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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물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부산맘 조회수 : 16,657
작성일 : 2014-08-25 22:15:48

휴우..

사십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비가 한꺼번에 많이 오는것도 첨 보는 일이고..

현관에 신발 물에 동동 뜨는 거 보면서 아직 개학전이라 집에 있는 초등생 아들이랑

부리나케 대피 해 본것도 첨이고..

마당에 흙탕물 잠기는 우리집을 남의 집 빌라 옥상서 쳐다보면서

결혼앨범 생각도 나고 살림살이 어쩌나.. 그래도 몸 피해서 다행이지..

불법주차 된 자가용이 하수구를 막아 물이 우리집 마당으로 쏟아지는데

이 놈의 차량은 연락처도 없네요. 쏟아지는 빗속에서 십여분 발 동동 구르다

경찰밖에는 답이 없다 싶어 112에 전화해 차주 좀 찿아달라 울 집 잠긴다 했네요.

차 넘버까지 말하고 나서야 전화가 뚝.

차주에게 연락이 갔는지 차는 바로 빼긴 했는데 오늘 저 그 차주 때문에 얼마나 애간장이 타 들어가던지..

그때가 낮 2시쯤.

이미 12시쯤부터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조그만 가방에다

통장 도장 전세계약서까지 챙겨두고 몇년전 제주도 여행 가서 찍은 필름도

그대로 있는게 보여 그것도 주워 담는데 떨리더군요.

티브 보던 아들 불러서 지금 나가야 한다고 안그럼 물이 너무 차서

나중엔 못빠져 나갈지도 모른다고 각자 우산 하나씩 챙기고 정말 딱 입은 옷 그대로 나왔어요.

집 밖을 나와도 골목이고 도로고 물이 차서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던데

무조건 높은데로 가야한다 싶어 인근 빌라 옥상으로 올라갔네요.

집에서 빌라 옥상까지는 30초면 되는 거리인데 그 30초 동안에 물이 종아리에서 무릅을 넘고 있었답니다. ㅜ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니 심장이 다 벌렁거리네요.

한시간을 빌라 옥상서 대피하고 있으니 다행히 비가 서서히 잦아들기에

다시 집으로 가니 마당은 흙더미가 가득 쌓여

정말 티브서나 보던 상황이 눈앞에 따악 펼쳐졌지요.

현관문을 여니 다행히도 물이 방까지는 침수를 안했더라구요.

정말 딱 현관 신발 벗는 그곳까지만 물이 찼더라구요.

비가 10분만 더 쏟아졌어도 물이 방안으로 갔을 상황.

그담부터는 3시간 동안 마당에서 흙탕물과의 전쟁이었답니다.

지금 허리 다리 손 안아픈데가 없을 정도에요.  

글은 비교적 담담하게 적고 있지만 한바탕 물난리를 겪고나니 머릿속이 텅 빈것 같고

아무 생각이 안드네요.

초등생 아들도 이제 비만 온다 그러면 무조건 대피한다고 합니다.

억숙로 식겁했나 봐요. ㅋ

IP : 112.173.xxx.214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oops
    '14.8.25 10:17 PM (121.175.xxx.80)

    정말 낮에 들이붓듯 퍼부을 때는 이러다 무슨 일 나는 거 아냐?... 그런 공포심이 들더군요.

  • 2. 어휴
    '14.8.25 10:18 PM (115.137.xxx.109)

    읽기만해도 숨이 턱에 차네요..
    얼마나 놀라셨을까...
    이젠 비가 그쳤나요?

  • 3. 위로...
    '14.8.25 10:19 PM (14.32.xxx.28)

    고생 많으셨어요. 토닥토닥...
    얼마나 벌벌 떨리셨겠어요.
    현관까지만 물이 들어찬 게 그나마 천행이네요.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좀 쉬세요...

  • 4. 청명하늘
    '14.8.25 10:19 PM (112.158.xxx.40)

    고생하셨습니다ㅜㅜ

  • 5. 에구
    '14.8.25 10:21 PM (119.64.xxx.253)

    너무 애쓰셨네요..몸살조심하시고 쉬엄쉬엄 치우세요ㅠ

  • 6. ㅇㄹ
    '14.8.25 10:23 PM (211.237.xxx.35)

    우와
    그래도 천만천만 다행입니다.

  • 7. 비비안나
    '14.8.25 10:23 PM (58.235.xxx.90)

    옴마야
    우짜요 밥은 먹은능교 여는 헤운대라 이래 무스븐지 몰랐네예 단지 배산이 직장인 딸래미 걱정만 하공..
    지하철은 잠겼다하제.. 생전 이런 꼬라지 못본 울아저씨는 내보고 오바다하고...ㅡ ㅡ 문디 영감
    우야던동 약 한재 지어드이소

  • 8. 에구
    '14.8.25 10:23 PM (183.100.xxx.240)

    토닥토닥.
    마음을 진정시키고 아이와 건강 잘 챙기세요.

  • 9. ㅜㅜ
    '14.8.25 10:24 PM (112.173.xxx.214)

    집밖의 상황도 심각했어요.
    나오긴 했는데 산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니 급류가 되어서 빌라로 건너가는 동안에도
    발 디디기가 겁이 나더라구요.. 제가 글 올린 이유는 절대 우리집은 괜찮겠지 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저두 제가 이런 일을 겪을지는 몰랐거든요.
    마당에 분명 물이 없는 걸 보고 집안에 들어와 5분 정도 욕실에 있다 나왔는데 현관에 물이 고이더라구요.
    남편도 없고 무서워서 눈물이 날것 같은데 제가 울면 아들이 더 겁을 먹을까봐 참았네요.

  • 10. 11
    '14.8.25 10:28 PM (121.162.xxx.100)

    읽기만해도 공포스러운데 직접 겪으셨으니... 넘넘 고생하셨어요 그만하길 너무 다행이네요 저도 꼭대기층 사는데 이사앞두고 있어요 저번 비에 안방에 물이 새서 식겁했네요 더이상의 비피해가 없길 ...

  • 11. ...
    '14.8.25 10:29 PM (1.236.xxx.134)

    얼마나 놀라셨을지. 어여 몸 따뜻하게 이불 잘 덮고 주무세요...

  • 12. 건너 마을 아줌마
    '14.8.25 10:30 PM (222.109.xxx.163)

    부산쪽 폭우 엄청났다던데... 아무도 안 다치셔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 13. ..
    '14.8.25 10:31 PM (59.15.xxx.181)

    아이고...
    이젠 하다하다 물전쟁까지.....


    이러다 우리 국민들
    산전수전 공중전에 단식전까지...

    고생하셨습니다..ㅠㅠ

  • 14. dkdn
    '14.8.25 10:33 PM (110.13.xxx.37)

    아우 저희 동네는 많이 안와서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네요..
    그만해서 진짜 천만다행입니다.. 다행히 미리 준비하고 계셔서 그만했지 싶어요

  • 15.
    '14.8.25 10:33 PM (211.36.xxx.189)

    고생하셨겠네요ㅜㅜ
    저두 물이 넘 무서워요ㅜㅜ

  • 16. ....
    '14.8.25 10:35 PM (121.175.xxx.162)

    저희집 근처 사시나봐요. 저희는 한쪽은 온천천이 겁나게 불어 넘치려고하고 반대편 골목에서는 도로에 물이차서 올라오고.... 정말 어떻게해야하나 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네요. 다행히 집 침수는 면해고 비가 그쳐서 도로에 물도 빠지고 온천천도 물이 빠졌네요.
    근처에 있는 지하차도에서 차가 빠져 돌아가신 분도 있다는데.... 온천천은 조금만 물이 불어도 차량 통제를 하는데 거긴 왜 안했는지.... 안타까운 일들뿐이네요.

  • 17. 노란리본
    '14.8.25 10:36 PM (203.247.xxx.20)

    너무 무서웠을 거 같아요, 아들도 많이 놀랐겠네요.

    마음 안정할 수 있게 따뜻한 거 드시고 주무세요 ㅠㅠ

  • 18. 누구에게나
    '14.8.25 10:37 PM (58.143.xxx.178)

    일어날 수 있죠. 싱크홀지역이었음 어찌되는지?

  • 19. 쓸개코
    '14.8.25 10:38 PM (14.53.xxx.156)

    정말 무서우셨겠어요;; 집안까지 잠기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네요..

  • 20. ...
    '14.8.25 10:47 PM (211.202.xxx.209)

    혹시 모르니깐 모래주머니 현관에 설치하심이 ...

    무섭네요. 비가 와도 걱정. 너무 많이 올까봐....

  • 21. asd8
    '14.8.25 10:57 PM (175.195.xxx.86)

    뉴스에 나오는데 후덜덜~~~ 했어요.

  • 22. .............
    '14.8.25 11:07 PM (182.230.xxx.236)

    에궁 그나마 방이 안잠겨 다행입니다, ㅜㅜ 저는 창원 버스 잠기는 것 보고 너무 놀랐어요
    얼마전에 지나왔었거든요. 바닥을 보이던 하천에 물이 꽉 찬 것도 이해가 안가고
    여튼 하늘이 뚫린듯이 비가 미친듯이 내리더니...
    쉬엄쉬엄 치우세요,,

  • 23. 저도 부산사람
    '14.8.25 11:09 PM (222.119.xxx.240)

    비는 많이 보고 태풍 장마도 많이 보았지만 정말 단시간에 때려붓는다 하는 느낌이 든건 처음이었네요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 24. //////
    '14.8.25 11:25 PM (42.82.xxx.29)

    금정구쪽 피해가 컸나보더군요.
    부산대 일대는 마비라고 그러더군요.

  • 25. 정말 고생하셨어요.
    '14.8.25 11:25 PM (1.254.xxx.88)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는게 무섭습니다. 원글님의 글이 사진보다 더 생생합니다...나중에라도 글 지무지 마세요. 태풍올때 맞춰서 산에 캠핑간다는 정신나간 인간 글 에 링크 걸어야겠어요.

  • 26. 외로들
    '14.8.25 11:33 PM (112.173.xxx.214)

    감사합니다.
    오늘 남편도 회사에서 지하주차장에 물이 잠긴다고 급히 차를 빼러 들어갔더니 지하 4층인데 이미 물이
    발목까지 차오르고 있더래요. 저는 사실 차 빼러 간다고 하기에 차 버려도 된다고 혹시 모를 사고에
    가지말라고 했는데 다행히 차도 침수되기 전에 빼고 남편도 무사해서 정말 고맙네요.
    주차장은 지하 1층부터 4층까지인데 차주들이 한꺼번에 차를 빼러 들어가니 쉽게 뺘져 나오지도 못해
    애를 먹었나 보던데 행여나 그럴때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정말 수장 되는 건 한순간이다 싶어서
    비 많이 올때 지하주차장에 차 빼러 가는 일도 신중해야겠다 싶어요.
    이런거 알려 드리고 싶어서 댓글 답니다.

  • 27. 맞아요
    '14.8.25 11:35 PM (222.119.xxx.240)

    우면산 산사태?도 다시 기억나고 가던길 돌아오면서..캠핑이나 계곡 가는 사람들이 가다가도
    날씨 안좋으면 돌아왔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다들 건강한 하루하루 되시길 바래요^^

  • 28. .............
    '14.8.25 11:38 PM (42.82.xxx.29)

    부산대쪽이 저지대죠'금정구가 전반적으로 고지대인데 딱 장전동부터 동래쪽 라인.그 도로라인이 저지대에 가깝죠.
    부산대는 지하철도 침수되었을정도니깐요.
    부산대가 식당가 쇼핑가 다 몰려있는데 지금 이시간에도 물뺴기 작업하고 있구요.
    하수구부터 물이 거꾸로 역류해서 다 올라온상태라 지금 세균 장난아닙니다.
    길에 있는 진흙같은 바닥에도 세균이 득실.
    물들어찬 가게도 그럴테구요
    가급적 부산사람은 외식자제하시는게 좋아요
    이런 물난리 뒤끝에 각종 균들이 돌아다니거든요

  • 29. 휴우..
    '14.8.26 1:52 AM (210.0.xxx.154)

    정말 고생하셨네요..님의 생생한 글 읽으니 저도 어릴 적 겪었던 물난리가 떠올라 몸서리나요..
    그 해 홍수로 온 나라가 난리였는데 약간 저지대였던 우리 집과 동네가 물이 넘쳤거든요..
    짐 다 싸고 이층계단에서 물 불어나는 상황을 보고 부들부들 떨고 그랬는데..
    그 땐 대피하라는 방송 같은 것도 없고 각자가 알아서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비는 몇 시간 내내 장대처럼 퍼붓고 현관 앞 계단까지 거의 잠겨가는 상황에 엄마 얼굴만 보고 아 어떡하지 집안으로 물이 차면 이층으로 올라가서 기다려야하나 아님 지금이라도 헤치고 나가 어딘가로 피신해야하나..그랬던 것 같아요.
    첨엔 이것저것 챙기시던 엄마도...지갑이랑 아주 조금의 중요물품만 복대처럼 차시고..뭔가 결심하시려고 막 하는데..
    거짓말처럼 현관 앞까지만 물이 차고 비가 딱 그쳤어요. 그리고 서서히 사람들이 보이고...
    아직도 그 때 생각하고 비만 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깊이 잠들지 못하거나 그래요.
    물난리 후 고생..정말 힘드실텐데...건강 잘 챙기시고..힘내세요. 그래도 정말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 30. ...
    '14.8.26 5:35 AM (182.212.xxx.8)

    저 어렸을 때 살던 동네도 한강옆 상습 침수지역이었어요...
    저희집은 그나마 좀 지대가 높아서 잠긴적은 없지만...비만 많이 오면 온동네가 물바다 됐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수재민들 고충 너무 잘 알아요...홍수 지나가면 길에 꺼내놓고 말리는 가구, 가전들...;;;
    자주 가던 문방구 아저씨는 그 당시 값이 꽤 나갔던 복사기(엄청 큰거요..) 건진다고 들고 나르다 허리 다치셨던 기억도 있고...ㅠㅠ
    그래도 방안으로 안들어간게 정말 천만다행이네요...
    비가 그만 와야할텐데요...ㅠㅠ

  • 31. 호수풍경
    '14.8.26 9:00 AM (121.142.xxx.83)

    몇년 전에 회사에 있는데...
    하수구가 막히니까 물이 진짜 엄청 빨리 올라오더라구요...
    아랫쪽에 주차한 차들...
    직원이 출장가서 빼지도 못하고 잠기는거 보고만 있었어요...
    하수구 있는데 쓰레기 잘 치워야 겠더라구요...

  • 32. 고생 하셨네요..
    '14.8.26 9:53 AM (59.7.xxx.226)

    어제 라디오에서 부산에 앞이 안보일만큼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그나마 집에 물이 차지 않아 다행이네요.

    비가 온뒤에 혹시라도 중고차 구매계획이 있으신분들 조심하라네요.
    침수된 차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나올 확률이 크다구요.
    침수차를 구분하는 방법은 검색해보면 많이 나올거예요.

    전에 생활의 달인 자동차의 달인편에도 나왔었어요.

  • 33. 에고
    '14.8.26 11:19 AM (119.70.xxx.139)

    박씨가 한번 지나간곳은 이런 액운들이..

    예전에 저도 부산 살 때 였는데 불이 자꾸 불어나니
    우리 엄마 하나님 안 믿는 사람인데 하나님 부르시더라고요ㅎ
    저는 아주 냉정한 인간이라 부모를 원망했어요
    뭐 이런 저지대에 이사를 와서 집은 안 옮기고
    해마다 이런 난리를 겪느냐고...
    말은 안하고 속으로만.

  • 34. ....
    '14.8.26 11:25 AM (112.155.xxx.72)

    정말 박씨가 한 번 왔가 가니 그런 사태가 일어나네요 ;;;;

  • 35. 긴장감 가지고
    '14.8.26 12:57 PM (223.62.xxx.42)

    읽었던 글 마지막 댓글!!!

    비가 왕창 온 것도 박씨 탓?! ㅋㅋㅋㅋ 푸하하하
    고만하시죠!
    아이고 의미없다.

  • 36. 위 댓글 웃기네요
    '14.8.26 1:30 PM (121.176.xxx.96)

    의미없는건 님 개인 일기장에나 쓸 일을 여기에 쓰지 마세요 이런 글 보기 싫으면 박 찬양 하는 곳에서 노세요 왜 굳이 정치 색이 다른 곳에 와서 이러시는지? 웃겨요

  • 37.
    '14.8.26 5:16 PM (175.212.xxx.66) - 삭제된댓글

    정도의 물이 너무 너무 무서우셨다니, 그럼 세월호에 갇혀서 물이 차오르는 것을 지켜보며 울부짖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욱 더 몸서리가 쳐집니다.
    또 그런 모습을 두 눈으로 뻔히 지켜보면서도 아무 것도 못해준 엄마,아빠들 생각에 가슴이 또다시 미어집니다.ㅠㅠ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손을 놔버린 이 나라, 이 국가에 다시 한번 살이 떨립니다.
    그 중요한 시간에 7시간을 어디서 무엇을 누구와 했는 지 조차 모르는 사생활녀가 정말이지 죽이고 싶도록 밉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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