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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

정신차리자2 조회수 : 1,427
작성일 : 2014-08-25 12:49:34

부장판사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

문유석 부장판사 "어느나라 법률가든 예외적 배려 할 것"

2014-08-25 09:06:43

 

 

세월호 유가족들의 수사권-기소권 부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에 대해 정부여당이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하고 있는 가운데, 한 현역 부장판사가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반박해 SNS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문유석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46)는 24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를 통해 자신도 딸아이가 네달때 고열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태어나서 이보다 무서운 순간은 없었다"면서 "이때 기억을 유민이 아버지의 움푹 파여 뼈만 남은 다리와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팔 사진을 보며 다시 떠올렸다"고 밝혔다.

문 부장판사는 "딸아이가 시퍼런 물속에 잠겨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비의 심정은 차마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우리 조국의 수도 한가운데서 그 아비가 하루하루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보아 왔다. 넉 달 전 우리 모두는 한마음이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그때 무슨 여야의 구분이 있었을까. 모두가 같이 울었고 같이 분노했다. 그런데 지금 누구는 스스로 죽어가고 있고, 누구는 그 옆에 와서 빨리 죽어버리라고 저주하고 있다. 왜 우리는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탄식했다.

그는 "넉 달 전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밝히자고 동의했다. 그런데 한낱 원인을 밝히는 ‘방법’에 대한 세세한 의견 차이 때문에 한 아비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정부여당 주장을 거론한 뒤, "그러나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하는 것이 정의다.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눈앞에서 자기 아이들이 산 채로 숨져 가는 것을 집단적으로 장시간 지켜봐야 했던 사건"이라며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거듭 '예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물론 예외적인 배려는 절차에 국한된 것이고, 결론은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법관의 사명은 그 어떤 피고인에게도 자신을 방어할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 공분하는 것을 경계하고, 엄정하게 증거로 입증되는 사실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 결과 국민의 분노가 법원을 불태운다 해도 말이다"라면서 "분노가 결론의 엄정함을 좌우한다면 이는 문명국가로서의 이 나라의 침몰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론적으로 "넉 달 전 모두가 공유했던 마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분명히 서로 대화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모든 비본질적인 논쟁은 치우고, 한 가지 질문에 집중하자"며 "딸아이를 그렇게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어가는 것을 무심히 같이 지켜보기만 한 후 이 사회는 더 이상 ‘사회’로서 존립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주말에 올라온 문 부장판사 글은 SNS틀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이미 정상적 사회가 아닌..우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문 판사같은 이가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모든 건 상식에 기초합니다"라는 댓글이 붙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P : 175.193.xxx.13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신차리자2
    '14.8.25 12:49 PM (175.193.xxx.130)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3498

  • 2. 구구절절
    '14.8.25 12:56 PM (58.237.xxx.168)

    맞는 말.

  • 3. sin
    '14.8.25 1:01 PM (183.102.xxx.128)

    이것이 바로 지극히 상식적인 사고.

  • 4. //
    '14.8.25 1:05 PM (118.36.xxx.143)

    깊이 공감합니다.
    이 개같은 정권에서 용기가 필요한 발언이네요.

  • 5. 눈물이 납니다.
    '14.8.25 1:10 PM (114.204.xxx.218)

    눈물만...................ㅠ.ㅠ

  • 6. 저도 공감하며
    '14.8.25 1:16 PM (1.236.xxx.134)

    눈물 나네요 ㅠㅠ

  • 7. bluebell
    '14.8.25 1:26 PM (123.228.xxx.117)

    교황에게 전달된 아빠의 편지에는 유민이를 직접 키웠다는 말이 없는데, 왜 거짓말하냐 하는 기사의 댓글들을 많이 봤는데 그것은 거짓말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됩니다

    그런 말이 들어간 편지 전문 캡처한 사진 줌인아웃에 올리려했더니..방법을 모르겠네요..

  • 8. 구구절절
    '14.8.25 1:26 PM (175.223.xxx.59)

    맞는말 2222

  • 9. 벌레들이
    '14.8.25 1:30 PM (175.212.xxx.66) - 삭제된댓글

    문 판사 신상 파헤치고 욕하는 글 조만간 도배한다는데 100원 겁니다.

  • 10. 진정한
    '14.8.25 2:35 PM (1.233.xxx.128)

    사회지도층이 전하는 생생한 교훈입니다.

  • 11. ...
    '14.8.25 6:40 PM (180.227.xxx.92)

    눈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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