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운명의 날이 74일 남았네요

조회수 : 2,022
작성일 : 2014-08-31 21:02:50
나이 많은 수능 수험생이에요
이곳엔 저보다 높은 연배의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사람 치고는 상당한 나이입니다
제 친구들은 빠른 사람은 벌써 대리를 다는 시점이니까요

누구나 인생엔 굴곡이 있고 위기가 찾아오지만 최근 몇년간 저는 정말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죽고싶다란 생각만 했었는데 그래도 몇달 전 수능공부 시작하고부터는 적어도 그런 류의 고민은 좀 덜어졌던거 같네요
대신 굳어버린 머리를 원망하며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할까 하루가 멀다하고 화장실에서 혼자 울기는 했었지만요

시작할 땐 정말정말 성적이 나빴는데 그래도 몇달간 살도 10키로씩 빠져가며 매달린 결과 제가 목표로 했던 성적이 가시권에는 들어왔어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이제 겨우 70일여 남았는데 말이죠...

죽어라 페달을 밟아야 할 이 시점에 슬럼프가 찾아온 거 같아요
거의 일주일째 책상 앞에 앉아만 있고... 그나마도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서 괜히 나가서 서성거리다 들어와요. 그러면 시간을 허비한 스스로에게 화가나서 그 초조함으로 공부가 더 안되고... 

저는 특히나 수학을 정말 못하는데요
하루에 10시간씩 수학책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뇌가 어떻게 되어버릴 것만 같아요

나는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무엇을 붙잡기 위해 그나마 여기서 덜 뒤쳐지려고 이렇게 아등바등 하고 있나
어차피 너는 따라가지 못해
어차피 너는 평생 열등감에 휩싸여 살거야
네가 이런다고 해도 떠난 그 사람은 너에게 돌아오지 않아

이런 투정어린 철없는 생각만... 정신을 못차리고 하고 있어요
이 판국에 말이죠... 아직 저는 덜 혼났나봐요 이러고 앉아있는걸 보면요

혼자서 공부중이라 어느정도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공부시간 스터디를 하고 있는데요
각자 자기가 오늘 몇시간 공부했고 언제 독서실에 와서 언제 집에 가는지 서로 공유하고 자극받는 모임이에요
실제로 만나지는 않고 카톡으로 하죠

저보다 한참은 어린 친구들이... 예전에 술한잔 같이 한 적 있는데 어찌보면 저보다 훨씬 더 반짝반짝 빛나고 설혹 올해 실패하더라도 앞으로 많은 기회가 남아있는 친구들임에도 저보다 훨씬 열심히 하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반성을 참 많이 했는데... 왜 그 반성이 실천으로 이어지지를 않는 건지...

오늘도 독서실에 앉아있다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서성거리다가 결국 집에 일찍 돌아왔어요
공부 시작하면서부터 부모님과 다시 같이 살기 시작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다 된 부모님을 보니 시간의 흐름이 더 무섭게 느껴지네요


사실 가장 무서운 건 제가 올해 입시에 성공하게 되더라도 뭐가 바뀔까
행복해질수 있을까
다시 기운을 낼 수가 있을까
자신이 없다는 거에요


...
그래도 이런 고민조차 지금은 사치이니 일단은 무조건 박차를 가해야 겠죠
일단 수능 잘보고 나서
고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겠죠
그래도 생각을 멈추기가 힘드네요
왜 이리 수학은 어려운지
고등학교 수학이 어려운게 왜 이렇게 나를 슬프게 하는지... 이 나이에..



IP : 207.244.xxx.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사람
    '14.8.31 9:08 PM (182.216.xxx.27)

    제 주변엔 32살에 수능봐서 교대들어가 지금 초등교사하고 있는 사람 있어요. 늦게 시작하면 목적의식 확실해 더 잘 하더라구요. 힘내시고 수능 잘보시기 바랍니다.

  • 2. ..
    '14.8.31 10:25 PM (211.187.xxx.92)

    잘 되실거에요!! 걱정마세요!
    일단 격려부터 드리고 싶어요.^^

    여력이 되시면 수능전까지 수학은 과외라도 받아보세요.
    돈은 좀 들더라도 그래봤자 2달여 남은거니까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7822 국민의힘은 해산되어야합니다 반드시 07:48:55 16
1677821 전화 돌리고 있을 명신이를 구속해야 .... 07:47:19 54
1677820 내란 우두머리와 그를 추종하는 폭도들은 하늘이 내려주신 한쌍임 1 kbs 07:39:23 214
1677819 계엄군인도 폭도들도 나중에 현타오는데 1 ㅁㅁㅁ 07:37:25 436
1677818 아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 저 폭도들 누구에요? 8 아니 07:34:12 928
1677817 "오늘 보니 내란 맞다" 2 난동 07:32:04 1,079
1677816 새벽폭도들 내란선동죄로 20년씩 콩밥 먹어야함 5 07:31:51 509
1677815 오늘도 지지율 올랐다면 이건 국민사기 맞음 ㅇㅇㅇ 07:31:01 201
1677814 법원 습격은 최초 아니가요? 4 .. 07:30:57 637
1677813 와..법원을 모조리 깨부수다니...넘 충격인데요? 1 ㄱㄴㄷ 07:29:49 646
1677812 남자나이 60정도에도 체력이나 인지능력이요. 1 우아여인 07:29:33 311
1677811 다 체포되고 해산된 건가요. 3 .. 07:29:07 782
1677810 윤상현 나경원 국제망신 4 .... 07:27:10 1,172
1677809 국민의힘이 문제를 키우고 있어요 2 ... 07:26:34 458
1677808 국민의힘 "법원 판단 매우 안타까워...구속 파장 충분.. 5 ... 07:25:22 896
1677807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입니다. /펌 6 07:23:18 1,449
1677806 오른쪽 윗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1 (탄핵) 07:22:08 258
1677805 헌법재판관들과 대법원 걱정됩니다 6 ........ 07:07:33 1,437
1677804 권력해바라기 윤상현이 일 키웠네요 8 전두환 전 .. 07:06:04 1,907
1677803 경찰들 희생양으로 두는군요 4 .. 07:06:03 939
1677802 폭도 선동자는 윤석열 국힘이죠 4 ㅇㅇㅇ 07:05:55 388
1677801 와 법원을 습격해?? 6 010 07:04:00 1,003
1677800 45명 현행범체포 15 !!! 07:01:40 1,943
1677799 이시각 제일 조용한 사람..최상목 5 ... 06:56:21 1,337
1677798 윤상현과 월담한 인간들 대화 보세요. Jpg 5 06:50:12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