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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시간 거리에서 연락도 없이 오신 시어머님과 작은이모님

복받은나 조회수 : 3,135
작성일 : 2014-09-01 11:54:05

저희집에 오시는게 목적은 아니셨구요.

막내 이모부님이 지방에서 올라와서 수술하셨는데 병문안 오신거예요. 병원이 저희집에서 20~30분 거리더라구요.

터미널에 막 내리셔서 저한테 전화하셨는데, 하필 저는 애들데리고 머리하러 나가서 막 파마약 중간쯤 바르는 중이었고, 남편은 전날 회사당직서고 집에서 자고있었어요.

출발하기전에라도 전화주셨으면 미용실은 안갔을거고, 그럼 제가 두분 모시고 병문안 갈 수 있었기에

"에잉~어머니~휴게소에서라도 전화하시지~ 저 세시간은 걸리는데 어떡해요~~"

"아니다 혹시 뭐하나 싶어서 전화한거야~집전화도 안받길래. 추석때 머리 이쁘게 하고 와라. 내려가는표도 끊었으니까 신경쓰지말고 일봐~~" 그러시네요.

제가 머리 다 하고 전화드리기로 하고 두분은 병원으로 가셨어요.

머리하고 후다닥 집에가서 전화드렸더니 작은 이모님 아들이 와서 같이 점심먹으러 가는중이라고 그러시네요.

식사하시고 연락하신다고 하셔서 저는 미리 저녁준비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한시간이 지나도 전화가 안오는거예요.

그래서 전화드렸더니 벌써 터미널에 가셨다고...차시간 세시간이나 남았는데, 두분이서 터미널에서 말씀나누시다가 가신다고 신경쓰지 말라시네요.

후다닥 챙겨서 터미널로 갔죠.  표 환불하시고 저희집에서 주무시고 가시라고 그래도 , 다음날 교회가야하니까 내려가신대요.

저희가 2년마다 전세로 옮겨다니고 있는데 저번집도, 이번집도 안와보셨거든요. 명절때 얼굴보면 된다고, 집 멀다고 안오세요 ㅠㅠ

올해말에는 집사서 이사하니까 그때나 한번 초대하라고 하시네요.

그럼 저녁 사드린다고 했는데 (터미널에서 저희집이 또 30분은 걸리기때문에 모시고 왔다갔다할 시간은 안되거든요) 점심 늦게먹어서 휴게소에서나 사먹을거라고 싫으시대요.

억지로 두분 모시고 커피숍 가서 생과일쥬스 사드린거밖에는 제가 한게 없네요.

거기도 돈아깝다고 안가신다는데, 어머니~아들며느리랑 언제 커피숍 다녀요~이럴때나 나와서 먹지, 이런날 아니면 저희애들도 이런거 못얻어먹어요~~하고 겨우 모시고 갔어요.

이런저런 수다 떨면서, 혼자벌어서 애둘 키우면서 집사려면 안사람이 살림 잘했을거라고 칭찬들으면서 두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우리어머닌 어쩜 저렇게 쿨하시냐고, 다른어머니들 같았으면 전날부터 전화하셨을거라고, 진짜 우리어머니같은분이 어디있냐고 남편한테 그랬네요.

효자....는 아닌 저희 남편은 어머님이 이모부님 병문안 가보라고 하셨다며 골치아프다고 그러네요.

이미 시간은 오후 7시, 다음날 일찍 회사가야하고 주중에 계속 야근해야하고 게다가 돈이 없어서 신경이 쓰였나봐요.

그냥 잠깐이라도 음료수 하나 사서 갔다오자고 꼬셨어요. 수중에 있던 현금은 모두 어머님 드렸고 통장도 제로라서 봉투는 준비 못했구요.

이모님 두분 다 시댁과 같은지역에 사시지만 결혼 12년동안 서너번밖에 뵌적 없어서 이럴때라도 찾아뵈어야겠더라구요.

병원에 갔더니 이모님이랑 이모부님이 어찌나 반가워하고 저희애들 예뻐하시던지...가기를 잘했단 생각이 들었어요.

저녁사주신다는거 겨우 뿌리치고 나왔네요.

막내이모님도 저희 집샀다는 얘기 들으셨다고, 고생많았다고 칭찬해주시고, 어쩜 조카며느리는 결혼할때랑 얼굴이 똑같냐고 하나도 안변했다고, 애들 이쁘고 늘씬하게 잘 키웠다고(이건 아빠닮아서^^) 그러시네요.

시어머님도 저 편하게 해주시려고 하고, 시이모님들도 잘 해주시고.

어머님이랑 별거중이신 시아버님이 저희랑 합가하고 싶어하셔서 쪼금 골치아프긴 하지만, 이정도면 저 복받은 며느리 맞는것 같죠?

 

 

IP : 182.226.xxx.12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죠
    '14.9.1 11:56 AM (223.62.xxx.50)

    적어도 시어머니라면 이정도 인품은 돼야
    명절에도 기분좋게 오가죠.^^

  • 2. 참 착하고
    '14.9.1 11:58 AM (49.143.xxx.49) - 삭제된댓글

    싹싹하시네요.
    이쁘세요.
    시어머님도 예의를 아시는거 같고...
    시아버님만 조심?하시면 될거 같는데 남편분이 시크?해서 잘막아주실듯 ㅋㅋㅋ

  • 3. ...
    '14.9.1 12:02 PM (118.37.xxx.138) - 삭제된댓글

    시어머님과 원글님 모두 전생에 독립운동좀 하신듯~ ^^
    어머님 인품 좋으신것같고
    원글님도 너무 예뻐요~

  • 4. ..
    '14.9.1 12:06 PM (110.14.xxx.128)

    며느리가 이리 마음을 곱게 쓰니
    어머님도 며느리에게 잘 하시네요.

  • 5. 저절로
    '14.9.1 12:10 PM (122.100.xxx.71)

    미소가 지어지는 글이예요^^
    예쁜 며느님...

  • 6. 소소
    '14.9.1 12:16 PM (125.180.xxx.18)

    보통은 다들 저러고들 살지 않나요?
    서로들 적당히 조금 안 맞아도 적당히 서로 눈치보며
    배려하며
    맞쳐주며
    그러고들 살지 않나요? 막장 아닌다음에야
    여기에 올라오는 사례들이 워낙 강도가 쎄서
    다들 시자들어가는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할정도인데
    보통 다들 저러고들 사는 분들이 많을듯 싶은데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죠

  • 7. 아들만셋
    '14.9.1 12:25 PM (112.151.xxx.148)

    저도 그랬어요
    전날이긴 하지만 시어머니 일있어서 간다 잠은 다른데서 잔다 그러면 부득불 모시고 와서 손주들 재롱도 보시라 남편 쉬는 날이니 좋은데 가서 맛난거 먹자
    내 친정외삼촌 암말기로 내일 모레해도 못가봐도 시외삼촌 어깨수술한덴 꼬박꼬박 찾아가고
    참 마음 쓰면서 해드렸는데 결국 내 만족이었고 시어머니는 당연한 며느리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었드래요
    5년만에 그걸 알아서 이제 마음도 식었고 잘 해줘봐야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냥 기본만 하려구요
    오신다하면 오시는구나 가신다하면 가시는구나 뭘 사신다면 사시는구나 어디가 좋다더라하면 좋은데구나
    그냥 그리 살려구요
    님이 부럽네요

  • 8. ^^
    '14.9.1 12:56 PM (182.226.xxx.120)

    명절때 저 힘들다고 음식도 안시키시고 (운전을 제가해서 내려가요)
    설거지만 억지로 제가 하는데, 어머님이 과일 커피 준비해주시고, 그거먹으면 바로 친정으로 보내세요.
    돌싱인 시누이랑 손윗동서랑 저랑..서로 설거지한다고 밀어낼 정도고요.
    그래서 명절에 7~8시간 걸려서 내려가도 저는 기분좋게 다녀와요.
    힘든일이 없는건 아니예요. 가끔 돈문제...
    그래도 평소에 생활비나 용돈으로 다달이 들어가는돈 없으니까 몰아서 드린다고 생각하구요.
    아들 없다고 단한번도, 시부모님께 말씀들어본 일도 없네요.
    아버님은, 위에 어떤분 말씀처럼 남편이 막아주고 있어요 ㅎㅎㅎ

  • 9. ㅎㅇ
    '14.9.1 2:09 PM (182.221.xxx.59)

    소소님.. 다들 저럼 여기서 시짜 이야기에 한풀이 하는 사람들은 어디 우주에서 데려온 사람들일까요?? 복 받은 줄 아세요. ㅎㅎ
    좋은 어르신은 당연히 잘 해 드리고 싶은 맘 생기죠.

    초장부터 잡아 며느리 휘어잡고 과한 대접 받아야 시모된 보람을.느끼는 자들은 그럴수록 며느리 맘 돌아서서 남되고 싶어진다는걸 모르느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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