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주변에 고급 한식당이 있어요.
꽤나 넓고요, 메뉴는 갈비, 불고기 같은 고기류에서 아구찜, 매운탕, 냉면... 종류도 많아요.
식당 외벽엔 [식사하고 싶으나 돈이 없는 분께 무료로 드립니다. 부담 갖지 말고 들어오세요. 환영합니다]라고
씌여있어요.
제가 직장이 그 근처라 점심이나 회식때문에 가끔 가거든요.
갈때마다 노숙자,, 거지들이 얼굴 시꺼멓고 머리 까치집 틀고 계절에 상관없이 두꺼운 옷 겹겹히 껴입고 굳은 표정으로
밥을 먹고 있었어요.
나름 고급 음식점이라 손님 입장에선 깔끔한 분위기, 위생 같은거 생각해서 다른데보다 비싼 가격 치르면서 먹는건데요.
갈때마다 몇 년은 안씼었을 것 같은 사람 바로 옆에 앉아서 밥 먹으려니 생각지 못하게 살짝 불쾌감이 들더라구요.
좋은 일 하는거 같은데 웬지 불쾌감이 들어서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양심의 가책도 들고 ...
아무튼 복잡미묘한 감정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주변에 말해보니 주인장이 십수 년 전부터 구의원 공천 받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단 말을 들었어요.
그 말 듣고나니 좋은 일 하는것 같지가 않고 본인의 목적을 위해서 너무 수가 빤히 보이는, 그야말로 보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손님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제가 너무 오바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