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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욕심 좀 눌러주세요.

.. 조회수 : 1,713
작성일 : 2014-08-21 20:37:35
엄마는 수년전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곧바로 새여자분이랑 동거하고 있어요.
가여운 엄마가 불편하고 낡은 집에서 버티셨던 이유는 재개발 호재 때문.
그런데 그 집 엄마 돌아가시고 곧장 가격 제일 좋을 때 팔아서 
새 아파트로 이사해서 새여자랑 살아요.

그래도 아빠의 남은 인생이 있는데 혼자 사실 수는 없고
내가 모실 것도 아닌데 반대할 수 없어서 가만히 있었고
자식된 도리로 왕래하고 지냈어요.

이제껏 자식들이 이사를 한다거나, 집장만을 한다거나,
손주들이 태어나고 백일, 돌 이런날..
어린이날.. 손주들 생일. 크리스마스..
이런 날엔 엄마가 꼭 용돈이라도 주시곤 했었죠.
축하한다는 말씀과 함께.. 함께 축하자리를 한 적도 많고요.

아빠는 엄마가 그런 거 주는 것도 몰랐을거고
가족끼리 그런 날 용돈이라던가 선물이라던가 주고 받는 
뭐랄까.. 가족간의 훈훈한 문화(?) 같은 거 전혀 모르셨을거에요.

가정에 무관심하게 살아오셨으니까요.
그냥 돈만 벌어다줄 뿐.. 엄마혼자 우리들 키운 거나 마찬가지에요.

문제는 엄마 돌아가신 뒤..
우리는 아빠 생신, 각종 명절..
해외 여행 나가신다고 하면 다만 얼마라도.. 꼭 드리곤 하는데..

아빠는 정말 십원 한장.. 작은 인형하나 사주실 줄 모르세요.
같이 사는 그여자분도 참 -_- 같이 모르나봐요.

이번에 제가 둘째를 낳았는데...
시댁이 형편이 어려우신데도.. 200만원을 가져오셨더라구요.
그 돈이 어떤 돈인 줄 알기에 안받으려다가.. 굳이굳이 쥐어주셔서
받고 엄청 울었어요.. 넘 감사하고 감동 받아서요.

아빠는.. 사업도 하고 계시고..
위에도 썼지만 재개발 되는 집 판 것도 있고..
철철이 해외여행에.. 부유하게 사시는데..

아기 낳았다고 연락 드리니 빈손으로 오셨다 가셨어요.
정말 먼~~친척인 것처럼.. 아니 먼 친척보다도 못하다고 느껴지게..
대면대면.. 무뚝뚝.. 성격이야 원래 그러신 거 알지만..
어쩌면 꽃한송이 기저귀 한장을 사오실 줄 모르나요..

어이가 없고 화가 났는데
이 마음이 뭔질 모르겠어요.
그동안 쌓인 게 터지는건지 뭔지....

이제는 제 아이나 조카들이
왜 외할아버지는 선물 같은 거 안주냐고 물어봅니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는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이런거 그냥 넘기시는 법이 없거든요.

에휴.. 정말 어디가서 말해봐야 제 흉이고..
남편 앞에서 창피하기까지 해요.

그러면서 얼마전에 배를 사셨다고.. ㅠㅠ 
배 모는 자격증도 따셨다고 자랑을.. ㅠㅠ 할말이 없습니다.

곧 추석이 다가오니 
아이 낳은지 얼마 안되어 양가 찾아뵙지는 못하고
대신 선물을 골라 결제하고선..

입이 써서 하소연 합니다.

주시면 감사한거고.. 빚쟁이도 아니고..
그거 받아내야 하는 거 아닌데..
마음이 참.. 안좋아서.. 
주저리주저리 썼어요.

제 욕심이겠죠.. ㅜㅜ 눌러야겠죠?

에잇.. 나도 아빠한테 아무것도 하지말까! 했다가...
그래도 자식된 도리는 해야지..
시댁엔 하면서 친정엔 안하기 좀 그렇고..
이래저래 오늘도 똑같은 선물을 심사숙고해서 골랐습니다.

ㅠㅠ 비가 와서 그런지 괜히 축 쳐지고 그렇네요..

엄마 안계시니 가족들끼리 모이는 일도 확 줄어들고..
각자 다 따로국밥으로 각자 살고 있네요.
엄마가 우리 가족의 중심이었구나... 그런 생각 많이 들고
엄마 보고 싶어요. 에효..
IP : 218.55.xxx.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트밀
    '14.8.21 8:40 PM (125.132.xxx.56) - 삭제된댓글

    아버지가 새장가 가면 새아버지 되는거래요
    앞으로 유산문제나 이것저것 속상하실일 많으실꺼예요
    위로드려요

  • 2. ....
    '14.8.21 8:45 PM (122.32.xxx.12)

    어쩔수 없어요...
    그냥 이런 경우에..
    차라리 그냥 맘 바꿔 버리세요.
    그래..홀아비 혼자 구질구질 하게 사니..
    그래도..뭐.. 옆에서 돈을 보고 있든 뭘 하고 있든 챙겨 주는 여자 있으니 그래 다행이네..하고 그래 맘 먹고 사세요..
    솔직히 원글님 친정아버지 돌아 가심..
    유산도 거의 없다 봐야 될꺼예요..
    이런 경우 님 아버지 글로 봐서는 님 몫으로 따로 떼 놓고 이런거 없이 그냥 사후에는 지금 사는 여자 앞으로 다 해 가게끔 되어 있지 싶어요..
    속된말로 그냥 이래 사시다 병 없이 살다 가시면 뭐 다행인거고..
    그냥 지금에서는..
    저래 사시다가 나중에 아프거나 해서 여자가 도망이라도 가게 되면 정말 골치 아파 지니..
    그게 더 머리 아파요..
    써 놓고 보니 제가 참.. 뭣한데..
    근데 이런 경우를 제가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봐서 그래요..
    그러니 그냥 원글님도 아예 마음 비우고 아빠는 거의 없다 생각하고 사세요..
    차라리 아무런 기대 없이 싹 다 마음을 비우고 그냥 사시는게 맘 편해요..
    엄마 먼저 돌아 가시고 아빠 혼자 남아 재혼해서 이렇게 된 경우..정말 많아서..그래요..솔직하게요..

  • 3. 욱하네요
    '14.8.21 8:55 PM (190.114.xxx.117)

    글쓴분 엄청 착하시다..

  • 4. 메이
    '14.8.21 8:57 PM (118.42.xxx.87)

    엄마가 주신 돈이 그냥 어디서 뚝 떨어진 돈도 아니고 아버지가 버신 돈이잖아요. 감사한 마음은 어디로...자식 키우기 무섭네요. 자식교육 똑바로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듭니다.

  • 5. 그냥
    '14.8.21 9:02 PM (211.243.xxx.231)

    그냥 말하면 안 되나요
    저 같으면 지나가는 말로라도
    아빠는 손주들한테 왜 이렇게 야박해
    돈도 없는게 아닌데 좀 써 - 이러면서 ;;
    그런건 대놓고 말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아요

  • 6. ..
    '14.8.21 10:56 PM (112.187.xxx.68)

    원글님 위에 댓글 하나는 적당히~ 아시겠죠?

    얼마나 서운하실까 위로드리고 싶어 일부러 로긴했어요.
    굳이 자식도리 하시겠다고 하니
    그냥님 댓글처럼 말을 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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