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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에게 애정표현하는 게 지쳤어요.

아이두 조회수 : 6,776
작성일 : 2014-08-28 11:02:48

남편은 무뚝뚝하고 말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진중하다기보다는 본인이 해야 할 말 외에 이러쿵 저러쿵 하지 않아요. 본인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얘기는 엄청나게 오래, 길게, 자주 합니다 (정치나 경제, 회사 내 고충 정도?)

 

반면에 저는 말도 엄~~청 많고 표현도 많고 눈물도 많고 감정 기복도 심해요. 제 스스로 미성숙한 인격이다 생각은 하지만 바꿀 수 없으니 장점만 극대화하고 살자, 노력하고 있고요.

 

요즘에 아침에 남편과 함꼐 출근하거든요. 차를 타고 한 30분 정도 함께 이동한 후에 어느 지점에서 헤어지는데 남편은 도착할 떄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다거나 아주 간단한 얘기만 해요. (오늘 늦을지도 몰라. 이런 정도) 저는 손잡고 장난도 치고 주변 풍경 얘기도 하고, 시시콜콜 얘기하는데 남편은 그런 게 귀찮대요. 왜 이렇게 사람을 귀찮게 하냐면서요. 심각한 표현은 아니고 장난처럼 웃으며 얘기하는데 귀찮아 하는 건 팩트...

 

그래서 제가 너무한다. 당신은 감정적으로 폭력적인 사람이다. 그랬더니 또 웃으면서 감정 변화가 없는 사람은 절대 병이 아니래요. 그러면서 아이고~ 감정 기복이 또 시작되었다면서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놀려요.

저도 기분 나빠서 툭 쏘아붙여주면서 상대의 감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소시오패스가 되는거야! 이랬고남편은 아이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한다~~ 이러고 말았어요.

 

대화 중에 다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서로 웃으면서 반장난식으로 쏘아붙였는데 그 이후에 제가 기분이 안좋더라고요. 하루에 보고 얘기하는 시간이 아침 저녁 한시간 남짓인데, 어차피 같이 오가면서 얘기도 하고 도란도란 가면 좋잖아요. 그렇다고 피곤해서 자는 것도 아니고 계속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는데 말이죠.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중간에 헤어질 떈 서로 말도 없이 썡 갈라섰네요.

 

남편은 남편 말대로 감정 기복이 없는 사람이라 집에 와서도 그냥 본인 할일만 합니다(99%는 휴대폰 보기. 1%는 휴대폰으로 야구 경기보기)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요. 저는 옆에 가서 애교도 떨고 남편 치켜세워주기도 하고 (밥 차려주면서 수랏상입니다요 마마~ 이런거요.) 그래도 별 반응이 없어요. 그냥 쓱 보고 마는 정도...

사랑이 표현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남편이 늘 미적지근한 감정상태니 저도 점점 지쳐가요. 오늘 아침에는 출근하면서 나도 더 이상 남편에게 살갑게 굴지 않겠다... 다짐했어요. 상대를 향한 저의 애정과 관심이 그냥 하수구로 흘러들어가는 기분이에요 ㅠㅠ

 

IP : 118.33.xxx.4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8.28 11:09 AM (39.7.xxx.99)

    출근길에 그러는건 좀 오바네요.
    서로 다른 성향인데 님도 너무 극단적으로 감정적인데 보통 사람의 경우도 피곤할 정도네요.
    감정적으로 폭력적이다 소시오패스다 그런 극단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왜 쓰나요?
    님의 언어폭력과 감정폭력이 더 심한 것 본인은 모르세요?

  • 2. ....
    '14.8.28 11:21 AM (175.115.xxx.10)

    신혼이시죠?ㅋㅋ
    나의 과거를 보는거 같네요......
    저희 남편도 침묵이 금이다 ~ 하는 사람이고
    제가 친구 한테 몇번 하소연 했는데 실제로 1박 같이 있어보니 너가 왜 그런 말 하는지 알겠다
    하더군요 ㅎㅎㅎ
    첨엔 말도 없고 퇴근 후 티비만보고 ... 물어봐도 대답안할때있고 좀 우울했어요..
    그런데 남자들은 집에선 휴식을 원해요 여자는 함께 이길 원하듯이...
    어짜피 말없는 사람 닥달 해봤자 스트레스 받으니 저는 방법을 바꿨어요
    쇼파에있음 옆에 나란히 붙어 앉아 있고 저도 핸드폰이나 제할일 하구요
    어짜피 말걸어도 대답잘안하니 옆에서 장난 겁니다
    간지럽힐때도 있고 약간의 고문을 줘야 반응이 오기에..
    그러니 반응이 조금이라도 오니 괜찮더군요...
    저사람이 틀렸다 잘못됐다 생각하지말고 나랑 다르다는걸 인정하면 편해져요~

  • 3. ....
    '14.8.28 11:29 AM (175.115.xxx.10)

    전 집에 있을때만 장난 살짝 치구요
    밖에 있을땐 말없음 없는 갑다~합니다
    누가 그런말 하더군요 말없이 밥만 먹는 부부는 불륜이 아니라고 ㅎㅎㅎㅎ
    저희 젊지만 식당가면 전투적으로 밥만먹고
    차타면 노래만 듣습니다 그냥 같이 있는것만으로 좋은거같애요
    님도 극복하시면 같이 있는것만으로 말안해도 편하고 좋다는걸 느끼실거에요
    친구들도 말안해도 편하고 좋은 친구들 있잖아요 비교가 그렇지만 무슨말인지 알겠죠?

  • 4. 님도 남한테 감정폭력을 쓰는겁니다
    '14.8.28 11:31 AM (123.109.xxx.92)

    말 많은 사람 이런 저런 이야기 들어주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겁니다.
    듣고 있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기빨리는 거라구요.
    거기에 호응을 해주면 더 신나서 이야기가 길어지죠....
    남편이 님한테 감정폭력을 하는 게 아니라 님이 남편한테 본인의 감정으로 폭력을 쓰고 있다고도 생각하세요.
    그리고 어차피 못 바꾼다니요.... 말수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본인하기에 달린겁니다.
    님이 말 없는 남편한테 원망 쏟아내는 게 해줄 수 있는데 안한다고 생각해서 그런거 아닌가요.
    아예 포기를 했으면 그런 원망조차 필요 없으니까요.
    님 또한 본인 욕심에 말 수 줄일 노력을 끝까지 안하고 어차피 못 바꾼다고 자기합리화 시키고 있으면서
    누가 누굴 탓하나요.
    그냥 서로 포기하는 게 현명해요.
    아침부터 남편 붙들고 감정에 호소하는 것 자체가 님이 불안정 하다는 것에 한 표 드리네요.
    님이 더 노력해야 하는 거구요.

  • 5. rldjr
    '14.8.28 11:44 AM (117.111.xxx.68)

    성향이 다른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조금씩 서로를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어요.
    포기할 건 포기하고 개선할 건 개선하되 너무 많은 변화를 기대하진 마세요.
    살다보니 포기가 되긴 하는데 또 어느 순간 화가 나고 외로워지기도 해요.
    근데 천성은 정말 변하기가 어렵더라구요.
    남편입장에서 생각하면 님이 버겁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거니까
    남편 잘못이라는 사고는 버리고 조금씩 양보하시는 게 답인것 같네요

  • 6. 혼자 난리이신듯
    '14.8.28 11:56 AM (222.119.xxx.240)

    제가 여자라도 원글님 남편 같은 성격이라 그런 느낌이 들어요
    소시오패스라는 말도 부부로서는 좀 심한말 아닌가요? 본인 감정만큼 표현해주지 않는다고
    감정변화 심하고 이랬다 저랬다 부르르 혼자 서운해하고..물론 원글님도 장점이 많으시겠지만
    그런성격 지인들..저는 못견디겠더라고요 오히려 남편분이 서운하게 느껴지실순 있겠지만
    남자가 원글님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해보면 그것도 또 힘드실거에요 원글님도 남편분좀 배려해주셨음 좋겠네요 그냥 저런 성격이다..하고 좀 인정만 하셔도 서로 편할거 같아요

  • 7. 남편분에게 감정이입
    '14.8.28 12:05 PM (216.81.xxx.81)

    제 남편이 님정도까진 아니지만 저희 부부는 반대 경우인데요
    말하고싶으면 알아서 할건데 왜 얘기 안하냐고 몰아세우면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할말도 생각이 안나고 더 입 다물게 돼요ㅠㅠ 님한테 뭐 잘못한 것도 아닌데 좀 놔두면 안되나요 너무 달달 볶으시는 것 같아요.

  • 8. sunwood
    '14.8.28 12:18 PM (119.66.xxx.22)

    상황을 이해가도록 글 잘 쓰셨네요
    두 분의 재밌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저는 남편분같은 성격이라..마지막 문장에서는 뜨뜸했습니다 괜히 미안해지는;
    상반된 개성이시고 아마 그래서 오목과 볼록처럼 부부가 되신거같다는 생각이 내내 드네요
    아마 님도 그래서 장점이라고 생각하시는거같구요
    그런 서로간의 끌렸던 부분..장점을 굳이 변형 시킬건 없어 보여요
    다만 대화보다는 말없이 손잡아주는 정적인 순간이 때론 더 충만할수있다는것..
    거기만큼 조금 나아가시면 어떨까싶네요

  • 9. 저도
    '14.8.28 12:27 PM (110.70.xxx.201) - 삭제된댓글

    원글님 같은 스타일인데
    결혼15년차 정말 지치네요
    그냥 벽에다 말하는게 편할거 같아요
    이제 제가 포기 하게 되네요
    우리 서로 이게 뭔가 싶어요
    그래도 애들 있으니 그냥 그냥 한평생
    살아야 되는건지
    저도 고민 ㅠ

  • 10. 사람마다
    '14.8.28 12:38 PM (59.2.xxx.66)

    다 다른 말에너지가 있어요.
    억지로 하다간 병이나는....
    저흰 반대로 제가 말수가 없는데 남편은 옆에서 말잘해요.
    그래도 자기 말 들어준다고 좋아하고 억지로 말시키지는 않네요.
    친구들 사이를 봐도
    말많은 친구끼리 어울릴것 같지만
    이상하게 서로들 싫어하더라구요.
    원글님도
    남편분이 같이 말이 많았으면 재미도 있었겠지만
    잔소리듣고 싸우는일도 많았을거예요.
    모두들 적당히 말도 하고 살면 좋겠지만,
    그 적당히가 힘드니
    서로의 다른점을 강요하지 말고 이해하고 살아야죠.

  • 11. 주근깨
    '14.8.28 1:22 PM (125.184.xxx.31)

    원글을 읽고 있으니 짜증이 나네요. 왜냐하면 요즘 방학이라서 아이들이 집에 있는데 세녀석이서 한마디씩만 해도 또 대꾸를 해줘도 말을 받는 입장에서는 소음으로 들립니다. 저녁 9시쯤만 되면 전 완전히 녹초가 돼죠. 말 많은 사람 말대꾸 해주는게 제일 싫어요.

  • 12. 저는
    '14.8.28 1:25 PM (221.143.xxx.203) - 삭제된댓글

    변덕스러운 성격이지만 원글님 남편같은 성격 좋아요,
    항상 바위같이 묵직하고 예측가능한 사람.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인정해요.
    내가 노력하면 그남자가 바뀔거라고 생각하지마시고요.
    남편입장에선 원글님 같은 성격 귀엽기도 하지만 엄청 피곤할거에요.
    남편 리액션에 너무 목매지마세요.

  • 13. 원글
    '14.8.28 1:41 PM (118.33.xxx.40)

    따끔한 충고도 감사하고, 이해해주는 말씀도 감사해요^^
    덕분에 제 마음도 조금 안정이 되었어요.

    말없는 분들의 고충도 있군요. 다행히 남편은 말많고 애교많은 절 예뻐라 합니다. 너 아니었으면 정말 우울하게 지냈을텐데 니가 옆에서 말 걸어주고 하니, 덩달아 자신도 한마디씩 하고 산다고요. 그래도 본래 성향인지라 제가 바라는(욕심이라는 거 압니다) 리액션이 나오지 않으면 섭섭한 거였어요.

    윗님 말씀처럼 남편은 본인을 항상 나무라고 얘기해요. 뿌리가 깊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 너한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고요. 저는 그 나무에 와서 쫑알거리는 새도 좋고, 나비도 좋고, 꼬마여도 좋대요.

    제 행동에 대해 많이 돌아보게 되어서 남편에게 문자 보냈어요. 당신의 무뚝뚝함에 대한 내 섭섭함의 무게와, 내 과잉감정을 받는 당신의 버거움의 무게는 같을 것 같다고요. 지금까지 당신이 받아주는 무게를 이해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요.

    남편은 그냥 짧게 농담으로 웃겨주네요.

    저는 참 좋은 남편이랑 살고 있는 거구나, 느꼈습니다. 고맙습니다^^

  • 14. 스킨십
    '14.8.28 1:54 PM (58.225.xxx.118)

    말로 리액션이 힘들면 스킨십 해달라고 하세요.
    쓰다듬 쓰다듬이나 토닥토닥, 손잡아주기. 이런건 리액션하는 에너지가 그다지 필요 없으니..
    그리고 한번에 너무 긴 시간 말 걸고 종알거리지 마시고, 한번에 한 15분.. 아침/저녁 두번쯤 하시면
    남편분이 지치시지 않을거예요.

    저도 반응이 없어서 저런 토닥토닥 쓰담쓰담을 강요? 했더니 요즘은 눈빛만 아련하게 보내도 자동으로
    쓰담쓰담, 그러면 제 맘이 좀 나아지고 그렇습니다.

  • 15. ㅎㅎㅎㅎ
    '14.8.28 7:31 PM (59.6.xxx.151)

    저도 원글님 같은 성격이고요
    지금 쉰살인데 아직도 그렇습니다
    반면 남편은 원글님 바깥분 같습니다

    그런데요
    남편이 저더러 암전히? 있어라 그러면 이게 난데? 할 거 같습니다
    저는 성향이 그러니 그런가고 남편이 있는 그대로 날 받아주길 바랍니다^^
    그러니 남편의 성향이 제겐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역시 남편보고 저더러 맞춰서 변해달라는 건 내 기준에 맞춘 강요 같습니다
    ^^

  • 16. 성향차이
    '14.8.29 2:32 AM (39.119.xxx.74)

    저랑 비슷하시네요

    이게 싸울땐 상처가 돼요ㅡ 제가 그렇거든요

    그냥 다름을 인정하는게 최선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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