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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주 뵙는게 효도인건 아니네요.

.. 조회수 : 5,471
작성일 : 2014-09-06 23:35:26
지금은 두달에 한번정도가 되었지만, 아이들 갓난쟁이 일때는 매달 시댁 가서 하루이틀씩 자고왔었어요.
위생이 나쁜 환경과 밤새 도록 꺼질줄 모르는 TV소리, 생각이라는 거름없이 쏟아지는 말들에 아파하며 며칠을 보내고 심신이 지쳐 4시간 걸려 우리집으로 돌아가면 어린 아이들은 열이 나고 아프기 일쑤였어요. 그래도 자주 찾아가고 아이들 오래 보여드리고 자고 오는것이 효도인줄 알았어요.
명절때 큰집에서 바로 자기집으로 가버리는 삼촌네 보면서 경우없는것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오늘 먹을 음식을 같이 준비하시던 어머니 말씀하시길 너네들 아니면 음식만들 필요도 없고, 명절에 큰집에서 밥먹고 끝하면 되는데 하시네요.
정말 머리를 한방맞는 느낌. 정말 내생각 같지 않구나.
잠자리도 음식도 감정도 수십가지 불편해도 참고 효도리라 믿고 했던 행동들이 사실은 불효였던 걸까싶고. 제가 도와드린다고 해도 음식하기 뒷정리하게 번거러우셨겠죠. 당일로 왔다가면 서운하다고 하실줄 알았는데 그게 좋으신걸까. 정말 누군가 타인을 만족시킨다는것은 어렵고도 어렵네요.
내가 불편하면서 상대가 편안할수 없다는 의미일까. 뭘해도 싫다는 의미일까. 헛되고 헛되다는 생각이 들어요.
IP : 175.223.xxx.178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9.6 11:41 PM (175.223.xxx.100)

    효도 불효는 모든 포커스를 부모에게 맞춘 일방적인 인간관계에요
    너무 그런 이분법 논리에 얽매지 말고 사세요
    가장 소중한건 나와 내인생이에요
    상식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으시구요

  • 2. 효도죠
    '14.9.6 11:47 PM (211.207.xxx.203)

    당연히 노인분들 적적하니 자주 오는 걸 좋아하시죠,
    근데 그런 내색을 노골적으로 하고 자주 안 오면 서운해 하는 분이 있는 반면,
    그렇게 자식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말로 표현하는 걸 자존심 상해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안 오니 시원하다 라는 식으로 반대로 말해요 ^^

  • 3. 솔직히
    '14.9.6 11:49 PM (122.128.xxx.20)

    시어머니도 귀찮으시죠.
    아무리 자식이 좋아도 그 연세에 손주들까지 복작거리는 집안보다야 단촐하게 차려드시고 조용하고 마음 편하게 TV 보시는 것만큼이야 하겠어요.
    하지만 그 망할 넘의 '효' 사상이란 거.
    거기에 발목잡혀 힘든건 며느리만은 아니거든요.
    시어머니들도 피곤하고 힘든건 마찬가지지만 며느리에게 효도를 받아야만 자식키운 보상을 받는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죽자고 며느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겁니다.
    올 때는 반갑고 갈 때는 더 반가운 게 손주라는 말이 괜히 생겼겠어요?
    시댁에 가는걸 갑자기 눈에 확 띠게 줄이지는 마시고 천천히 간격을 벌려서는 서로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만 효도하고 효도 받을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

  • 4. .......
    '14.9.6 11:49 PM (42.82.xxx.29)

    보통 저런말하는 심리기저에 니들떔에 내가 이런것도 한다 이런 긍정적 마인드인데 말을 저렇게 하는 노인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이제는 알아들어요.
    예전분들이 표현을 저렇게 반대로 하시더라구요.
    감정표현에 솔직하지 못한 세대잖아요.
    전 어릴때 감정표현 너무 솔직해서 엄마한테 항상 혼났거든요.감정은 살짝 감추는게 좋은거라고..
    아마 그 시대사람들은 그게 또 미덕인줄 아는것 같더라구요.
    우리세대는 저런말 하면 절연이죠 ㅋㅋ

  • 5. 반어법인진 몰라도
    '14.9.6 11:59 PM (118.221.xxx.62)

    내가 너무 힘든건 안하는게 맞아요
    효도도 좋지만 너무 힘들다면 , 그건 안하거나 줄이는게 맞다고 생각되요

  • 6. ...
    '14.9.7 12:06 AM (112.155.xxx.92)

    음..결론이 그리 나나요? 제가 볼 때는 원글님만 불편하고 참고 배려했던게 아니구나. 성질머리 고약한 시어머니도 나름 불편한거 감수하고 배려했던 거구나, 라고 생각되는데요.

  • 7. 조부모
    '14.9.7 1:00 AM (220.72.xxx.48)

    같이 사는 조부모님은 괜찮지만
    따로 두분이 조용히 지내시는데 아들내외 손주오면 어수선하고 시끄럽지요.
    특히 아이들이 어려 울고 보채고 어지럽히면 일이 더 많아지고요.
    그래서 옛말에 이런말이 있잖아요.
    손주는 올땐 반갑니만
    갈땐 더 반갑다고요.^^

  • 8. ^^
    '14.9.7 1:10 AM (182.224.xxx.209) - 삭제된댓글

    원글님 참 마음이 예쁘시네요.. 어머니 말씀이 진심일 수도 있고 별 의미없을 수도 있어요.. 찬찬히 어머님의 의중을 잘 파악해 보시고 대처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어머니 심정이 뭔지 알것도 같아요..
    손주들 보는건 정말 좋지만 솔직히 이것저것 신경쓰고 힘든 건 사실이고..
    뭐 그런 양가감정일 것 같아요..
    누가 나쁘고 좋고, 잘하고 못하고의 차원이 아닌 그냥 인지상정인 듯..

  • 9. 브낰
    '14.9.7 1:25 AM (24.209.xxx.75)

    그냥 당일로 왔다갔다 하세요. 삼촌네 처럼요.

  • 10. 저도
    '14.9.7 6:04 AM (211.209.xxx.23)

    명절에.시댁 가서 일찍오면 죄송스러워 최하 삼박사일 지내던 지난 날들. . .지나고 보니 미쳤다 싶어요. 이제 제가 제사 가져왔는데, 그.누구라도 짧게 있다 가는게 젤 좋아요.

  • 11. 동네 연세 있으신 분
    '14.9.7 7:16 AM (121.88.xxx.86)

    말씀이 윗님 댓글처럼,
    아들 내외 손주들 오면 반갑지만, 가면 더 반갑다고 하시더군요.
    나이들면 몸이 쇠퇴해서 여기 저기 아픈대가 생기고 기력이 딸려요. 마음은 같이 지내고 싶지만 , 몸이 젊었을때 같지 않고 기운이 딸려서 힘이들고 진이 빠지는 느낌이라 쉬고 싶으시겠죠. 평소에 같이 사는게 아니면 다 손님이죠. 손님을 3박4일 치루면 일상의 간소하고 평온했던 상태가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할거 같아요.

  • 12. ...
    '14.9.7 8:06 AM (211.208.xxx.71)

    울 엄마도 이번 추석에 한사코 오겠다는 남동생네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진심" 자식들 오는거 손 많이 가고 오면 아무래도 음식해야 하지, 신경써야 하지 ...피곤해하시더라고요.
    요즘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으셔서 누가 오는게 달갑지 않으셨나봐요. 그래도 착하지만 눈치없는 올케가 계속 가겠다고 해서 엄마가 난감해 하시며 저한테 하소연하다가 결국에는 오지 말라고 돌직구 ㅎㅎㅎ
    가끔 통화할때 어머님 저희집에 놀러오세요~ 그런 식으로 립서비스 하시고 굳이 오라고도 안했는데 찾아갈 필요는 없어 보여요.

  • 13. ...
    '14.9.7 8:52 AM (118.42.xxx.194)

    찾아가는 사람도 수고스럽지만
    맞이하는 사람도 수고스러워서

    요즘은 서로 잠깐 머물다 가는게 좋은거 같아요

    각자 제집에서 편히 쉬면 더 좋구요

    굳이 명절에 부비고 지지고 안하고
    평소에 서로 시간날때
    밖에서 한끼 먹는거 부담없고 편하죠

  • 14. 그게...
    '14.9.7 10:40 AM (121.175.xxx.117)

    남자들이 가부장제의 틀에 갇혀서 좋은 점도 많지만 또 남자는 이래야 하니 저래야 하니 강요당하듯이 효 사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효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본인도 불편하면서도 손자 자주 봐야 하고 며느리 집안일 시켜야 하고 그렇게 되는거죠.
    효도한다고 자주 찾아오는거 좋은 사람이 있다면 불편한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말이에요.
    자기 살림 남이 만지는거 질색하는 분들도 많으시구요.

    그래서 사회가 바뀌고 그런 압력이 덜해지면서 자기 성향에 맞게 쿨하게 행동하는 노인분들도 생겨나게 되었죠.
    여기 게시판에서도 아주 드물긴 하지만 우리 시부모 너무 쿨해서 섭섭하다는 하소연 올라오잖아요.

  • 15. 맞아요
    '14.9.7 10:43 AM (1.244.xxx.166)

    저희집 노인들도 그러셔요. 명절에 자식들 못온다고 하니, 이래저래 잘됐네... 이런 분위기에요. ㅎㅎ
    생각해보면, 그 연세에 며칠을 복닥거리는게 쉽지만은 않을거 같아 이해되긴 해요. 앞으론 더 그렇겠지요. 바로 우리들이 그 입장이 되니까요.

  • 16. 자주가도
    '14.9.7 2:32 PM (14.32.xxx.157)

    시어머니가 이런저런 수고를 해야한다면 힘드시겠죠.
    집에 도우미가 있어서 대식구도 편하게 하하호호 하는게 아니라면 서로 피곤하고 힘들죠.
    원글님 나름 애쓰셨는데, 시어머니도 힘드셨나봐요?
    이제 서로의 마음을 아셨으니 남편만 자주 보내시고, 가서는 시부모님들과 외식하라고 하세요.
    아들이나 반갑지 손자들은 한다리 건너고 며느리는 그저 내아들집 도우미예요.
    이제 이런 피곤한 효도는 접으세요~~

  • 17. 바닐라마카롱
    '14.9.8 4:00 AM (58.120.xxx.21)

    아 안타깝네요 오래된 오해. .
    아마 언제나 오해는 아니었을거에요. 초반엔 갓난애기들 이쁘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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