(스님), 뱃사람들의 인신공희 등 참으로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결국 한 소녀를 죽음으로 내민 슬픈 이야기가 함꼐 서려있다.

 

또한 심청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면,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행위가 단지 아버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청의 희생은 당시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불법을 당연한 듯 행했던 어른들과 그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희생이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인당수인가. 사람의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는 곳이라면 응당 ‘사람 인(人)’자를 떠올리기 쉬운데, 심청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진 곳은 ‘도장 인(印)’을 쓴 인당수(印塘水)다. 이는 초자연적인 무엇 혹은 누군가와의 무언의 약속을 상징한다고 해석 할 수 있다. 공양미 삼백 석에 눈을 뜨게 된다는 스님의 약속은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거짓이었지만, 그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믿음이 결국 아버지의 눈을 뜨게 만든다는 복선은 아니었을까.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9월호

IP : 122.128.xxx.5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목만 봤을 때는
    '14.9.12 8:11 AM (183.102.xxx.20)

    쓸 데 없는 연구를 다하는구나. 의미없다라고 생각했는데
    본문 내용은 참 좋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9740 저 외국인 맞아요.. 14 .. 2015/08/02 6,719
469739 무슬림은 전세계적으로 왜 이렇게 욕먹는건가요? 11 무슬림 2015/08/02 2,378
469738 문자에 응답안했다고 다짜고짜 노발대발하는 사람.? 11 왜 그럴까요.. 2015/08/02 3,114
469737 싱글이신 분들 휴일 뭐하면서 시간 보내시나요? 6 싱글.. 2015/08/02 1,941
469736 하룻밤에 기와집 여러채 지을 형상?? 3 ........ 2015/08/02 1,856
469735 윤선생영어 계속해야할까요? 1 ~~~~ 2015/08/02 2,610
469734 저희 아이만 이런가요? ㅠㅠ 5 ... 2015/08/02 1,435
469733 형제간에 의절하고 사는 집 8 많나요? 2015/08/02 12,643
469732 아이유가 남자들한테 77 ㄱㄱ 2015/08/02 30,264
469731 고등생 딸이 트림을 안해서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하는데요 9 asdd 2015/08/02 3,044
469730 남편괴성, 힘들어요 ㅜㅜ, 남자분들 계시면 꼭 봐주세요 1 bbbb 2015/08/02 2,114
469729 내 남편은 자존감도둑입니다ㅠ 19 자존감도둑 2015/08/02 7,010
469728 자영업 몇년 후 19 30중반 2015/08/02 6,044
469727 근로 계약서 작성 안해서 신고했더니 원장이 1 Sweet 2015/08/02 1,941
469726 햇볕에 부분적으로 심하게 타고 껍질벗겨진 피부 원래대로 회복되나.. 2 언제 2015/08/02 1,171
469725 싱가폴에 nafa라는 예술학교.. 6 마미 2015/08/02 2,120
469724 1000만원 돈을 떼였는데 추심업체에 맞겨보면 어떨까요... 5 만두 2015/08/02 2,326
469723 하지정맥류 있으신분-압박스타킹문의드려요 2 아녜스 2015/08/02 2,359
469722 오래된 아이라이너, 쉐도우 쓰면 안되나요? 2 어쩌나 2015/08/02 4,370
469721 가수 김승진씨 멋있네요. 13 김승진 2015/08/02 5,275
469720 지금 ktx에서 맥주 23 힘들다 2015/08/02 7,930
469719 오키나와 vs 세부 4 2015/08/02 2,813
469718 pr 회사 vs 광고회사 ? 3 ㅇㅇ 2015/08/02 1,352
469717 어떻게 행동하는게 옳은건가요... 2 지혜좀주세요.. 2015/08/02 1,298
469716 아로니아에 대해 아시는분 4 아로미 2015/08/02 2,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