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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 소반 위에 놓여 있는
금이 간 화병에서
물이 새어 나온다
물을 더 부어 봐도
화병을 쥐고 흔들어 봐도
물은 천천히, 이게
꽃이 피는 속도라는 듯
조용하게 흘러나온다
아무 일 없는 외진 방안
잠시 핀 꽃잎을 바라보느라
탁자 위에 생긴 작은 웅덩이를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꽃잎보다 키를 낮출 수 없는지
뿌리를 보려하지 않았다
한 쪽 귀퉁이가 닳은 색 바랜 소반만이
길 잃은 물방울들을 돕고 있었다
서로 붙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물방울들에게,
가두지 않고도 높이를 갖는 법을
모나지 않게 모이게 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무릎보다 낮은 곳
달빛 같은 동자승의 얼굴이
오래도 머물다 간다
- 김기주, ≪화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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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5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9월 5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9월 5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54343.html
달님에게 빌 소원이 참 많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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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는 패배의 맛을 알 때 제일 달다.”
- 말콤 포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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