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철에서 할머니께 자리 양보를 해드리고...^^

...... 조회수 : 1,604
작성일 : 2014-08-29 14:40:00

전 버스든,지하철이든 대중 교통을 타면 늘 불안함을 느껴요.

제가 조그맣고 인상이 순해보이니 만만해서인지 빈자리가 많이 나도 꼭 제 옆에 앉고 어르신들은 더 젊은 애들 놔두고

제가 자리 양보하길 바라시죠.

한번은 잠이 깜빡 들었다가 깼는데 하필 그순간 할머니 한분이 제 앞에 딱 서시더니 요즘 젊은 것들은 양보를 모른다느니

하면서 뭐라고 하시는데 잠결인데다 인상도 무섭고 사람들이 쳐다보는것 같아서 창피하길래 얼른 자리를 비키고 다른 칸

으로 옮겨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옆에는 저보다 더 젊은 애들이...ㅠㅠ

암튼 이런 일을 겪다보니 차라리 서서 가는게 편하다 싶어서 왠만하면 맘편하게 서서 가요.

그런데 오늘 언니랑 오랫동안 걸어다녀서 발도 아프고 해서 자리가 났길래 얼른 앉았어요.

몇 정거장을 편하게 갔는데 제 앞에 서있는 언니 뒤로 머리가 고운 백발의 할머니가 손잡이를 잡으시고 주위를 둘러 

보시는게 보이는거에요.

백발의 머리칼을 보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동으로 일어섰어요.

앉으시라고 하니 고맙다고 하시며 앉으시는데 제가 갖고 있던 종이 가방을 들어주시더군요.

무거우니 그냥 바닥에 놓고 다리 사이에 놔두시면 된다고 했는데도 굳이 손으로 잡고 계셨어요.

그리고 자리가 나나 않나나 주위를 자꾸 둘러보시는데 저한테 미안해 하시는게 느껴지는거에요.

자리가 나기 무섭게 저보고 앉으라고....

내리실때도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시면서 내리시는데 제가 더 감사하더라구요.

머리도 곱게 백발이 되셨고 인상도 아주 좋으셨고 정말 곱게 나이드신 분이구나 알겠더군요.

저런 분이라면 내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백 번,천 번 양보해 드릴 수 있어요.

젊은것들이 양보를 모른다고 큰소리 치던 할머니는 인상도 참 입처럼 거칠고 사나웠는데 고맙다고 하시던 할머니는 마음

씨처럼 인상도 좋고 고우셨어요.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야겠다 생각했네요.ㅎ ㅎ

오랫만에 기분 좋은 분을 만나서 정말 마음 따뜻한 하루가 될것 같아요.

이런 분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을 꿈꾸며... 

      

IP : 14.33.xxx.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꼴저꼴
    '14.8.29 2:56 PM (14.32.xxx.97)

    보기도 싫고 당하기도 싫어서 앞쪽에 자리 있어도 무조건 맨 뒤로 가서 앉아요.

  • 2. ㅎㅎㅎ
    '14.8.29 3:04 PM (183.99.xxx.14)

    저도 같이 흐뭇해지네요.

    아마 쌈닭 츠자가 늙어 쌈닭 할매 되고
    매너 좋은 츠자가 늙어 고운 할머니 되지 않겠어요?

  • 3. ...
    '14.8.29 3:32 PM (223.62.xxx.66)

    제가 언뜻 보면 젊어보이는지 제앞으로 굳이들 오시는거에요~얼마전엔 안쪽에 앉은 딸에게 엄마도 낼모레가 오십이라 다리 아프다.큰소리로 말했더니 너무 실망하고 가시던데요~젊어도 다리 아플수 있고 애들도 아픈날 있을수도 있잖아요.아까운 애들에게 싫은 소리 좀 하지 말면 좋겠어요~대선과 세월호 이후에 노인은 너무 많이 보이고 애들은 너무너무 아까워요~

  • 4. 나무
    '14.8.29 3:40 PM (39.7.xxx.214)

    무조건 쌩까요...
    대선 이후로 계속 그래요..

  • 5. 하이디라
    '14.8.29 10:47 PM (220.76.xxx.241)

    사람들이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있어요 생긴것도 험하고 못배워서 무식하고
    바로그런대서 표가나고 생긴대로 노는거예요 생까세요 늙은것이 자랑인가
    젊을때 돈잘벌어서 자가용타고다니지 왜 버스에서 생긴대로 놀고있어
    몆년지나면 여기저기 늙은이 천지가 될거유 큰일이여 자리가있으면 앉는거고
    없으면 그만이지 염치도좋아요 그렇게늙지는말아야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3560 토마토 통조림 안전한가요? 5 토마토 통조.. 2014/08/30 4,640
413559 모르고 북어국 먹었어요 7 아차 2014/08/30 3,903
413558 큰집에 혼자사는 싱글님들 10 질문 2014/08/30 4,530
413557 세월호2-37일) 실종자님들,추석 전에 꼭 돌아와주세요! 15 bluebe.. 2014/08/30 582
413556 개에게 물렸다는데요ㅜ 16 ... 2014/08/30 2,215
413555 이승환곡 찾아요 12 이승환곡 2014/08/30 1,587
413554 오늘 청량리 롯데마트에서 사람잡던 아줌마 16 목격담 2014/08/30 11,864
413553 질문죄송) 부산 아파트 이사청소업체 소개부탁드릴께요. 1 늘푸르른 2014/08/30 1,163
413552 미레나...질문 좀 드릴게요 2 홈런 2014/08/30 2,184
413551 인투더스톰 영화보며 눈물이 3 4도 2014/08/30 2,243
413550 유민아빠가 두딸을 자주 안만난 이유.. 34 .... 2014/08/30 9,956
413549 장보리ㅎㅎㅎ 너무 통쾌하네요. 5 ㄱㄱ 2014/08/30 4,757
413548 귀여운 강아지 사진입니다 ㅎ 3 불독 2014/08/30 2,022
413547 홍삼 선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6 심플라이프 2014/08/30 1,184
413546 잠실에 있는 정신여고 6 고등학교 2014/08/30 4,061
413545 오늘 집회 사진. 5 ㄴㄴ 2014/08/30 1,703
413544 고2이과 과학선택도움부탁드립니다. 2 삼산댁 2014/08/30 2,091
413543 상사와의 갈등은 해고에요 9 앤디 2014/08/30 6,368
413542 떡카페는 어디로가고, 어떤 메뉴로 해야할지.. 5 대접 2014/08/30 1,405
413541 오늘 트윗 촌철살인 두가지... 6 트윗에 2014/08/30 2,684
413540 구충약 먹고 언제 안가렵나요? 1 Ho 2014/08/30 1,773
413539 포도에서 바퀴벌레가 나왔어요 7 하루하루 2014/08/30 2,723
413538 웅진 비데렌탈 해지될까요? 비데 2014/08/30 1,658
413537 어떤 의미가 있는 꿈일까요? 2 꿈해몽 2014/08/30 719
413536 어제 올라왔던 김치양념 냉동글을 찾아요 1 어제 최근많.. 2014/08/30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