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 10년차 초등 동창 부부의 비애

도토리네 조회수 : 19,284
작성일 : 2014-08-21 17:31:59
남편이랑 초등, 중등 동창이에요.
초등때 짝꿍 많이 했었는데, 남편이 은근슬쩍 짝 정하는 줄 설 때 옆자리 서고 그랬다네요.
어쨌든 30에 다시 연락되 2년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밖에서는 나름 진중한 스타일들인데 집에선 뭐 어린시절 친구라 격이 없죠.
팔 꺾고, 장난으로 문 잠그고, 발로 엉덩이 차고... 아들래미랑 셋이 그러고 놀아요.
감상적인 거 별로 안좋아하는 남편이라 무한도전 같은 예능보며 킥킥거리는 게 
같이 할 수 있는 문화활동 정도랄까...
연애 때도 당췌 로맨틱한 분위기는 아니었죠.

그런데 요며칠 전에 어떤 분이 옛사람 꿈꾸고 심란했다는 글 읽고 
괜시리 대학때 좋아했던 선배 생각나 며칠 박정현 '나의 하루' 들으며
아련한 기분으로 지냈어요.
오랜만에 센티멘탈한 기분에 젖어 노래를 무한으로 리플레이 하는데 좋더라구요.
집에서도 계속 듣고 흥얼거렸는데 
마침 노래하는 도중 남편이랑 눈이 딱 마주쳤어요.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어
그대의..."

그 다음 가사는 '따뜻한 두 눈을 바라보고 싶어'에요.
근데..남편과 마주보고 부르기엔 가사가 너무 ..끄악!
저걸 그대로 부르면 남편이 토할 것 같은 표정으로 뛰쳐나갈 것 같고..
나도 민망할 것 같고..

'그대의'를 부르는 몇 초 동안 '어떡해..어떡해..'하다 

"(그대의) 거대한 궁뎅이 한 대 차고 싶어"
하고 부르고 말았다는..ㅠㅠ

남편이랑 아들은 좋다고 떼굴떼굴 구르고 난리.
저 인간들 수준에 맞춰 살아야 하다니..
내 센티멘탈한 감정 돌려줘ㅠㅠ
 

IP : 182.219.xxx.17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ㅡ
    '14.8.21 5:37 PM (121.130.xxx.79)

    ㅇㅎㅎㅎ 초등동창부부 14년퍼 너무공감요^^

  • 2. ㅡㅡㅡ
    '14.8.21 5:37 PM (121.130.xxx.79)

    년퍼 ㅡㅡㅡ년차

  • 3. .......
    '14.8.21 6:05 PM (27.1.xxx.11)

    20년 넘은 동기, 팔꺽기, 헤드락 다 이해해요..ㅎㅎㅎㅎ

  • 4. 제가
    '14.8.21 7:23 PM (121.186.xxx.135)

    꿈꾸던 결혼 생활인데요..

    아웅~ 넘 부러워요~ ^^

    글고 원글님 재치 짱!!

  • 5. ㅇㅇ
    '14.8.21 10:19 PM (61.79.xxx.64)

    서로의 젊은 모습 더더 어린 모습을 기억하는 상대방과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도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서로 처음 만났을 때가 상대방이 기억하는 나의 가장 젊은 날인데
    같이 늙어가도, 서로의 가장 젊은 날은 기억할테니까요

  • 6. 동쪽천사
    '14.8.21 10:59 PM (223.62.xxx.58)

    저는 30대 초에 만났는데도 개구진 결혼생활을 해요 아마 사람 성향인듯 초등학교때 남편의 모습을 봤다면 참 재밌을 듯

  • 7. ㅋㅋㅋㅋㅋㅋㅋ
    '14.8.21 11:06 PM (222.100.xxx.1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재밌어요 ^^

  • 8. 부러워요 ㅎㅎㅎ
    '14.8.22 6:36 AM (94.197.xxx.87)

    서로의 젊은 모습 더더 어린 모습을 기억하는 상대방과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도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22222

  • 9. 저도
    '14.8.22 12:17 PM (220.117.xxx.81)

    초등 동창인데요...정말 딱 초딩 마인드예요. 싸우면 도망쳐서 문 걸어 잠그고 숨어 있고 한 사람은 나오라고 밖에서 고래고래...- -
    낭만은 어려워요...그냥 초딩 마인드로 사는거예요. 장난이랍시고 서로 머리 끄잡고 끄덕끄덕 하고 놀다보면 이제 뭐냐...나이 마흔 중반에. 이런 생각이 문득.
    진짜 어떨땐 뽀뽀 하다가도 어색해서 웃음 폭발. 심각하다면 심각한 문제네요...이젠 더 이상 낭만은 찾지 않아요.

  • 10. ...
    '14.8.22 12:32 PM (175.115.xxx.10)

    ㅋㅋㅋ 노래제목이 뭐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0944 나는 어떻게 완판녀가 되었나 부제:82바자회 자봉후기.. 33 불면증 2014/09/27 12,499
420943 멋진 대학생.jpg 2 트윗 2014/09/27 1,634
420942 하이일에서 추락한후 발가락에 미세신경손상되었는데요. 3 발가락 2014/09/27 1,620
420941 백문이불여일견 sarah 2014/09/27 557
420940 부산 사시는 어머님들 취미발레 하시는 분 안계세요? 1 ^^ 2014/09/27 1,340
420939 파주 군부대서 육군 일병 목매 숨져 1 슬프네요 2014/09/27 1,360
420938 치아교정 세라믹교정과 데이몬클리피 어떤거 추천해주시겠어요? 효과나 심미.. 2014/09/27 644
420937 에어쿠션 모공큰사람쓰니 더 커보여요 14 11 2014/09/27 11,049
420936 소고기기름 정말 이상해요 5 케로로 2014/09/27 1,983
420935 호수풍경님 쪽지 확인해주세요^^ 1 애솔 2014/09/27 453
420934 단원고 시연이 노래 이대로 묻히나봐요 ㅜㅜ 15 도와주세요 2014/09/27 1,693
420933 소보제화 신발 어때요? 5 후기 2014/09/27 7,989
420932 화초 좋아하시는 분들, 물어볼게요. 4 .... 2014/09/27 979
420931 심하게 가라앉는 저를 좀 살려주세요. 22 ... 2014/09/27 3,709
420930 '사이버 망명' 가속, 텔레그램 4일째 1위 2 샬랄라 2014/09/27 1,162
420929 보리좀 해달라고 청 좀넣어줘요 6 별이별이 2014/09/27 1,360
420928 전주 1박 팬션 추천 부탁합니다 플로렌스 2014/09/27 823
420927 바자회물비누, 립밤 구입하신님들.. 14 깨비 2014/09/27 2,751
420926 할아버지의 외조부 3 촌수 2014/09/27 838
420925 사주에 볼때 월급쟁이 해야한다고 했는데 8 궁금반 걱정.. 2014/09/27 2,215
420924 lazy boy 어떤가요? 8 lazy g.. 2014/09/27 2,905
420923 카카오톡 과감히 버렸습니다& 그리고 생생한 증언... 6 닥시러 2014/09/27 2,314
420922 어머나 ! 여러분 이거 보셨어요들???? 6 2014/09/27 2,327
420921 얼굴 인디언 주름.... ㅇㅇ 2014/09/27 1,849
420920 집주인이 와서 집팔렸다고 나가달라면서 ,정신을 쏙 빼놓고 가네요.. 27 룰루 2014/09/27 11,942