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 껴있는 달 9월...
착하고 너그러운 달 9월...
가을 초입 가장 신비로운 달
올 여름은 생각 밖이다
엄마한테 단단히 혼날 각오로 집에 들어갔는데,
"밥 먹어라"...하시는 것처럼
늦더위도 고만고만해서 견딜 만 하다
게다가 아침 바람은 얼마나 살랑거리고 청순한지 홀딱 반한다
심신이 지친 여름이었다
기어이..가는구나
오랜만에 전화 준 친구가 고맙고 나쁜 생각하면서도 때마다 견뎌준 나도 대견하고
홀가분하고 전혀 섭섭하지 않은 여름이다
가는 길을 재촉하진 않겠지만 더디 가진 말았으면 좋겠다
충동과 미움이 옅어졌음 바란다
가을이 분명 질문을 던져줄 것이다
여름은 신경증을 조장하지만 가을은 자꾸 비우라 한다
불필요한 소품 정리하고 방이 좀 휑하다
물리적으로라도 마음의 먼지를 털어야 한다
살찐 보름달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