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한번쯤 생각해본 스승제자 러브스토리라 글퍼와봅니다. 3편연재글이라 통합했어요 ㅎ
출처:http://hoogle.co.kr/gnu/bbs/board.php?bo_table=hoogle&wr_id=609&pag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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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26살에 어떤 사립 고등학교 한문선생을 하고있어
작년 일인데 역시 한문시간은 비교과이다 보니까 고3을 가르치는데 다들 수업을 안듣더라고
그나마 30명중에 듣는 애가 5명? 그 중 하나였어 걔가
처음에는 생각보다 똑똑하게 생기지 않아서 그냥 한문으로 점수나 따려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주위 선생님들한테 물어보니까 그 반 1등이더라고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수업도 열심히 듣고 수업 끝나고 질문도 하고 그러길래 질문 다 대답해주고 왜 이렇게 열심히 듣는지 궁금해서 교대 지원할거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래서 그러면 서울대?라고 했더니 그 정도도 안 된대
그러면 왜 열심히 듣냐고 물어봤더니 선생님이 좋아서요 이러는거야
내가 고백은 받아봤어도 대학생때도 공부만 하느라 연애를 안 했거든 아마 못 한거일지도 몰라
이런거에 설레더라고 순간 벙쪄서 아무말도 못 했지 걔는 그냥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들어가더라고
그 후에도 중간고사 때 까지 수업 되게 열심히 들었었어
아마 한문이 시험 마지막 날이었었던거 같아 마지막 날 내가 있는 교무실로 와서는 자기 한문 2개 틀렸다고 그러더라
빨리 칭찬해주세요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귀여웠어
지금 생각하면 학생한테 이런 감정 느껴도 되나 라고 생각들기도 하고
다음에는 같이 대학탐방갔을때 썰 풀게
만약에 반응이 괜찮으면?
아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던 독자가 있어서 말해주는데 우리는 지금 나름 진행중
요즘 얘기쓰려고 하다가 저번에 미리 말해놓은게 있어서
오늘은 대학탐방때 썰 풀어줄게
반이 총 10반이었는데 반마다 2명씩 짝 지어서 가고싶은 대학교 골라서 가는거였고 나는 그 때 성대담당이었어
선생님들마다 가고싶은 대학교 고르고 한 일주일인가 지났을 때 쯤 공룡이(썸탔던 고등학생)가 자기 친구 2명이랑 교무실로 날 찾아왔더라고
갑자기 오자마자 사탕 내밀면서 사탕드실래요? 이러길래 얼떨떨하게 일단 받기는 받았지
그러고 나서 왜 찾아왔냐고 물어보니까 자기 성대 가고싶은데 한 반에 두 명밖에 못 가서 나한테 허락 받으면 더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난 올해 처음 부임받은 학교라서 잘 몰랐지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명단 받아줬어
애들 셋이서 조용한 교무실에 쌤 완전 쿨해요 왜 이렇게 착해요 부터 시작해서 와, 그 때 들어볼 칭찬 다 들어본거 같아
아무튼 걔내가 가고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게 원래 왠만하면 허락해주는게 아니라고 옆에 앉아 계셨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
대학 탐방 날 아침에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모여있으라고 전체 문자를 보내고 나도 지하철 타고 가고있었어
다들 답장이 네, 알겠어요 뭐 이런식으로 왔는데 유독 눈에 띄는 문자가 있더라고
선생님 오늘 밥 언제 먹어요?
누구랑 먹을거에요?
저희 밥 사주시는거에요?
답장 안 하셨으니까 긍정으로 알아들을게요 애들한테 다 말했어요
문자 온 간격이 거의 1분마다였어 수업시간엔 조용히 수업만 들으니까 몰랐는데 은근히 친구들이랑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런 아이더라고 역시 고등학생이니까 그랬던거 같아
어떻게 답장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씹고 혜화역으로 갔지
갔더니 20명중에 반 정도 와있더라고 그때 시간이 12시였는데 애들한테 각자 밥 먹고 1시 반까지 성균관대 정문으로 오라고 전달했지
애들 거의다 갔는데 공룡이가 남아서 선생님 저 맛있는거 사주신다면서요라고 하면서 안 가더라고 나는 내가 언제 그랬어 얼른 가서 밥 먹어라고 했지
공룡 - 쌤은 안 먹어요? 나머지 애들 기다려야돼요?
나 - 응 그러니까 가서 먹고 이따 보자
나 밥 늦게 먹는다고 하니까 뭔가 불쌍해 보였나봐 자기 친구한테 아까 그거 줘봐 이러더니 공룡이 친구가 가방에서 커피 꺼내서 주더라고 공룡이가 이거라도 먹고 있어요 이러면서 가더라 평소에 아메리카노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냥 먹었어
지각한 애들이 좀 있어서 밥은 못 먹고 그냥 간단하게 카페가서 샌드위치 먹고 성대 정문에 갔어
역시 젊은 애들이라 옆에 공원?같은 밴치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뛰어놀고 있더라고 애들 불러 모으고 캠퍼스 투어 했지
성대가 워낙 경사진 곳이 많아서 맨 뒤에 뒤쳐져서 따라가고 있는데 공룡이가 선생님 힘들어요? 쌤 다리가 짧아서 느린가보다 라고 장난치길래
날씨도 덥고 그래서 그냥 반응 안 하고 묵묵히 걸어갔어 그랬더니 내가 삐진줄 알고, 사실 조금 삐지긴 했지만
공룡 - 삐졌어요? 쌤 더워서 그러는거죠? 진짜 삐졌어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아까 초기에 나눠준 학교 책자로 나한테 부채질 해주는거야 내가 표정이 뭔가 좋다 이런 표정이었나봐
공룡이가 선생님 시원하죠? 제가 그렇게 좋아요? 이러면서 또 자기 혼자 웃더라
그런 일이 있고 탐방이 대충 끝났어 말 했듯이 날씨가 너무 더워서 셔틀 타고 나가려는데 동전이 없는거야 공룡이가 옆에 있길래 너 동전 있냐고 물어봤지
바로 눈치 채고 자기는 200원밖에 없다고 하면서 친구들한테 동전 좀 달라고 그랬었어
받긴 받았는데 내가 학생한테 받는다는게 좀 미안해서 여기 근처에 편의점 있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더우니까 아이스크림 사줄게 이랬지
공룡이랑 공룡이 친구 3명이 좋다고 아이스크림 먹고 같이 셔틀타고 혜화역으로 왔어
애들이 선생님은 어디로 가냐고 해서 학교 근처로 간다고 했어 집이 그 쪽에 있었으니까
공룡이 친구들이 공룡이랑 같이 가주세요 이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왜? 라고 하니까 자기네 셋은 여기서 놀건데 얘는 과외있어서 지금 집에 가야한다고 그러더라고
어쩔수 없이 둘이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데 4호선은 사람도 별로 없고 널널해서 그냥 서서 갔는데 2호선으로 갈아타는 순간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
우리가 같은 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지하철 문이랑 좀 멀이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거든
사람이 많이 내리는 역도 아니라서 어떻게든 내려야 하는데 공룡이가 좀 더 문에 가까이 있어서 자기가 뭔가 사람들을 뚫어야 할거 같았나봐
죄송합니다 나갈게요 죄송합니다 하면서 자기가 내 앞에서 길 만들어줘서 무사히 내릴수 있었어
역은 같은 역이었는데 버스는 다른 버스 타야해서 같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내가 타야하는 버스가 먼저 와서 선생님 먼저 갈게~하면서 버스에 탔지
자리는 없고 서서 창문밖에 봤는데 공룡이가 웃으면서 손 흔들어주더라고
그 때 되게 떨렸었어
다음에는 수능 100일에 술먹고 나한테 전화한 일이랑 대학 붙었을 때 썰 풀게
시험문제 마무리하느라고 오늘은 좀 늦었네 확 더 늦게 오려다가 뭔가 잊혀질거같아서
아무튼 시작?
수능날 100일주 마시잖아 역시 얘도 예외는 아니였나봐
그 날이 내가 야자감독이라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었는데 공룡이한테 톡이 오더라고
쌤 보고싶어요
어디에요
나 쌤 집 근처 놀이터
쌤 보러 왔어요
순간 내가 얘한테 왜 내가 사는 아파트를 알려줬는지 후회도 조금 했어
그 때 시간이 9시 반정도였는데 20분이나 더 있어야 야자가 끝나서 그냥 가라고 했더니 어짜피 집에 못 들어간다고 기다리겠대
평소같으면 버스타고 갈텐데 급하게 택시잡아서 타고갔지
놀이터가 아파트 단지 안에 한 다섯?여섯?개정도 있는데 입구 근처에 있는 놀이터에 갔더니 역시나 거기 벤치에 앉아있더라
좀 멀쩡해보여서 몰랐는데 가까이 가니까 얕게 술냄새가 나더라고
나 - 너 술마셨냐
공룡 - 진짜 조금 마셨어요 저 정신도 멀쩡한데
머리에 꿀밤 먹이고 나도 옆에 앉았지
나 - 집에 왜 안 들어가
공룡 - 술냄새 나잖아요 12시 지나서 들어가야돼요
나 - 그러면 너 맨날 간다던 독서실 가있지 왜 여기있어
공룡 - 나 아까 말했는데 쌤 보고싶었다니깐요
쟤 정말 안 취한거 맞나?싶을 정도로 패기가 완전 넘쳐서 아무 대꾸도 못 하고 가만히 멍 때리고 있었어
가만히 있으니까 공룡이가 갑자기 선생님 저 피하지 마요 이러더라고 난 얠 피한기억이 없는데, 내가 그랬나? 곰곰히 생각하다가 피한적 없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선생님 저 남자 좋아해요
이러는거야
그 전까지는 그냥 원래 저런 학생인가보다 라고 생각은 했지 정말 게이일지는 몰랐거든
솔직히 얘가 이 말 하기 전까지만해도 게이고 바이고 레즈비언이고 하나도 관심이없었어 말 그대로 남자고 여자고 사귀어본 적이 없었거든
뭐라고 대꾸해야할지 모르겠는거야 그 때 공룡이가
선생님은 남자 좋아해볼 가능성 없어요?
이러는데 내가 또 거기다가 뭐라고 말하냐 눈 피하고 멀뚱이 먼 산만 쳐다봤지
내 표정 보더니 한숨쉬면서 저 갈게요 쌤 말대로 독서실이나 가야겠어요 이러고 가더라
정말 멍했었어 그 때
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공룡이가 되게 걸리는거야
그래서 톡을 보냈지
여태 살아가면서 여자고 남자고 사귀어 본 적도 없어서 게이고 이런것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 없다 내 성 정체성에 대해서 나도 생각해 볼 테니까 너는 일단 수험생의 본문을 다 해서 공부를 해 뭐 이런 식의 내용이었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답장 받고 잠들었지
고3은 여름방학때랑 2학기때는 주요과목빼고 거의 다 자습이어서 맨날 감독만 하러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데 공룡이 진짜 열심히 공부하더라 간만에 반 1등같은 모습이었어
그 모습이 살짝 멋있기도 했고
10월 말인가 갑자기 교무실로 날 찾아왔더라고 난 오랜만에 둘이서 얼굴 마주보는거라 반갑게 맞아줬지
무슨일인가 했더니 수시 우선선발돼서 수능 안 봐도 된다더라
나름 상위 10위 대학중 하나에 붙었대서 과는 무슨 과냐고 물어봤더니 교육학과래
갑자기 왠 교육학과?라는 생각에 왜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사범대에 좀 관심 있었는데 선생님한테 관심생기면서 나랑 같은 학교 선생할거라더라
거기서 난 또 좋다고 설렜지 여기서 확신이 생겼던거 같기도 하고
공룡이가 고백비슷한거 한거에 내가 나름대로 고백 받아준 이야기는 다음에 해줄게
기말때는 전산때문에 일이 좀 많이 생겨서 늦을지도 모르는데
나 잊어버리면 섭하다?
아무튼 독자님들 안녕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작년에 학생이랑 썸 비슷한거 탄 썰 (통합)
요리배우는1인 조회수 : 9,489
작성일 : 2014-08-28 16:17:59
IP : 221.138.xxx.1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반전
'14.8.28 5:59 PM (220.88.xxx.99) - 삭제된댓글남선생 남제자였던 거예요?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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