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항일 언론의 선구자 ‘배설’ 우리는 그를 잊을 수 없다.

스윗길 조회수 : 1,124
작성일 : 2014-08-29 05:09:14

항일 언론의 선구자 ‘배설’ 우리는 그를 잊을 수 없다.

 

“나는 죽더라도 대한매일신보를 영생케 하여 대한 동포를 구하라.”

 

푸른 눈을 가진 37세의 배설(한국명, Ernest Thomas Bethell: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 1872-1909)은 이 말을 유언으로 남긴 채 1909년 이국땅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앞길이 구만리 같았던 영국 언론인 출신의 청년 배설은 아무런 연고 없는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제국에서 일제의 탄압과 위협에 시달리다 옥고를 치른 후 조용히 숨을 거뒀다.

 

1909년 5월 1일 양화진으로 가는 배설 선생의 상여를 따라 조문객들의 끊임없는 발걸음이 뒤를 이었다. 1909년 5월 5일 서울 강남 영도사에서 배설 선생을 위한 추도식이 거행됐으며, 도산 안창호 선생이 추도사를 전했다. 양화진에 안장된 배설 선생의 묘지는 통곡하는 조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신문은 전국에서 보내온 만사와 조문으로 전면을 덮었다.

 

영국인 베델에게 ‘배설(裵說)’이라는 한국명과 그가 하는 모든 일에 편의를 제공해주라는 특허장을 하사했던 고종황제는 “하늘은 무심하게도 왜 그를 이다지도 급히 데려갔단 말인가!”라는 조문을 남기며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겼다.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았던 암울했던 시대. 고종황제와 대한제국을 슬픔에 빠뜨렸던 푸른 눈의 청년 배설은 과연 누구인가? 올해로 광복 69주년을 맞아 대한매일신보 창간자였던 배설을 통해 국경도 초월해 평화와 정의를 이루고자했던 언론인의 시대적 소명에 대해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대한매일신보는 러일전쟁이 일어난 1904년부터 한일합방이 되던 1910년까지 격동의 세월 가운데 대표적 항일 언론으로, 일제의 침략행위를 비판하는 논설과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

 

 

무역가에서 항일 언론지 ‘대한매일신보’ 사장에 이르기까지

 

1872년 11월 3일 영국 브리스톨에서 출생한 배설(한국에서 신문 발행 후 고종황제로부터 한글 이름을 하사 받음)은 대학 수준의 머천트 벤처러스 스쿨(Merchant Venturers School)을 졸업하고, 1886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베시에 니콜 엔드 컴퍼니(Nicolle & Co.)라는 무역상을 차려 운영했다. 그러던 중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1904년 3월 10일 영국 데일리 크로니클(Daily Chronicle)의 특별통신원에 임명돼 한국으로 파견됐다.

 

배설은 서울에 도착한 후 4월 14일 통신원으로서 ‘일제의 방화로 불타버린 경운궁의 화재’라는 제목의 기사를 최초로 송고한다. 하지만 배설은 기사 송고 후 데일리 크로니클지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게 된다. 당시 배설 선생은 “크로니클지는 편집방향이 일본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내가 보내는 기사도 친일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조선의 실정을 직접 보고 나니 신문사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통신원 직책에 사의를 표하였고 이에 크로니클지는 나를 해고했다. 그 후 크로니클지는 나를 특파원으로 임명하겠다고 제안하였으나 나는 이를 거절했다”며 해임 이유에 대해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영국은 일본과 우호적인 동맹관계로서 배설 선생이 자기의 명예와 생계를 먼저 생각했다면 신문의 편집 방향에 따라 친일적인 기사를 썼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신문사의 편파적인 논조를 좇지 않고 조선이 처한 불합리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며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양심을 꿋꿋이 지켜냈다.

 

배설은 크로니클지를 그만둔 후 우국지사 우상 양기탁 선생과 뜻을 같이 하여 1904년 7월 18일 대한매일신보와 영문판 Korea Daily News(KDN)를 창간했다. 이때부터 배설 선생은 양기탁 선생을 비롯한 백암 박은식, 단재 신채호 선생 등 애국지사들과 함께 일제의 침략사를 낱낱이 폭로하는 항일 언론으로서 투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8월호

 

 

IP : 122.128.xxx.15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적미적
    '14.8.29 7:05 AM (203.90.xxx.44)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 고맙습니다.
    '14.8.29 7:40 AM (222.233.xxx.226)

    잘 읽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6739 미국산쇠고기때처럼. 1 에휴 2015/01/14 910
456738 무죄 선고 홍가혜 "루머 퍼뜨린 언론사 법적대응 할 것.. 2 샬랄라 2015/01/14 1,146
456737 청소기 필터사려다 홧병나겠어요 ㅜ 2 좌절 2015/01/14 1,361
456736 예전과 같은 역전이 힘든듯 이제는 2015/01/14 959
456735 오사카 할아버지는 왜 서울역 노숙을 택했나 2 에휴... 2015/01/14 1,969
456734 이 패딩 어디건지 궁금해서요 2 ... 2015/01/14 1,488
456733 헐... 인천교사 9 .. 2015/01/14 3,620
456732 인천 어린이집 서명 3 이노무시키 2015/01/14 1,071
456731 아파트 셀프 등기하려는데 대출 있으면 많이 위험하거나 힘들까요?.. 11 고민중 2015/01/14 11,880
456730 인천 어린이집 폭행 교사 2 강력처벌 2015/01/14 2,823
456729 하정우의 허삼관 12 갱스브르 2015/01/14 5,005
456728 좀 뒷북이지만 응답하라 1997에서 이말의 의미좀 해석해주세요~.. 4 000 2015/01/14 1,748
456727 연봉 6000만원 넘는 사무직, 초과근로수당 없애기로 5 좀살자 2015/01/14 2,585
456726 문재인의원 조선일보, 동아일보 인터뷰 읽어볼 만 합니다. 12 이건아닌듯 2015/01/14 1,121
456725 철도청 가족애카드 문의드려요... 2 기차 2015/01/14 2,850
456724 '발암' 아파트 피하는 법, 이거 하나 뿐입니다 2 샬랄라 2015/01/14 3,303
456723 아 피곤한 애 친구엄마....... 6 ,,,,,,.. 2015/01/14 4,568
456722 개인병원 수입 500이상이 30%네요 19 통계 2015/01/14 9,909
456721 강남에서 식비 저렴하게 장볼만한 곳 7 맞벌이엄마 2015/01/14 1,869
456720 파트 타임 알바 하시는분들 어떤일 하세요? 4 ㅁㄴ 2015/01/14 3,029
456719 개봉영화)안젤리나졸리 감독의 언브로큰 재미있게 봤어요 5 동그라미 2015/01/14 1,365
456718 아가씨와 같이 살기?? 15 .... 2015/01/14 3,595
456717 과외 주2회와 주3회 7 과외비 2015/01/14 2,740
456716 대전의 한밭대학교 어때요? 9 대전 2015/01/14 6,599
456715 어린이집 운영하면 수익이 많이 나나봐요.. 9 어린이 2015/01/14 1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