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의 사춘기

갱스브르 조회수 : 1,525
작성일 : 2014-09-10 18:08:41

사춘기는 한번 앓으면 끝나는 줄 알았다

성장의 내성이 혹독할수록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해서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내면의 "손님"이 낯설어

변덕이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자학이겠지 했다

아마 나이값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나 보다

어른이란 그렇게 참고 또 참고 일관된 의식을 가져야 폼도 나고 성숙해지는 거란 자기 믿음에 갇히는 거다

엄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가 아니구나..하는 때가 온다

나이 먹어도 늙어 꼬부라져도 맛있는 건 맛있다

여자 냄새가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고 젊음을 의식하는 순간 또 안다

늙었다는 것을...

저마다의 나이테가 다르다 보니 한줄 한줄 채우고 그 칸을 바꿀 때마다 맘의 요란한 부침을 겪는다

변덕과 집착이 고마움과 사랑이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부리며 정신을 어지럽게 한다

그렇게 이쁘고 욕심나던 옷이 어느 날 너무나 후지고 신경질이 난다

옷이 무슨 죄...

새옷을 입어도 몸에 돈을 갖다뿌려도 맘이 초췌하니 위로가 안 된다

그런 자기 위안을 빌미로 쓸어담은 온갖 빛나는 물질들은 오래지 않아 너덜너덜해지거나

방구석 서랍 끄트머리에서 굴러다니기 일쑤다

연휴가 지루하기도 했지만 막상 오늘이 끝이라 생각하니 별 특별한 일을 계획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일상의 팍팍한 바람이 부는 것만 같은 답답함이 온다

나이의 어느 고비를 넘고 있는가 보다

두서도 이유도 불분명한 화가 치밀고 그런 자신의 권태에 자조한다

생리전후 증후근이라는 이유도 밑천이 다했고

스트레스 때문에 맘에 여유가 없으니 명상을 해보라는 것도 뜬구름 잡는 얘기가 됐다

알면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무기력증이다

또렷하게 의식을 하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확인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우르르...

일가친척들이 빠져나간 주방엔 설거지가 쌓여있고

마루며 방이며 남의 머리카락과 먼지가 굴러다닌다

씩씩거리며 걸레질하고 지겹다고 혼잣말 하고 옥상에 올라가 보니 뭉게구름이 듬성듬성...

하늘은 너무나 다정하고 가볍다

미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고 후회도 하고 발광도 하는 걸 자책하지 말아야 겠단 생각이 든다

늘상 그런 것은 아니니까

보고 싶었던 가족들이 돌아갔다고 홀가분해하는 건 그들이 미워서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조렇게 이쁜 구름이 먹구름이 돼 하늘도 가끔 우르르 꽝꽝 성질내니 말이다

바람 한결에도 울고 웃는 사람의 마음을 가진 이상

울긋불긋한 사춘기는 어느 때고 또 찾아올 것이다

사춘기라는 이름을 풀어놔야 겠다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도
    '14.9.10 6:09 PM (115.21.xxx.39)

    잘 쓰네...

  • 2. 명문이로세...
    '14.9.10 7:17 PM (110.14.xxx.144)

    '늙었다느것을...'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1191 선배님들 쓰시는 핸드폰 요금 정확히들 알고계신가여?? 4 마이머니 2015/07/03 790
461190 박근혜 정부 되고 사람이 왜 이리 많이 죽어나가나요 11 아연실색 2015/07/03 2,069
461189 분교있는 대학교.. 어디어디 있나요? 8 분교 2015/07/03 2,182
461188 여름향수 어떤거 쓰세요? 9 ㅇㅇ 2015/07/03 2,475
461187 시험끝난건건 애들인데.. 2 .. 2015/07/03 1,133
461186 jtbc에 김진 4 ㅇㅇ 2015/07/03 2,437
461185 제가 일하면서 듣는 노래 목록 (39세예요) 좋은노래 추천해주세.. 3 ㅁㅁㅁ 2015/07/03 1,621
461184 남자가 장난으로 자기 여자친구 많다고 너도 내 여자친구라고 7 s 2015/07/03 1,361
461183 소화력 약한분들 많은가요? 6 고민 2015/07/03 1,715
461182 미용실에서 머리하고나오는 순간 매번 만족하시나요 10 ,,,, 2015/07/03 2,771
461181 해외여행지.. 다음주 출발하려는데 마땅한 곳 추천해주세요 (중국.. 해외여행요 2015/07/03 655
461180 한경선씨라고~아 이 배우..ㅜㅜ 11 쾌차기원 2015/07/03 6,069
461179 휴플러스 마사지기 궁금합니다. 2 마사지 2015/07/03 1,593
461178 아래 유럽 나가는 글에서.. 그럼 미국 vs 유럽 6 해외살기 2015/07/03 1,743
461177 (급)해외항공권 결항 관련 도와주세요 2 질문 2015/07/03 776
461176 발모팩 꾸준히뿌리시는분 효과있으세요? 2 ... 2015/07/03 1,296
461175 식탁유리가 장사에 방해된단 이야기 2 식탁 2015/07/03 2,211
461174 목운중 vs 양정중 12 솔~솔~ 2015/07/03 2,835
461173 프라다 정로스, 셀린느 정로스... 짝퉁 사기로 신고안되요? 3 ㅇㅇ 2015/07/03 4,657
461172 결혼후 첫 친정나들이를 일컫는 말(단어) 9 새댁 2015/07/03 1,842
461171 고정식 자전거 타는데 오른쪽 무릎에 약간 통증이 있어요. 2 고정식 자전.. 2015/07/03 1,422
461170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2 Hana 2015/07/03 788
461169 아기 분유물 생수로 바로 타주면 안될까요? 5 분유물 2015/07/03 13,022
461168 원래 빨래가 너는게 귀찮은거 맞죠? 25 현기증 2015/07/03 3,983
461167 초경 선물 하셨나요? 13 sd 2015/07/03 5,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